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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전 KBO 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선수 간 3각 트레이가 있었다. 삼성의 포수 이지영이 키움으로 키움의 좌타 외야수 고종욱은 SK로 SK의 우타 거포 김동엽이 삼성으로 연쇄 이동했다. 이를 통해 각 팀은 필요한 전력을 보강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 항상 갈증이 있었던 거포형 우타자를 얻었다. 키움은 부족한 포수진을 보강했다. SK는 거포들이 즐비한 팀 구성에 스피드와 정교한 타격을 가능한 타자를 더했다. 삼성은 리그에서 귀한 포수를 내주면서까지 중심 타선에서 활약할 거포가 필요했고 키움은 그때까지만 해도 올 시즌 출전 가능 여부가 불투명했던 주전 포수 박동원의 빈자리를 메울 경험 있는 포수가 절실했다. SK는 외야진에 다양성을 더할 필요가 있었다. 

이 트레이드를 두고 키움이 가장 큰 이득을 얻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지영은 강민호 영입으로 삼성에서 입지가 줄어들긴 했지만, 삼성의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 당시 포수였다. 이지영은 그만큼 풍부한 경험이 있었다. 공격력까지 갖춘 이지영이었다. 2018 시즌 백업포수로 출전 경기 수가 제한되긴 했지만, 178타석에 0.343의 타율로 매서운 타격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강민호의 FA 영입으로 백업으로 시즌을 보냈지만, 이지영으로서는 이 변화가 긍정적 자극제가 됐다. 






하지만 강민호의 존재는 그에게 큰 벽이었다. 삼성은 강민호를 중심으로 젊은 포수들의 육성하는 포수진 운영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삼성은 이지영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삼성은 타자들에게 더 유리한 구장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자가 필요했다. 외국인 타자 러프 외에 장타자가 부족했던 삼성은 거포형 타자를 찾았고 SK의 김동엽이 눈에 들어왔다. 

김동엽은 2017, 2018 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려냈고 홈런 군단 SK에서도 나름 단단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수비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아직 20대의 나이에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삼성은 김동엽이 외국인 타자 러프와 함께 중심 타선에 배치되면 주전 포수 강민호의 타격 부담을 덜 수 있고 또 다른 중심 타자 구자욱의 타순 활용을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김상수, 박해민, 이학주에 김동엽이 가세한 중심타선, 강민호가 하위 타선에 배치된 삼성 타선은 분명 강해질 수 있었다. 삼성은 공격력 강화를 위하 과감히 이지영을 떠나보내는 결정을 했다. 

이런 두 티의 이해관계에 SK가 가세했다. SK는 빅볼 야구로 2018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지만, 공격에서 정교함과 스피드를 갖춘 타자가 필요했다. SK에서 이런 유형의 타자는 좌타 외야수 노수광이 유일했다. SK는 자유계약으로 풀린 외야수 배영섭을 영입하면서 이를 채웠고 고종욱을 더하는 결정을 했다. 우타 거포 김동엽을 떠나보내는 것은 아쉬웠지만, 우타 거포형 타자는 정의윤이라는 대안이 있었다. 

SK로서는 필요한 결정이었지만, 김동엽의 반대 급부로 영입한 고종욱이 키움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있었고 2018 시즌 내림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다소 손해 보는 트레이드가 아닌가 하는 평가가 많았다. 또한, 외야진의 뎁스가 나른 두꺼운 상황에서 추가 영입이 필요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이런 상반된 평가 속에 단행된 트레이는 그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키움과 SK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있지만, 가장 큰 기대를 했던 삼성은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고 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지만, 키움은 이지영이 공. 수에서 맹활약하면서 포수진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퀴 놓았다. 박동원이 시즌 초반 복귀하면서 이지영, 박동원이 경쟁 체제를 구축했고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지영은 주전 기회를 다시 얻으면서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더 높아졌고 타격에서도 독특한 타격폼을 몸에 익히면서 타격에서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지영의 존재는 키움에게는 큰 전력 상승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SK의 고종욱은 포지션 중복이라는 우려를 씻어내고 전력의 핵심 선수로 자리한 모습이다. 고종욱은 치열한 주전 경쟁을 이겨냈고 5월 29일 현재 0.331의 타율에 56개의 안타 22타점 도루 14개로로 다방면에서 SK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올 시즌 빅볼 야구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고종욱의 영입은 SK에게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키움, SK와 달리 삼성은 트레이드 효과가 아직 미미하다. 기대했던 김동엽은 1할대 타율을 전전했고 현재 1군에서 없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던 김동엽은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5월 초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서도 김동엽은 타격감을 되찾지 못했다. 선구안에 다소 문제가 있지만, 장타력만큼은 인정받았던 김동엽이었다. 

SK보다 주전으로서의 입지가 더 확실하게 보장된 삼성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선다면 다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를 팀은 했지만, 김동엽은 최악의 선구안과 함께 안타보다 삼진을 더 양산하고 있다. 삼성은 김동엽에게 다시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이지만, 극적 반전이 없다면 올 시즌 김동엽을 1군에서 계속 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렇게 삼각 트레이드는 삼성, 키움, SK의 희비를 엇갈리게 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과감한 결정이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론, 아직 시즌은 남아있다. 트레이드의 성과는 수년간 더 지켜봐야 한다. 깊은 부진에 빠져있는 김동엽은 분명 거포로서 자질을 갖추고 있다. 다만, 당장의 전력 강화가 필요했던 삼성으로서는 이런 기다림이 결코 반갑지 않다. 이들 세 팀의 트레이가 모두에게 득이 되는 결과물을 서로에게 안겨줄 수 있을지 아직은 삼성의 마음이 더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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