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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KT에 시리즈 3연승, 중위권 경쟁팀 두산에 시리즈 2승 1패, 키움 히어로즈가 후반기를 시작하는 첫 주를 성공적으로 보내며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렸다. 3위 삼성과의 승차는 1경기에 불과하다. 후반기 시작 전 여러 악재들이 겹치면서 5위권 유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는 결과였다. 

키움은 후반기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심야 술자리 파문에 연루된 선발 투수 한현희, 안우진이 징계를 받고 후반기를 함께 할 수 없게 됐다. 두 투수는 모두 키움 전력의 핵심인 강력한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선수들이었다. 도교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한현희는 올 시즌 후 FA 자격까지 잡을 수 있어다.

한현희는 잘못된 행동으로 국가대표에서 하차했고 후반기 잔여경기 등판이 불투명해지면서 FA 요건마저 채우지 못할 상황에 직면했다. 150킬로를 쉽게 넘기는 강속구 투수 안우진은 시즌 초반 제구 난조를 극복하고 안정감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여름 브레이크 기간 조정기를 거치면 더 나아진 투구를 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이들은 리그 중단 사태까지 불러온 원인 제공자가 됐다. 당장 소속팀 키움의 전력에 큰 공백이 발생했고 금전적 손해는 물론이고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신뢰를 잃고 말았다. 가뜩이나 히어로즈 구단은 모기업이 없는 야구 전문 기업으로 자리를 잡고 성과도 있었지만, 구단 경영과 운영을 둘러싼 각종 잡음들로 부정적 이미지를 쌓아왔다. 박병호, 이정후 등 여러 스타 선수들이 있지만, 구단의 인기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파행적인 구단 운영은 히어로즈를 문제 구단으로 인식시키고 말았다. 이는 구단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이었다. 한현희, 안우진의 일탈은 구단의 신뢰를 더 떨어뜨리는 일이었다. 

 

한 주 2승 성공 키움 에이스 요키시



악재는 더 있었다. 에이스 브리검이 개인적인 문제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수년간 키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브리검은 지나 시즌 후 부상 등의 이유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대로 키움과의 인연이 끝나는 듯했지만, 브리검은 대만 리그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했고 시즌 초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키움과 계약했다. 브리검은 뒤늦게 팀에 합류했지만, 요키시와 함께 강력한 원투 펀치를 구성하며 키움의 마운드를 이끌었다. 에이스의 화려한 귀환이었다. 하지만 전반기가 종료된 시점에 아내의 건강 이상 소식이 들렸고 브리검은 급히 미국으로 돌아갔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팀에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그의 복귀는 기약이 없다. 현 상황에서는 그의 후반기 등판이 불투명하다. 

키움은 졸지에 5인 선발 로테이션에서 3명의 투수가 사라졌다. 대부분 팀들은 리그가 중단되는 기간 더 강해진 전력을 갖추었지만, 키움은 기존 전력마저 약화됐다. 여기에 도쿄 올림픽 대표로 출전했던 선수들의 후유증도 걱정이었다.

마무리 투수 조상우는 대표팀 경기 대부분에 등판하며 혹사 논란까지 있었다. 조상우는 등판보다는 휴식이 필요했다. 중심 타자 이정후 역시 부상이 악화됐다. 또 한 명의 국가대표 김해성 역시 체력 부담이 피할 수 없었다. 이들은 올림픽 메달 획득 실패라는 상실감을 가지고 팀에 합류했다. 이는 후반기를 시작하는 키움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키움은 나름의 움직임이 있었다. 키움은 프랜차이즈 스타인 주전 2루수 서건창을 LG로 보내고 선발 투수 정찬헌을 영입했다. 비어있는 선발 투수 한자리를 채우기 위한 조치였다. 서건창은 올 시즌 다소 부진하지만, 팀 역사와 함께 한 상징성이 큰 선수였다. 팀 타선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키움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후반기를 버티기 위해 선발 투수가 절실했다. 정찬헌이 관리가 필요한 선발 투수지만, 키움의 상황에서는 최상의 선택지였다. 선발 투수 경험이 있는 불펜 투수 이승호를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하고 5선발 투수는 유망주와 멀티 이닝 소화가 가능한 투수들로 채웠다. 

이에 더해 키움은 부진한 외국인 타자 프레이타스를 떠나보내고 올 시즌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활약하기도 했던 크레익을 영입했다. 마침 리그 중간 기간이 겹치면서 크레익은 자가 격리와 준비 기간을 거쳐 1군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송성문 등 군 제대 선수가 팀에 적응할 시간도 있었다.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팀을 재정비한 키움이었지만, 유망주 외야수 송우현의 음주운전 사건이 발생하며 또 한 번 키움을 한숨짓게 했다. 이미 술자리 파문으로 두 명의 주력 투수들이 중징계를 받았던 키움으로서는 큰 충격이다. 송우현은 긴 유망주 생활을 끝내고 주전으로 도약하는 과정이었다. 키움은 송우현이 외야 한자리를 담당하고 외국인 타자 크레익을 3루수로 기용해 타선을 강화하려 했다. 하지만 송우현의 일탈은 이런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키움은 송우현을 웨이버 공시, 방출하며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감독의 사과도 있었다. 실추된 구단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개선하려는 의지였다. 하지만 전력 약화는 피할 수 없었다. 

이런 키움의 후반기 첫 상대는 선두 경쟁팀 KT였다. KT는 전력 누수가 없었고 외국인 타자 교체와 트레이드로 팀의 약점도 보완했다. 상대 전적도 키움이 KT에 열세였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에 강팀과의 3연전은 키움에게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키움은 KT와의 주중 3연전을 모두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요키시에서 시작한 선발 투수들이 마운드에게 잘 버텨냈다. 요키시, 최원태는 관록이 돋보였고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한 신예 김동혁이 예상 이상으로 호투했다. 마무리 조상우가 컨디션 조절로 합류하지 못한 불펜진도 안정적이었다. 특정한 마무리 투수가 없는 집단 마무리 체제가 성공적이었다. 

힘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타선 역시 베테랑 이용규가 1번 타순에서 특유의 끈질긴 볼 카운트 싸움과 출루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고 새로운 4번 타자 박동원을 중심으로 한 중심 타선도 필요할 때 역할을 했다. 4번 타자의 부담을 덜어낸 박병호는 홈런 파워를 과시하며 팀 득점력에 힘을 보탰다. 시즌 초반부터 기용하기 시작한 신예 야수들도 자리를 잡았다. KT는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와 올림픽 출전 후유증이 있는 선발 투수 고영표를 마운드에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긴 했지만, 키움에 예상치 못한 시리즈 스윕을 당하며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중심 타선에 힘 실어준 외국인 타자 크레익



키움은 이 기세를 주말 두산과의 3연전까지 이어갔다. 첫 경기에서 선발 투수 이승호가 무너지며 대패했지만, 이어진 경기에서 선발 투수 정찬헌, 요키시의 호투를 발판으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왔다. LG에서 키움으로 트레이도 영입된 정찬헌은 키움 소속으로 첫 선발 등판에서 성공적인 투구를 했고 키움 선수로 첫 승을 기록했다. 요키시는 1주일 2번의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투구를 하며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그들 뒤를 뒷받침한 불펜진 역시 두산의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두산은 키움과의 주말 3연전에서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1득점에 그쳤다. 두산은 외국인 원투 펀치 미란다, 로켓을 모두 마운드에 올리고도 1승 2패에 머물렀다. 

키움은 밀리는 경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키움은 한 주 5승 1패라는 성과 외에 대체 외국인 타자로 합류한 크레익의 성공 가능성을 봤다는 점이 또 다른 성과였다. 크레익은 긴 경기 공백과 자기 격리의 후유증이 우려됐지만, 빠르게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타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유인구에 대한 약점이 없었다. 그는 참을성과 함께 타격에서 콘택트 능력도 있었다. 그는 주말 3연전에서 키움이 승리한 토요일과 일요일 경기에서 모두 타점을 기록하며 중심 타자로서 역할을 해냈다. 외야수 수비도 기대 이상이었다. 타선 약화로 고심하던 키움으로서는 크레익의 빠른 적응과 활약이 반가운 일이었다. 

침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바꾼 키움은 이번 주 롯데, KIA까지 하위권 팀들과의 원정 6연전을 앞두고 있다. 하위권  팀이라 하지만, 롯데와 KIA는 후반기 완전히 다른 팀이다. 롯데는 지난주 NC, LG와의 대결에서 모두 위닝 시리즈를 가져왔고 KIA 역시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모두 원정 경기라는 부담이 있다. 롯데와 KIA는 아직 시즌을 포기하기 않았다. 키움은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가지고 있는 롯데, KIA에게는 중요한 타깃이다.

4위 이상의 도약을 기대하는 키움으로서는 힘든 한 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새롭게 재편된 선발 마운드의 진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반대로 마무리 조상우가 복귀할 수 있고 중심 타자 이정후도 두산과의 3연전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가 밝아졌다. 과연 키움이 후반기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키움이 그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순위 경쟁은 또 다른 흐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진 : 키움 히어로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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