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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스타 강민호가 FA 계약으로 삼성으로 떠난 2018 시즌부터 포수난에 시달리던 롯데가 그 상황을 반전시키고 있다. 롯데가 기대했던 치열한 내부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포수진이 눈에 띄는 기량 발전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상무에서 제대한 포수 안중열이 더해졌다.

롯데는 주전 포수 1순위 지시완을 시작으로 정보근, 김준태, 강태율, 올 시즌 신인 손성빈에 안중열까지 무려 6명의 20대 포수들이 경쟁하게 됐다. 이전과 다른 건 양과 질을 모두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얼마 전까지 투수들의 공만 잘 받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이제는 1군 포수 엔트리 구성을 고민해야 할 정도가 됐다.

이런 고민은 안중열이 가세로 더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 안중열은 2015 시즌 도중 KT 박세웅과 롯데 장성우가 포함된 대형 트레이드 과정에서 KT에서 롯데로 팀을 옮겼다. 당시 트레이드는 KT 미래 에이스와 롯데 미래 주전 포수의 교환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안중열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안중열은 강민호가 롯데 주전 포수로 활약하던 시절 백업 포수로 1군에서 경험을 쌓았다. 공수에서 발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안중열을 강민호가 팀을 떠난 이후 가장 유력한 주전 포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안중열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롯데는 나종덕, 나원탁 두 젊은 포수에 먼저 기회를 제공했다. 롯데는 과거 강민호가 프로 입단 초창기부터 기용해 리그 최상위급 포수로 성장한 기억을 되살리려 했다. 얼마간의 시행착오도 각오한 과감한 결정이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나종덕, 나원탁은 롯데 팬들로부터 나나랜드라는 별칭을 얻으며 큰 응원을 받았지만, 1군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는 불안했고 타격에서도 1할대 빈타에 허덕였다. 나나랜드는 실패의 기억을 안고 사라졌다. 나종덕은 나균안으로 개명한 이후 투수로 변신했고 나원탁은 외야수로 변신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다. 

 

상무 제대 안중열



1순위 포수진의 붕괴 이후 롯데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했다. 2020 시즌 롯데는 트레이를 통해 선발 투수 장시환을 내주고 한화의 유망주 포수 지시완을 영입했다. 롯데는 메이저리그 선수 출신의 최현 코치를 배터리 코치로 영입해 포수진의 질적 향상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효과가 있었다. 

롯데 포수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포구 불안이 해소됐다. 2019 시즌 최하위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포투를 기록했다. 투수들의 제구 문제도 있었지만, 포수진 불안이 큰 원인이었다. 롯데 투수들은 포크볼을 주무기로 하는 유형이 많다. 포크볼은 바운드 공의 확률이 높고 포수들의 블로킹이나 포구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는 포수들의 기본기와 관련한 부분이었다. 2020 시즌 롯데 포수진은 이 부분에서 크게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2020 시즌 롯데는 김준태가 주전 포수로 올라섰고 수비력이 뛰어난 정보근이 백업으로 1군 포수진을 구성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지시완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전력에서 배제됐다. 이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김준태, 정보근 모두 수비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공격에서도 김준태는 득점권에서 집중력을 보였고 장타력도 선보였다. 최소한 포수 타석이 쉬어가는 타순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사라졌다. 

올 시즌 롯데는 김준태, 정보근에 제대한 강태율, 1차 지명 신인 손성빈에 심기일전을 다짐한 지시완이 1군 엔트리 경쟁을 했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한층 더 두꺼워진 포수진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김준태가 주전 1순위 후보였지만, 지시완이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준태, 지시완의 1군 주전 경쟁구도가 예상됐지만, 지시완은 시즌 초반 1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를 두고 팬들 사이에게는 지시완이 공정한 경쟁을 하지 못한다는 비난이 커졌다. 선발 투수를 내주고 영입한 선수를 1군에 활용하지 않는 건 이해가기 힘든 일이었다. 이를 두고 감독과 단장 사이에 갈등설이 불거졌다. 지시완은 뜻하지 않게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롯데는 성적 부진과 팀 내 갈등 등을 이유로 허문회 감독을 경질하고 서튼 감독 체제로 변화를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포수진 경쟁 구도는 변화가 있었다. 롯데는 지시완을 2군에서 콜업해 선발 출전의 기회를 줬고 지시완은 한층 발전된 수비 능력과 도루저지 능력, 뛰어난 타격감까지 선보이며 새로운 주전 포수로 자리했다. 그 사이 기존 주전 포수였던 김준태는 출전 비중이 줄었고 부상으로 장기간 재활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다. 스프링 캠프 기간 기량 발전이 뚜렷했던 강태율과 타격에서의 약점으로 1군 엔트리 경쟁에서 밀렸던 정보근이 다시 1군에서 기회를 잡았다. 

현재 롯데 포수진은 지시완을 중심으로 정보근, 강태율이 1, 2군을 오가며 구성 중이다. 최근에는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는 지시완과 정보근이 1군에서 출전 시간을 나누고 있다. 정보근은 그동안 타격에서 취약함이 있었지만, 최근 경기에서 만만치 않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주전 포수로서 사실상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지시완이 최근 주춤하는 사이 정보근이 앞선 수비력을 중심으로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이 시점에 상무에서 제대하는 안중열이 가세했다. 안중열은 상무에서 2시즌 주전 포수로 나서며 공수에서 기량이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 입대 전 기량이 정체되며 주전 도약의 기회를 잡지 못했던 안중열에서 상무에서 2시즌은 중요한 계기가 됐다. 특히, 타격에서 안중열을 퓨처스 리그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1군과 2군의 수준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도 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잠시 적응기를 거친 안중열은 조만간 1군 엔트리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그전 롯데는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1차 지명 신인 손성빈을 콜업해 1군 경험을 하도록 베려 했다. 손성빈은 아직 퓨처스 리그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고  공수에서 완성된 기량을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는 그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지명했다. 한결 풍성해진 포수 자원을 갖춘 상황에서 빠르게 병역 의무를 이행하도록 결정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육성 중인 손성빈은  입대 전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됐다. 

 

1순위 포수 지시완



이제 롯데는 포수진 구성에 있어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안중열이 1군 엔트리에 진입한다면 지시완, 정보근 둘 중 한 명은 2군행을 통보받을 수 있다. 문제는 두 포수 모두 확실한 색깔이 있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라는 점이다. 지시완은 최근 부진하지만, 장타력을 갖춘 타격과 도루 저지 능력이 뛰어나다. 정보근은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리드가 뛰어나다. 에이스 스트레일리의 전담 포수로 가치가 크다. 이에 롯데는 안중열과 함께 포수 3인을 1군 엔트리에 포함할 가능성도 크다. 이미 롯데는 신인 손성빈을 1군에 콜업하면서 3명의 포수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포수 문제로 고심하던 모습이 얼마 전까지 있었던 롯데에게는 행복한 고민이 될 수 있다. 물론, 현 포수진의 기량이 리그 상위 포수들과 격차가 있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포수들이 모두 20대 선수들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라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한동안 투수들의 공만 잘 받아주었으면 하는 푸념 섞인 기대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대부분 포수들이 병역 의무를 마쳤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들이 상호 경쟁 속에서 더 발전한다면 취약 포지션이 포수진은 팀의 강점으로 바뀔 수 있다. 이미 그 가능성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앞으로 롯데는 풍성해진 포수 자원을 잘 육성하고 활용하는 일이 남아있다. 올 시즌 흐름은 긍정적이다. 수비에서만큼은 마음 졸이는 일이 사라졌다. 공격적인 부분도 타서의 구멍이라는 오명을 잊어도 될 정도가 됐다. 팀 타선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포수진의 타격 부진이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 예비역 포수 안중열의 가세는 이런 롯데 포수진을 더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 효과가 더 가시적인 결과로 나타날지 앞으로 롯데 포수진의 경쟁과 기량 발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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