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휴식기를 거친 프로야구가 9월 4일 다시 시작됐다. 각 팀은 휴식기를 통해 무더위에 지친 체력을 회복했고 부상 선수 복귀와 확대 엔트리 적용으로 나름 최상의 전력으로 나섰다. 특히, 순위 경쟁 중인 팀들은 휴식기가 더없이 소중했다. 2경기도 채 안 되는 차이로 5위 경쟁을 하고 있는 4개 팀은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LG, 삼성, 롯데, KIA 4팀은 누구보다도 9월을 승리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바람을 모든 팀이 이룰 수는 없었다. 삼성, KIA는 경기 후반 역전승으로 웃었고 LG, 롯데는 아쉬운 패배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후반기 추락에 추락을 거듭했던 5위 LG는 휴식기간이 가장 반가운 팀이었다. 9월 첫 대진도 하위권 팀 KT로 상승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LG는 치열한 접전 끝에 3 : 4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LG는 아시안게임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2 : 3으로 리드를 당하던 9회 초 2사 후 극적인 동점 홈런을 때려내며 드라마를 만들는 듯 보였지만, 9회 말 수비에서 끝내기 실책이 나오면서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LG는 선발 투수로 나선 좌완 차우찬이 아직 제 기량을 완전히 되찾지 못한 모습이었고 중심 타자 김현수 역시 아시안게임 타격 부진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불펜진의 분전이 위안이었지만, 실책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는 점은 심리적으로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이 패배로 LG는 6위 삼성에 승차 없는 불안한 5위를 유지하게 됐다.
6위 삼성은 최 하위 NC에 고전하며 8회까지 1 : 3으로 밀리는 경기를 했지만, 9회 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4득점하며 5 : 3으로 역전승했다. 삼성은 선발 투수 백정현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했지만, 타선이 NC 선발 투구 베넷을 비롯한 NC 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패배의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삼성은 9회 초 NC 마무리 이민호 공략에 성공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교체로 경기에 나선 백승민은 역전 3타점 2루타 깜짝 활약으로 팀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삼성은 마무리 투수로 나선 최충연이 9회 말 3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는 위력적인 투구로 아시안게임 호투 분위기를 이어가며 승리의 의미를 더했다. 삼성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직전 여름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었지만, 이번 역전승으로 상승 분위기를 재 점화할 가능성을 높였다.
7위 롯데는 한화와의 경기에서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레일리가 초반 거듭된 실점 위기를 잘 극복하고 한화 에이스 샘슨 공력에 성공하며 유리한 흐름을 만들었지만, 4회 말 4실점이 치명타가 되면서 결국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롯데 선발 레일리는 2회와 3회 거듭된 무사 1, 2루 위기를 삼진 3개로 각각 넘어서는 괴력을 보였지만, 두 번의 전력투구는 그의 힘을 일찍 소진시키고 말았다. 4회 말 레일리는 첫 타자 김태균에 솔로 홈런을 허용한 이후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투구 패턴의 변화가 필요했지만, 힘으로 밀어붙이는 투구를 이어간 것이 결국 화근이 됐다. 레일리는 6회 말에도 한화 지성준에 솔로 홈런을 허용했고 5이닝 5실점의 투구로 패전을 기록했다.
롯데는 경기 후반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2점을 추격하며 1점 차로 한화를 압박했지만, 이태양,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한화 필승 불펜진을 넘지 못했고 8회 말 추가 실점하며 4 : 6으로 패했다. 롯데는 이 패배로 7위에서 8위로 순위가 내려앉았다. 선발 투수 레일리의 경기 운영이 아쉬웠고 팀 6안타의 타선도 부족함이 있었다.
8위 KIA는 선두 두산에 경기 후반 대 역전극을 펼치며 10 : 5로 승리했다. KIA는 두산 에이스 린드블럼에 타선이 꽁꽁 묶이며 7회까지 1 : 3으로 밀렸지만, 린드블럼이 마운드를 물러난 8회 초 두산 불펜진을 난타하며 9득점하며 경기를 순간 반전시켰다. 두산은 투구 수에 여유가 있었던 린드블럼을 배려하는 여유를 보였지만, 아시안게임 대표로서 출전했던 박치국, 함덕주 두 필승 불펜들이 무너지며 아픈 패배를 당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직전 총체적 난국의 모습을 보였던 KIA는 이번 역전승으로 순위를 8위에서 7위로 한계 상승시킨 것과 동시에 팀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었다. 만약 KIA가 지난 시즌 우승팀의 저력을 되살린다면 5위 경쟁은 더 복잡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5위 경쟁팀의 9월 첫 경기는 그 결과가 엇갈렸고 순위도 변화가 있었다. 매일매일 희비가 엇갈리는 이 흐름은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든 팀의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시점에 이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뒤처진다면 따라잡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4위 넥센이 점점 더 멀어져 가는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포스트시즌 티켓을 위한 레이스에서 누가 최후 승자가 될지 궁금하다.
사진, 글 : 지후니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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