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시즌 롯데의 가장 큰 고민은 선발 투수진이다. 지난 시즌 가장 큰 고민이었던 포수 자리는 안중열이라는 대안이 있고 3루수 자리는 전병우, 한동희 경쟁 체제로 달라진 가능성이 있지만, 선발 투수진은 외국인 투수 2명을 제외하면 국내 선수들로 채워야 할 나머지 3자리가 모두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 2자리도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 KBO 리그 5년 차 좌완 투수 레일리는 적응력과 친화력에서 강점이 있지만, 좌타자에 비해 우타자 상대로 큰 약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그 경향을 더 뚜렷했다. 경기 별로 기복이 심하고 이제는 그에 대해 철저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구위가 조금만 떨어지거나 제구가 흔들리면 난타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는 레일리의 장점과 그만한 대안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 그와 5번째 계약을 했지만,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그를 지켜봐야 하는 올 시즌이다.
그와 짝을 이룰 외국인 투수 톰슨은 KBO 리그에서 성공 확률이 큰 큰 키에 땅볼 유도 능력을 있는 구질의 투수다. 아직 젊고 더 발전할 가능성도 있고 부상의 염려도 크지 않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리그에서 첫 풀타임 선발 투수 도전이다. 적응의 문제는 상존하고 있고 아직 정규리그는 시작하지 않았다. 전지훈련, 시범경기까지 지켜봐야 한다.
외국인 투수 2명이 기대했던 역할을 한다고 가정해도 국내 선발 투수들의 활약 여부는 불확실하다. 롯데는 오프시즌 기간 시즌 시즌 국내 선발 투수 중 가장 나은 성적을 기록했던 베테랑 선발 투구 노경은과의 FA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롯데는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그가 타 팀의 오퍼를 받기 어렵다는 현실과 노경은을 대신할 선발 자원이 당장 마땅치 않다는 또 다른 현실 속에서 나름 최선의 제안을 했다고 여겼지만, 노경은의 생각은 달랐다. 협상은 결렬됐고 롯데는 더 이상의 협상이 없음을 공식 발표했다. 노경은은 해외 진출을 모색하며 메이저리그 도전의 희망 찾기를 하고 있다. 노경은이 올 시즌 롯데의 선발 투수로 경기에 나설 가능성은 그만큼 더 줄었다.
노경은 없는 롯데 선발진은 불확실성으로 채워져 있다. 대안이 있다고 하지만, 풀타임 선발 투수를 경험한 투수가 절대 부족하다. 롯데가 미래의 에이스로 성장시키고 있었던 박세웅은 2017 시즌 10승 이상을 기록하며 젊은 에이스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그 성과는 그의 건강과 맞바꾼 결과였다. 2018 시즌 박세웅은 부상으로 시즌 준비가 늦었고 재활로 회복을 기대했지만, 끝내 제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급기야 수술을 하면서 올 시즌 초반 그의 모습을 마운드에서 볼 수 없게 됐다. 그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박세웅은 올 시즌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롯데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게 됐다. 현재 롯데 마운드에서 선발 투수로서 가장 많은 경험이 있는 투수는 송승준이다. 송승준은 2007시즌 해외 선수 특별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이후 한 팀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한 프랜차이즈 선수다. 송승준은 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는 전형적인 선발 투수였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송승준은 롯데와 4년간의 FA 계약도 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롯데는 FA 계약 당시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송승준이었지만, 어느 정도 선발 투수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FA 계약 이후 그의 내림세가 오히려 가속화됐다. 꾸준함을 과시하던 그의 몸은 부상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그의 장점이 이닝 소화능력도 점점 떨어졌다. 구위 저하와 함께 그의 직구와 포크볼을 위주한 투수 패턴은 타자들에게 공략당하는 빈도가 늘었다.
2016 시즌 송승준은 1승 2패 방어율 8.71의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2017 시즌 11승 5패의 호성적과 함께 부활했지만, 2018 시즌 다시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3승 4패 방어율 6.15의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경기 출전 수도 크게 줄었고 선발 투수로서의 자리도 흔들렸다. 불펜 투수 역할도 그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제 그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것으로 보였다.
2019시즌 롯데는 송승준에게 또 한 번 기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분명 구위나 체력은 예전만 못하다. 이닝이터의 면모도 사라졌고 투구 수 80개를 전후해 구위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과거와 같이 선발 로테이션 앞 순위를 지킬 수 있는 상태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롯데 선발 투수진의 사정은 불혹의 베테랑을 다시 바라보게 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시즌 풀타임을 소화한 영건 김원중을 시작으로 정성종, 김건국에 대형 신인으로 기대했던 윤성빈, 불펜에서 선발 전환을 모색 중인 장시환, 선발 투수 경험이 있는 홍성민과 배장호, 박시영 등을 후보군으로 하고 있다. 김원중은 로테이션 소화 능력은 있지만, 그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가 각성한다면 3선발 투수로 기대할만하지만, 기복이 심한 투구 내용이 쉽게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나머지 선발 투수 후보들도 막연한 기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는 그 대안으로 상대적으로 풍부한 불펜진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지만, 장기 레이스를 버티기에는 무리가 있다. 최소한 4명의 선발 투수는 안정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롯데는 송승준이 4, 5번 선발 투수로 역할을 해준다면 마운드 운영에 다소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위해 그 시간을 벌어줄 베테랑으로서 송승준의 역할이 중요하기도 하다. 송승준으로서도 이대로 세월에 휩쓸려 물러서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몸 상태만 정상이라면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어도 일정 역할을 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결국, 관건은 그의 건강이다. 일단 전지훈련에서 송승준의 몸 상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로서는 송승준이 선발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책임져주길 기대해야 하는 현실이 분명 답답할 수밖에 없다. 보통이라면 송승준은 롱맨 역할이나 선발투수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지금 롯데의 사정은 그럴 여유가 없다. 그의 체력관리를 해주기도 어렵다. 이런 송승준에 대한 롯데의 기대는 롯데 마운드의 어두운 일면을 보여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불혹의 송승준이 올 시즌 베테랑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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