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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를 인수하며 프로야구 판을 뒤흔들었던 신세계가 또 다른 대형 이슈를 만들었다. 신세계의 현직 메이저리거 추신수와의 계약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기 때문이었다. SK와이번스 인수 때와 마찬가지로 쉽게 예상하지 못한 상황과 시점에 터져 나온 깜짝 소식이었다.

추신수의 KBO 리그행은 신세계가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 일부 언론 등을 통해 가능성을 제기하기는 했었다. 과거 해외리그 선수에 대한 프로야구 구단들의 지명권 행사시 SK와이번스는 추신수에 대한 지명권을 가졌다. 이로 인해 추신수가 국내 리그로 복귀 시 SK와이번스와 계약해야 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이후 메이저리그 선수로 성공 가도를 달렸고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그 자리를 확고히 했고 텍사스와 7년간 1억 3천만 달러에 이르는 대형 FA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KBO 리그행은 꿈과 같은 일이 됐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생활기반을 만들었고 그의 가족들, 자녀들 역시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이런 추신수가 KBO 리그행을 결심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추신수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또한, 부산 출신인 그는 연고팀이 롯데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추신수가 만약 그가 KBO 리그로 돌아온다면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그가 처한 상황과 제도적이 문제로 성사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뚫고 신세계는 입단 계약서에 추신수의 서명을 받았다. 말 그대로 깜짝 소식이었다. 텍사스와 FA 계약이 끝난 추신수는 얼마 전까지 또 다른 메이저리그 팀과의 계약을 모색 중이었다. 이를 위해 그의 에이전트를 교체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거로서 선수 커리어를 마치려 했다. 일부 구단에서 계약 제안을 받기도 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문제는 계약 조건이 그의 기대와는 크게 달랐을 가능성이 크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시즌 코로나 여파로 단축 시즌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수익원인 관중, 중계권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재정상황이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에서 올 시즌도 정상적인 진행이 불투명하다. 이는 구단들의 새로운 선수 영입을 위축하게 했다. 당연히 FA 선수 영입도 소극적으로 변했고 그 속도도 더디기만 했다. 상위 레벨 선수들의 협상은 지연됐고 그 규모도 크게 낮아졌다. 후 순위 선수들의 협상이 더 어려웠다. 

1982년 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로 40살이 되는 추신수에게 분명 불리한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긴축 재정 분위 속에서 40살의 베테랑 대해 시선을 주기 어려웠고 좋은 제안도 받기 어려웠다. 추신수는 대폭 낮아진 조건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로서의 이력을 이어가고자 했지만, 메이저리그 로스터 보장을 받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

그의 의지와 현실이 크게 다른 상황에서 추신수의 고민이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텍사스와의 대형 계약을 통해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성공적인 계약이라 하기에는 활약이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FA 자격을 앞둔 2013 시즌 추신수는 신시네티 소속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인 0.423의 출루율과 21홈런, 20개의 도루로 20-20클럽을 달성했다. 107득점과 112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기록도 남겼다. 몸 맞는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 투지와 강한 어깨의 외야 수비력, 장타력을 갖춘 좌타자이자 출루 머신으로 추신수의 가치는 한껏 올라갔다. 

메이저리그 최고 테이블 세터로 자리한 추신수가 FA 자격을 얻자 그를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이 커졌다. 추신수는 텍사스와 손을 잡았다. 하지만 텍사스와 추신수의 FA 계약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텍사스는 추신수 영입을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투자였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다. 추신수 역시 과거 신시네티 시절의 경기력을 다시는 보여주지 못했다.

중간에 부상으로 시즌을 온전히 치르지 못한 불운도 있었다. 그사이 추신수의 나이는 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향했다. 추신수는 팀을 대표하는 스타로 존재감이 있었고 클럽하우스 리더로서도 가치가 있었지만, 성적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투자 대비 성과는 분명 실패라 해도 할 말이 없었다.

이는 과거 텍사스와 FA 계약 후 부진 끝에 트레이드 된 박찬호의 사례와 함께 한국 선수와 텍사사의 또 다른 실패한 만남이 되고 말았다. 성공적이지 않았지만, 추신수는 팀 역사에 남을 연속 경기 출루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고 팀 내 선수들 대비 뛰어난 공격력을 꾸준히 유지했다. 텍사스의 부진을 추신수만의 탓으로 돌리기 어려운 이유다. 추신수는 가성비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7년간 텍사스의 주력 선수로 그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텍사스에서의 7년 성적과 그의 나이 등은 FA 추신수의 가치를 떨어지게 했다.

이대로 은퇴를 택할 수도 있었지만, 추신수는 7년 계약의 마지막 해가 단축 시즌으로 치러졌고 부상으로 온전히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 미련이 있었다. 추신수의 성적이 내림세에 있었다고 하지만, 시즌 20개 안팎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장타력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 지명타자가 필요한 팀에서 검토할만한 추신수였다. 추신수 역시 선수 생활의 마지막 커리어를 어중간하게 끝내기 어려웠다. 추신수는 현역 선수로 시즌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여기서 신세계가 그에게 다가왔다. 신세계를 추신수에게 년간 27억 원의 연봉을 제시했다. 그가 기존에 받았던 연봉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액수지만, 추신수의 현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계약을 한다 해도 받기 어려운 금액이다. 또한, 추신수는 상시 출전이 가능한 계약을 따내기 어려웠다. 또한, 메이저리거로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던 그에게 고국에서 선수 생활을 무리하는 건 큰 의미가 있었다. 신세계의 제안은 매력이 있었다. 

신세계 역시 추신수가 필요했다. 프로야구단을 인수하면서 신세계는 공격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돔구장 건축도 계획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는 프로야구단을 통해 그룹 이미지 제고와 마케팅적인 시너지 효과를 함께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성적이 뒷받침돼야 하고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스타 마케팅은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로 큰 활약을 했던 추신수는 마케팅적인 가치가 컸다. 추신수가 더해진 프로야구단은 야구팬들은 물론이고 국민적인 관심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추신수는 팀 전력 강화를 할 수 있는 자원이다. 지명타자로 주로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외야 수비 능력도 갖춘 추신수가 가세한다면 다소 헐거운 외야진을 강화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200홈런을 넘긴 그의 장타력은 그의 나이를 고려해도 KBO 리그에서 여전히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추신수와 함께 기존의 중심 타자 최정과 로맥, 한동민 등으로 구성되는 중심 타선은 매우 위협적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경력과 경험이 팀에 주는 효과도 무시할 없다. 추신수가 가지는 이름만으로도 상당한 전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추신수의 KBO 리그행에 대한 우려도 분명 있다. 추신수는 화려한 선수 이력을 쌓아지만, 명암이 존재한다. 그는 메이저리거로 전성기를 향하던 시기 음주운전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고 국가대표 차출과 관련해 소극적은 대응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추신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의 주역이 됐고 병역면제의 혜택을 받았다. 메이저리거로서는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아시안게임 대표로 뛰는 건 격이 맞지 않았다. 병역면제라는 중요한 목적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이에 추신수는 앞으로 국가대표로서 활약할 것을 다짐했지만, 이후 그는 더는 대표팀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물론, 메이저리그 선수의 국제경기 참가가 크게 제한된 현실이 있었지만, 메이저리거로 참여가 가능한 WBC에도 나서지 않는 그의 모습은 야구팬들을 실망시키는 일이었다. 여기에 최근 아들들의 국적 포기는 병역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왔다. 그의 자녀들이 태어나서부터 미국에서 생활한 탓에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었지만, 그의 딸은 국적 포기를 하지 않으면서 오해가 커졌다. 

이러한 상황은 추신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27억이라는 고액의 연봉은 그중 일부를 기부하겠다는 방침에도 리그 최고 수준으로 전성기를 지난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과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 구단은 그의 활약을 확신하고 있지만,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보다 크게 높아진 리그 수준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귀국 후 자가 격리를 거치면서 시즌 준비가 늦어지는 상황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추신수의 KBO 리그행은 긍정적 측면이 많다. 우수 선수들이 해외리그로 떠나는 모습만 봤던 야구팬들에게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경기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과거 한화로 복귀했던 박찬호와 달리 추신수는 매일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야수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1982년생 동갑으로 우리 야구의 황금세대로 불리던 롯데 이대호와의 대결도 중요한 볼거리다. 두 선수를 보유한 유통 라이벌 신세계와 롯데의 경기는 프로야구 흥행의 빅 카드로 주목받을 수 있다. 코로나 사태 여파로 어려움이 커진 프로야구에 큰 흥행 요소가 생긴 것도 분명하다. 

추신수는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가장 밑 바닥에서 시작해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 반열에 올랐다. 그는 긴 세월 마이너리그에서 기회를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미국의 마이너리그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정글과 같은 경쟁과 궁핍한 삶을 견뎌야 했다. 한 가정이 가장이었던 추신수에게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한 꿈과 그에 대한 의지만으로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 연속이었다. 하지만 추신수는 그 시간을 이겨내고 초대형 FA 계약까지 이끌어냈다. 그의 성공 스토리는 드라마 이상의 감동이 있었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았다. 그는 진정한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한국인 더 나아가 아시아 선수였다.

추신수는 일본의 야구 영웅 이치로와 마쓰이 등과 비교할 수 있는 족적을 메이저리그에서 남겼다. 그의 성공은 이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성공 가능성이 더 낮은 야수들에게 추신수의 사례는 긍정의 예가 될 수 있었다. 추신수는 우리 야구사에도 남을 선수인 건 분명하다. 이런 추신수를 KBO 리그에서 볼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고 큰 사건이다. 다른 비난 받을 부분도 있지만, 선수 추신수의 존재는 우리 리그에서 차지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추신수 역시 야구인생의 마지막을 고국에서 마무리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추신수의 영입을 통해 신세계는 프로야구단에 관심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프로야구단에 대한 투자 의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기도 그들의 바람대로 성적과 마케팅을 모두 잡는다면 추신수에 투자한 금액이 결코 아깝지 않을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건 추신수가 40살이 나이에도 리그에서 주목발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여부다.

추신수가 메이저리거 다운 기량을 보여준다면 올시즌 프로야구를 보는 재미는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또한, 지난 시즌 정규리그 9위로 부진했던 신세계 프로야구단이 순위경쟁에서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실현되기 어려운 상상과 같았던 추신수의 KBO 리그행이 불러올 결과과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사진 ,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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