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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로 그 여정을 마무리했다. 아마 선수들이 나선 대만, 일본을 압도하지 못하면서 경기력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금메달이라는 결과로 프로 정예 선순들의 나선 체면치레를 한 대표팀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국제 경기에 있어 대표팀 선발 원칙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은 앞으로 대표팀 구성에 있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의 모든 국제경기에 최정예 선수들로 나섰던 관행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과제를 남긴 아시안게임 야구지만, 금메달에 뒤따라오는 병역 혜택으로 크게 웃는 구단이 있다. 무엇보다 대표팀에 4명의 선수를 포함시킨 넥센이 대표적이다. 넥센은 이번 대회를 통해 대표팀의 4번 타자로 자리를 잡은 박병호를 시작으로 이정후, 김하성, 최원태까지 투. 타의 주력 선수들이 대표팀에 포함됐고 이중 병역 미필자인 이정후, 김하성, 최원태가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넥센으로서는 이들 3명의 선수가 군문제에 대한 고민을 덜었다는 점이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 전력을 구성하는 데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가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고 이미 리그 최정상급 기량에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대표팀 구성 단계부터 주전 유격수 자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팀의 4번 타자를 맡을 수 있을 정도의 파워와 해결 능력을 갖춘 유격수를 외면할 이유가 없었다. 김하성은 이번 대회 테이블 세터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병역 혜택의 날개까지 단 김하성의 가치는 더 크게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수비 능력을 좀 더 보완한다면 대형 유격수로 넥센은 물론이고 대표팀에서도 그의 이름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하성은 금메달이 주역이 되면서 그동안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아쉽게 수상에 실패한 기억을 지워버릴 기회까지 잡았다. 

김하성과 함께 대표팀 테이블 세터진을 구성한 이정후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시종일관 1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다. 거포들이 즐비한 대표팀에서 이정후는 끈질긴 볼 카운트 승부가 출루에 주력하는 타자로서 득점 기회를 제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애초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부상으로 경기 출전수가 적었던 것이 원인이 되어 제외됐던 이정후는 대체 선수로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그의 활약은 대체 선수 그 이상이었다. 만약, 이정후의 활약이 없었다면 대표팀의 공격은 더 답답해질 수밖에 없었다. 국제경기 경쟁력까지 확인한 이정후는 앞으로 대표팀 경기에서 1번 타자로서 그 활약상을 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와 함께 대표팀에 대체 선수로 합류한 최원태는 부상으로 삐끗하기는 했지만, 결승 라운드 일본전에서 2이닝 무실점 투구로 나름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국내 선발 투수들이 외국인 선발 투수들의 위세에 막혀 힘을 내지 못하는 현실에서 최원태는 올 시즌 그의 최강 구질로 거듭난 투심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었다. 

넥센의 마운드가 불안한 가운데도 최원태는 넥센 마운드를 지탱해 주었다. 최원태가 선발진에서 버텨주면서 넥센은 여름 대 반전을 이룰 수 있었다. 이번 금메달로 최원태는 귀하디 귀한 국내파 우완 선발투수로서 롱런을 할 계기를 마련했다.  

이렇게 넥센은 젊은 주력 선수들의 병역혜택으로 안정된 전력을 길게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여러 가지 문제로 구단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악전고투하고 있던 넥센으로서는 큰 호재다. 이는 구단의 가치 상승으로도 연결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치열한 순위 경쟁이 9월 한 달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주력 선수들의 홀가분한 마음으로 전력에 가세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만, 4명의 주력 선수들의 휴식 없이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남은 시즌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은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넥센으로서는 금메달의 영광이 미래 가치를 높이기는 했지만, 당면한 순위 경쟁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모기업의 지원이 없는 구단으로서는 구단의 미래 가치 상승이 더 반가울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다. 이제 넥센은 이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적을 낼 수 있는 구단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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