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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롯데가 다시 5위권 경쟁의 희망을 되살리고 있다. 롯데는 오랜 기간 탈출하지 못했던 8위 자리에서 한 단계 올라섰고 5위권과의 격차도 줄였다. 안정적 4위를 유지하던 LG가 급격히 추락하고 하위권 팀 삼성이 여름 대 반전을 이루는 상황 변화와 혼돈의 순위 경쟁이 롯데에게 기회로 작용했다. 

물론, 롯데는 5위권과 격차가 있고 당장 따라잡아야 할 6위 삼성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8위로 내려앉아 있지만, KIA와의 승차는 반경기에 불과하고 KIA는 지난 시즌 우승 팀의 저력이 있다. 가까스로 긴 연패를 끊었지만, LG도 팀 재정비하면 되살아날 수 있다. 5,6위권을 맴돌다 최근 7연승으로 4위로 올라선 넥센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있다. 7위에서 롯데가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는 일이 결코 만만치 않다. 

하지만 최근 롯데는 여러 긍정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팀 타선이 힘을 회복했다. 4번 타자 이대호가 체력 저하로 다소 부진하지만, 손아섭, 전준우 두 테이블 세터진이 해결 능력까지 과시하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FA로 영입한 외야수 민병헌도 타격감이 올라왔다. 



여기에 하위 타선에서 외국인 타자 번즈, 안중열이 분전하면서 득점의 루트가 다양해졌다. 번즈는 수비에서 가끔 불안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타격에서는 홈런 20개를 넘어서는 등 한 방 능력을 과시하며 하위 타선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후반기 들어 주전 포수로 나서고 있는 안중열은 안정된 수비와 투수 리드에 타격에서도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이며 롯데의 올 시즌 포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타선과 함께 마운드 역시 불안감을 지워가고 있다. 선발진은 듀브론트, 레일리에 노경은이 힘을 보태고 있고 김원중은 기복이 심하긴 하지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있다. 에이스 역할을 해여할 박세웅의 부진과 2군행이 선발 로테이션 유지에 부담이지만, 불펜진의 활약이 이를 메워주고 있다. 

롯데 불펜진은 최근 경기에서 한층 단단해진 모습이다. 마무리 손승락이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면서 뒷문이 단단해졌고 그 밖에 불펜 투수들의 역할 분담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불펜진 중에 구승민이라는 새로운 필승 불펜 투수가 나타나면서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다. 

구승민은 8월 3경기 마운드에 올라 3.1이닝 동안 한 하나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투로 3홀드를 기록했다. 구승민은 마무리 손승락 앞을 확실히 책임지면서 손승락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무엇보다 우완 투수임에도 좌타자 승부에도 강점을 보이며 승부처에서 큰 역할을 해주었다. 

구승민은 최근 경기 표본을 10경기로 늘려도 9.2이닝 투구에 방어율은 0.93에 불과하고 출루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짠물투를 이어가고 있다. 시즌 전체로 봐도 43경기 등판에 3.26의 준수한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고 피안타율은 0.213, 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1.21로 그 수치가 낮다. 시즌 평균으로 봐도 가장 안정적인 불펜 투수로 볼 수 있다. 여기에 구승민은 주자가 있거나 득점권에 위치한 상황에도 낮은 피안타율을 유지하면서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불펜 투수로 자리를 했다. 현시점에서 구승민은 롯데의 가장 믿을만한 불펜 투수라 할 수 있다. 

구승민으로서는 2014시즌 롯데에 입단한 이후 5시즌 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구승민은 입단 당시 그 순위가 높지 않았고 입단 이후 주로 2군에 머물렀다. 가끔 1군에 올라와서도 인상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다. 그의 이름이 알려진 건 2015시즌 지금은 은퇴한 삼성의 레전드 이승엽의 통산 400호 홈런을 허용한 투수로서였다. 

그렇게 입단 2년간 큰 활약이 없었던 구승민은 2016, 2017 시즌 퓨처스 리그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며 불펜 투수로서 가능성을 찾았고 퓨처스리그 구원왕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항상 문제가 되었던 제구 문제가 해결됐고 사이드암에 가까웠던 투구폼을 더 높이며 공의 위력을 높이고 변화구의 각도 좋아졌다. 

구승민은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 활약으로 바탕으로 올 시즌 치열했던 롯데 불펜 투수들의 엔트리 진입 경쟁을 이겨내고 개막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장은 추격조로 나섰지만, 이후 점점 역할 비중을 높였다. 하지만 퓨처스 리그와 1군  리그의 수준 차이는 분명 있었고 분석이 된 이후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 여기에 불의의 부상이 찾아오면서 공백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 공백은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부상 복귀 이후 구승민은 한층 더 안정된 투구를 했다. 롯데 불펜진이 전체적으로 흔들리는 와중에도 구승민은 묵묵히 전천후 투수로 제 역할을 했다. 그 사이 그의 위상도 높아졌고 지금은 핵심 불펜으로 자리했다. 최근 롯데의 상승세를 논하면서 구승민은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됐다. 

이렇게 역할이 커진 구승민이지만, 구승민은 1군 리그에서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첫 시즌이다. 자칫 오버페이가 올 가능성이 있다. 실제 구승민은 최근 경기에서 몸에 이상을 느껴 교체되기도 했다. 이미 50이닝 가까이 소화한 상황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 투구 이닝을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구승민도 구단도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구승민에게 2018 시즌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높인 잊을 수 없는 시즌이다. 남은 시즌에도 구승민은 롯데 불펜에서 자주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오를 투수다. 다만, 의욕을 앞세워 몸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자신에게 큰 마이너스가 될 우려가 있다.  아직 20대의 더 발전할 수 있는 구승민은 앞으로 롯데 불펜을 이끌 수 이는 재목이기 때문이다. 남은 시즌 구승민은 지금의 활약을 이어가면서 자신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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