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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인 지명에서 롯데는 1차 지명급 선수 3명을 영입하며 10개 구단 중 가능 큰 수확을 거뒀다. 2019 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롯데는 그에 따라 얻은 신인지명 우선권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동일 학교에서 연고지 1차 지명 선수로 복수로 나올 수 없는 규정의 혜택도 받았다. 하위권 성적의 롯데와 한화는 연고지 1차 지명에서 연고지 외 지역에서 선수를 지명할 수 있었다. 마침 롯데는 연고지에 1차 지명을 할 만한 선수가 부족했다. 

롯데는 1차 지명에서 수원 장안고 출신의 고교 정상급 포수 손성빈을 지명했다. 롯데는 애초 대형 내야수 나승엽 지명이 유력했지만,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가 워낙 강했다. 롯데가 지명하다라도 나승엽이 메이저리그 계약을 한다면 지명권을 날릴 수밖에 없었다. 나승엽의 메이저리그 모 구단과 계약이 유력하다는 보도도 있었다. 롯데는 불확실성보다는 공. 수 양면에서 완성형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손성빈으로 선회했다. 

이후 신이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는 모두가 예상했던 강릉고 좌완 투수 김진욱을 1차 지명했다. 김진욱은 고교 2학년 때부터 최고 레벨의 투구를 했다. 그는 롯데에 절대 부족한 좌완 투수라는 장점에 안정된 제구력, 경기 경험도 풍부했다. 김진욱은 야구를 위해 전학을 한 이력으로 1차 지명 선수로 나설 수 없었다. 롯데에는 행운이었다. 롯진욱이라 불리며 롯데행이 유력했던 김진욱은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이후 롯데는 깜짝 선택으로 주목을 받았다. 롯데는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으로 1차 지명을 하지 않았던 덕수고 내야수 나승엽을 2차 2순위로 지명했다. 롯데로서는 큰 모험이었다. 그가 그대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롯데는 상위 지명권을 날릴 수 있었다. 롯데는 코로나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진 메이저리그의 상황과 KBO 리그에서의 성공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음을 들어 나승엽을 설득했다. 나승엽은 고심 끝에 롯데와 계약했다. 나승엽과의 계약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를 승자로 만들었다. 

롯데는 나승엽 영입을 위해 역대 신인 최고액 수준은 5억원의 계약금을 안겼다. 이는 2018 시즌 입단 후 괴물 신인으로 불리며 놀라운 활약을 했고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자로 성장한 KT 강백호의 입단 시 계약금 4억 5천만원을 넘어서는 금액이고 롯데의 1차 지명 신인 손성빈의 1억 5천만원 2차 1순위 지명자인 김진욱의 3억 7천만원보다 많은 금액으로 나성엽에 대한 롯데의 기대감을 보여주었다. 

나승엽은 롯데에 필요한 선수다. 나승엽은 190센티미터에 이르는 키에서 보듯 우월한 하드웨어가 있고 주 포지션이 3루수로 유연한 몸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우투 좌타로 롯데 필요한 좌타자 라인업을 강화할 수 있다. 고교시절 나승엽은 뛰어는 타격 능력을 겸비한 대형 내야수로 주목을 받았다. 나승엽은 중심 타선에 설 수 있는 내야수로 팀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롯데의 미래를 밝게 할 수 있는 선수다. 

그의 모습은 프로 원년 롯데의 3루수 겸 중심 타자로 큰 활약을 했던 김용희 전 감독을 연상하게 한다. 그는 나승엽과 같이 190 센티미터의 큰 키에 장타력을 겸비한 타격능력, 유연한 수비까지 해낸 대형 내야수로 미스터 롯데로 불리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프로야구 초창기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고 당시로는 보기 드문 대형 내야수였다. 단순 비교가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나승엽의 모습은 스타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 

문제는 롯데가 나승엽이 가진 잠재력을 얼마나 빨리 끌어낼 수 있을지다. 롯데는 내심 2018 시즌 입단 시즌부터 엄청난 폭발력을 과시한 강백호의 길을 그가 따라가기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나승엽은 강백호보다 뛰어난 신체 조건이고 일정 수비 능력도 갖추고 있다. 스프링캠프 성과에 따라 개막적 엔트리에도 들어갈 수 있다. 롯데는 2020 시즌 후 내야 자원 상당수를 정리했다. 그 과정에서 백업 내야수 김동한이 은퇴를 했고 유격수 신본기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롯데는 2군에서 경험을 쌓은 김민수, 신용수 등 유망주들로 그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크지만, 나승엽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포지션 중복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나승엽의 주 포지션인 3루수는 롯데가 기대하는 최고 유망주 한동희가 있다. 2020 시즌 한동희는 롯데의 오랜 기다림에 보답하며 공. 수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입단 3년 차에 한동희는 0.278의 타율에 17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타석에서 한층 더 여유가 생겼고 수 싸움 능력과 변화구 대처 능력도 향상됐다. 더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한동희를 제치고 신인 나승엽을 3루수로 기용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한동희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동희를 1루로 보내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지만, 롯데 1루수는 레전드 이대호를 포함해 지난 시즌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던 정훈, 베테랑 좌타자 이병규가 버티고 있다. 이들은 1루와 지명타자를 공유하고 있다. 나승엽의 1루수 전환도 상당한 경쟁이 필요하다. 유격수는 외국인 선수 마차도의 위치가 굳건하고 2루수는 안치홍, 오윤석의 경쟁 체제가 자리를 잡았다. 나승엽이 대형 신인이라고 하지만, 아직 기량이 검증 안 된 그가 주전 내야수로 나서기는 무리가 있다. 

이에 나승엽의 외야수 전환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는 그의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마침 롯데 외야진의 유망주 층이 내야에 비해 부족하다. 민병헌, 손아섭, 전준우 베테랑 라인업이 강하지만, 이들은 모두 30대 중반의 나이로 이들 다음을 준비할 필요도 있다. 민병헌, 손아섭은 2021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내야수에서 외야로 전환해 리그 최상위급 타자로 성장한 키움 이정후의 사례도 참고할만하다. 하지만 당장 외야 주전 경쟁을 이겨내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만약 롯데가 나승엽에게 확실한 기회를 주고자 한다면 그의 포지션을 만들어주기 위해 선수단 구성에 큰 변화를 시도할 수도 있다. 롯데가 기대되는 강백호, 이정후의 성공은 과감한 주전 기용이 있어 가능했다.  마침 리빌딩에 더 큰 비중을 주고 있는 2021 시즌임을 고려하면 그 가능성을 아주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구단 차원의 선택의 문제가 된다. 하지만 아직 롯데는 그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롯데의 고민은 어떻게 보면 행복한 고민이다. 그동안 롯데는 대형 신인이 야수 부분에서 나오지 않았다. 한동희가 그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입단 당시부터 리그에 돌풍을 일으킨 신인 야수는 최근 없었다. 나승엽은 그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는 나승엽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뛰어난 기량을 과시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가장 아름다운 그림은 한동희가 2020 시즌보다 더 발전된 기량을 보여주고 나승엽이 한동희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신인 돌풍을 일으키는 일이다. 이는 주전 선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만약, 한동희와 나승엽이 뛰어난 기량으로 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선발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 하지만 이는 최고 경우의 수다. 롯데가 깜짝 발탁을 하지 않는다면 그의 올 시즌 시작은 2군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2군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 것이 우선이다. 

2021 시즌 나승엽이 5억원의 계약금이 가지는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이는 롯데가 고대하는 대형 신인의 등장이고 세대교체를 촉진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입단 당시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던 나승엽은 2021 시즌 가장 주목받는 신인인 건 분명하다. 그가 그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실력과 성적으로 입증하며 스타성을 확실히 봉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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