2017 시즌 정규리그 3위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는 롯데 전력의 중심은 마운드다. FA 민병헌과 채태인의 영입으로 타선을 강화하긴 했지만, 황재균, 강민호가 FA로 팀을 떠난 것을 고려하면 타선이 강화됐다고 할 수 없다. 여전히 3루와 포수 자리는 주인이 정해지지 않았고 이에 파생된 하위 타선의 약세는 팀의 약점이다. 풍족해진 외야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떨어지는 내야진 문제도 고민이 될 수 있다. 다수의 자원들이 있지만, 내부 경쟁을 통해 얼마나 발전을 이룰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롯데가 여전히 트레이드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마운드는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선발진은 기존 에이스였던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의 떠난 자리를 더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의 듀브론트가 채웠다. 부상 경력이 마음에 걸리지만, 듀브론트는 2차례의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했고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듀브론트와 원투 펀치를 형성한 레일리는 풍부한 KBO리그 경험에 지난 시즌 상당한 발전을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체인지업이 완전히 주무기로 자리 잡으면서 더 강력한 투수가 됐다. 지난 시즌 후반기 레일리는 사실상 롯데의 에이스였다. 듀브론트와 레일리는 모두 좌완 투수로 롯데 마운드의 좌. 우 균형을 맞추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할 토종 선발 투수진도 든든하다. 지난 시즌 유망주에서 벗어나 에이스 반열에 올라선 박세웅은 아직 20대 초반의 투수로 더 큰 발전이 기대된다. 지난 시즌 후반기 체력 저하로 주춤한 것이 아쉽지만, 체중을 늘리는 등 이에 대한 보완을 함께 하고 있다. 지난 시즌 12승 6패 이상의 기대된다. 또 다른 영건 김원중은 첫 풀타임 시즌에 7승 8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부상을 털어냈고 구위도 회복했다. 지난 시즌 경험이 그에게는 자신감을 더할 수 있다. 지난 시즌 김원중은 충분한 관리를 받았지만, 올 시즌에는 5인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차지할 필요가 있고 그럴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회춘투를 선보였던 송승준은 2018 시즌 5인 로테이션에 속해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송승준은 풍부한 경험으로 박세웅, 김원중에게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보여준 투구 내용이라면 아직 경쟁력이 있다. 이들 외에도 군에서 제대한 이인복, 진명호, 특급 신인 윤성빈이 선발 진입을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다.
불펜진은 지난 시즌 구원왕 자리를 되찾은 손승락을 축으로 신구의 조화를 이룬 불펜진이 자리하고 있다. 부상 재발 위험으로 관리가 필요한 조정훈의 개막전 합류가 불투명하지만, 필승 불펜 투수로 거듭난 박진형에 장시환, 배장호, 2차 드래프트 영입 선수 고효준, 오현택, FA 보상 선수 조무근, 군 제대 선수 구승민까지 그동안 실적이 있었던 선수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좌완이 부족한 단점이 있지만, 투수 엔트리를 결정하기 힘들 정도로 불펜 자원도 풍족하다.
이런 투수들 중에 윤성빈은 기대되는 영건이다. 2017 시즌 거액을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윤성빈의 부상으로 한 시즌을 재활로 보냈다. 롯데는 윤성빈에게 충분히 몸을 만들 시간을 주며 특별 관리했다. 롯데로서는 팀의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를 무리시키지 않았다. 그만큼 그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었다.
윤성빈은 투수에게는 유리한 하드웨어 조건에 150킬로 이르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다. 선발 완투형 투수로 에이스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 다만 고교시절 입은 부상이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1년의 재활을 거쳐 이를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프링 캠프 시작부터 참가해 몸을 만들고 있다.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롯데는 윤성빈에게 어떤 식으로든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성빈은 스프링 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롯데 선발진은 단단하다. 그가 당장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선발 투수로서 육성하고 있는 그를 불펜 투수로 기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불펜진 역시 다수의 경쟁자가 북적이고 있다.
윤성빈으로서는 올 시즌 1군 진입이 당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에이스로 기대를 받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발전할 기회가 필요하고 현재의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윤성빈이다. 만약, 윤성빈의 대형 선수의 자질을 보여준다면 롯데 마운드는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부상 방지라는 또 다른 미션도 함께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윤성빈은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과 동명이인이다. 이를 두고 언론의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인터넷으로 윤성빈을 검색하면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이 먼저 검색된다. 프로 입단 당시 윤성빈은 한때 큰 관심을 받기는 했지만, 1년간의 공백기로 그 관심이 다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특급 유망주라는 평가는 큰 영광이지만, 성적이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그 관심을 금세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2018 시즌 윤성빈은 미래의 투수가 아닌 현재의 윤성빈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윤성빈이 그의 이름을 확실히 야구팬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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