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프로야구가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 리드를 준비하고 있다. 1위 SK가 투. 타의 조화 속에 1위 독주 가능성을 높이는 가운데, 두산과 키움의 2위 경쟁이 더 관심을 모으는 상위권 판도다. 순위 경쟁에서 3위와 5위권 팀들과의 승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섬처럼 고립된 4위 LG가 상위권 도약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지도 궁금한 후반기
다. 여기에 NC와 KT의 5위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외국인 선수 교체와 부상 선수 복귀로 전열을 정비할 5위 NC에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높이고 있는 KT의 도전이 흥미롭다.
이렇게 1위부터 6위까지 순위 경쟁의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7위부터 10위까지 하위권 팀들은 동기 부여 요소를 찾기 어려운 후반기 레이스다. 아직 포기하기 이르다고는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의 끝자락인 5위와의 승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6위 KT는 5위 NC에 1.5 경기 차로 접근해있지만, 7위 삼성은 NC와의 승차가 8경기 차이가 난다. 10위 롯데는 무려 12.5경기 차이다. 이제 팀 별로 50경기 정도를 남겨둔 시점에 추격하기는 어렵다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내년 시즌을 대비한 경기 운영을 하기에도 아직 이르다.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 이미 너무 차이가 커진 상 하위권 팀의 격차는 팬들의 흥미마저 반감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미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은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하위권에 쳐진 삼성, KIA, 한화, 롯데 모두 강한 팬층을 보유한 팀이기 때문이다. 이 4팀은 남부리그, 2부 리그로불리며 순위 경쟁과는 동떨어진 느낌이다. 이 중 KIA와 롯데는 이미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퇴진했다. 롯데는 감독과 함께 단장마저 퇴진하며 큰 변화에 직면했다.
롯데는 공필성 감독 대행 체제로 남은 50여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공필성 대행은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오랜 기간 코치를 역임하며 누구보다 롯데를 잘 아는 지도자다. 하지만 사회적 이슈까지 되었던 롯데 선수단의 CCTV 사건 당시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팀을 떠나기도 했다.
이후 두산에서 코치로서 커리어를 쌓은 공필성 대행은 올 시즌 양상문 감독 부임과 동시에 수석 코치로 롯데에 복귀했다. 공필성 대행의 롯데행은 상위권 팀의 코치 자리를 떠나 롯데로 돌아왔다는 사실이 그에게 상당한 도전일 수 있었고 그만큼 롯데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 지금의 한시적이지만, 감독대행에 이르게 됐다.
그동안의 커리어로 본다면 공필성 대행은 롯데의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수습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역시 롯데 코치 시절 아픈 기억이 있었고 지금도 그에 대한 팬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단장마저 공석인 상황, 감독대행이라는 한계, 얼마 안 남은 시즌 일정을 고려하면 관리자 이상의 역할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
공필성 대행은 아직 그에게 남은 부정적 시선과 한정된 시간 속에서 만신창이가 된 롯데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위치다. 롯데는 공필성 대행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코치진 변경 인사를 단행했다. 1, 2군 코치진이 대거 위치를 바꿨다. 필요한 일이긴 했지만, 그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다. 젊은 코치들이 대거 1군에 콜업되었지만, 팀 내 최고참 이대호보다 후배였던 코치들이 포함되어 있다. 과연 이들이 팀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는 이들이 많다. 롯데 선수 출신들의 대부분인 순혈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지금의 코치진이 제대로 된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롯데로서는 새로운 단장이 선임돼야 안팎의 의문을 지워내고 변화의 청사진을 제대로 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롯데는 모 기업의 임원이 단장직을 수행했다. 모기업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우리 프로야구 현실에서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최근 선수 출신 단장이 늘어나고 야구 전문지식을 가진 단장이 중요해지는 흐름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는 롯데 구단 운영의 문제점들과 연결되는 요인이었다. 롯데는 이번에는 전과 다른 단장 선임을 할 가능성이 크지만, 새로운 단장이 소신껏 일할 수 없다면 변화의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롯데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정규리그 우승의 기록이 없다. 2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최동원, 염종석 등 투수들의 초인적인 투구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그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억도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적인 야구가 자리 잡은 2000년대에는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억도 사라졌다. 아직도 롯데 팬들이 추억하는 로이스터 감독의 노피어 야구로 상위권 팀으로 자리하기도 했지만, 그 기억도 퇴색된 지 오래다. 올 시즌은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약팀의 대명사가 된 롯데다.
이제 야구 구단을 계속 유지하고자 한다면 롯데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감독과 단장의 교체만으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최고 연봉 팀이지만, 성적은 꼴찌인 고비용 저효율의 거품을 걷어내야 하고 팀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감독과 단장의 교체는 체질 개선의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롯데 팬들은 올 시즌 남은 경기 선전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희망이 보이길 기대하고 있다. 이는 공필성 대행 체제의 롯데가 치를 후반기 경기의 무게감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의미한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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