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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로야구 정규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팀 성적뿐만 아니라 개인 타이틀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부분도 있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지켜봐야 할 부분도 다수 존재하고 있다. 과거와 같이 팀에서 선수들의 기록 관리를 위해 출전을 배려하고 관리해 주는 흐름이 사라진 상황에서 누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타이틀 홀더의 주인공을 가리는데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투수 부분은 두산의 좌완 에이스 미란다가 가장 돋보인다. 미란다는 대만 리그 출신에서 오는 편견, 불안한 제구 등으로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후반기에서는 두산을 넘어 리그 최고 투수 반열에 올랐다. 10월 20일 기준 미란다는 방어율과 탈삼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승에서는 최근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14승에 머물려 16승의 삼성 뷰캐넌, 15승의 키움 요키시에 밀려 3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때 유력하던 투수 3관왕의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지만, 후반기 미란다는 가장 주목받는 투수다.

특히, 미란다는 과거 프로야구의 레전드 투수 최동원의 시즌 최다 탈삼진 223개에 두 개 차로 접근했다. 미란다가 앞으로 1~2경기 더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리그의 역사를 바꿀 탈삼진 기록을 그가 세울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된다면 정규리그 MVP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갈 수 있다. 이런 미란다를 방어율 부분에서는 올 시즌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는 삼성 백정현이 일정 거리에서 추격하고 있지만, 역전의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미란다가 방어율과 탈삼진왕 가능성을 높이는 와중에 다승은 삼성 뷰캐넌과 키움 요키시가 경쟁하고 있고 승률에서는 두산 선발 투수 최원준이 12승 3패 0.800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13승 4패의 삼성 백정현이 0.765, 삼성 뷰캐넌이 16승 5패 0.762로 추격하고 있다.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 포함된 두산과 삼성임을 고려하면 이들은 앞으로 1~2차례 더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크고 그 경기 결과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이 밖에 세이브 부분에서는 불혹의 마무리 삼성 오승환이 49세이브를 돌파하며 1위를 확정했다. 홀드 부분에서는 KIA의 불펜 투수 장현식이 32홀드로 생애 첫 타이틀 홀더의 자리를 사실상 확정했다.

 

전준우



어느 정도 정리가 된 투수 부문과 달리 타격 부분은 마지막까지 그 결과를 알기 어려운 타이틀이 많다. 홈런 부문은 SSG 최정과 NC 나성범이 각각 33개와 32개로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최정은 최근 KBO 리그 통산 400홈런을 돌파하며 탄력을 받았고 나성범도 올 시즌 꾸준히 홈런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두 선수는 리그 우타 거포를 대표하는 최정과 좌타 거포를 대표하는 나성범이라는 대조적인 구도 외에도 소속팀이 치열한 5위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즌 마지막까지 홈런왕을 두고 뜨거운 경쟁을 할 가능성이 크다. 홈런왕이 나오는 팀이 5위 경쟁에서 보다 높은 위치를 차지할 수도 있다. 

타점에서는 NC 양의지가 104타점으로 유일하게 100타점을 돌파하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2위 KT 강백호가 98타점으로 양의지를 추격하고 있지만, 차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다른 중요 타격 부문이 타율왕 경쟁은 3명의 선수가 나란히 선 모습이다. 타율 부문은 시즌 초반과 중반까지 4할 타율을 유지하며 독주하던 KT 강백호의 독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강백호의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고 그 사이 키움 이정후가 치고 올라왔다. 이정후는 올림픽을 거치며 입은 부상으로 상당 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부상 복귀 후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며 강백호를 따라붙었다. 이정후는 이에 그치지 않고 강백호를 멀찍이 따돌리며 타격왕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역시 이정후라는 찬사를 받을만한 페이스였다. 

이후 강백호가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이정후가 주춤하면서 타격왕은 2파전으로 변했다가 이들에 전준우가 따라붙으며 3파전으로 변했다. 전준우의 부상은 얼마 전까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전준우는 최다 안타 부문에서는 2위와 큰 차이를 보이며 1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타율 부문에서는 선두권과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정후, 강백호가 주춤하면서 전준우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전준우는 9월과 10월 모두 4할이 넘는 월간 타율을 기록하며 타율 그래프를 상승시켰다. 전준우는 이와 함께 득점권에서 4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득점권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전준우는 롯데 타선에서 주력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부침을 겪는 와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전준우는 팀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성적에서도 주장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였다. 이런 전준우는 중심으로 한 롯데 타선은 팀 타율 1위의 불꽃 타격으로 후반기 롯데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다. 이에 주장 전준우의 리더십도 새삼 재조명될 수 있었다. 

폭발적인 타격과 강력한 불펜진을 바탕으로 후반기 선전하던 롯데는 중위권으로 가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지난주 롯데는 온 힘을 다했지만, 2승 1무 3패를 기록했고 사실상 중위권 경쟁에서 탈락했다. 물리적인 승차는 아직 추격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지만, 5위권 팀들의 최근 경기력 등을 고려하면 롯데는 잔여 8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나마도 전승이 그들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현재로서는 내년 시즌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게 보다 현실적인 일이 될 수 있는 롯데다. 

롯데는 2019 시즌 최하위에 이어 2020 시즌에서도 하위권애 머물렀고 올 시즌도 실패한 시즌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부터 팀 체질을 개선하고 선진화된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아직 자리를 잡았다고 하기 어렵다. 현 서튼 감독 체제가 들어서기 전 전임 감독과의 팀 운영 방향성에 대한 이견과 대립으로 시즌 초반 파생적인 팀 운영을 하면서 생긴 2달이 아쉽게 다가온다. 그 2달을 잘 보냈다면 롯데의 10월 모습은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건 결과론이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실패한 시즌으로 남는다 해도 롯데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팀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수 운영폭이 커졌고 젊어졌다. 마운드 역시 무너졌던 필승 불펜진이 복원되면서 후반부 승부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무엇보다 고비용 저효율 구단이라는 오명을 벗아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이런 롯데에 전준우의 타이틀 획득은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 최다 안타에서는 사실상 1위를 굳힌 전준우는 이제 타율왕까지 노릴 수 있는 위치다. 9월과 10월 타격 페이스만 놓고 본다면 전준우는 강백호, 이정후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이들보다 크게 높은 득점권 타율을 고려하면 공격의 순도 면에서는 이들보다 앞선다.

전준우의 강점은 꾸준함이다. 전준우는 올 시즌 전 경기 출전하고 있다. 전준우의 꾸준함을 오래전부터 정평이 나 있었다. 전준우는 프로 데뷔 후 주전 자리를 굳힌 시점부터 대부분 시즌을 풀타임 출전했다. 이제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올 시즌에도 변함이 없다. 전준우는 수비에서도 수비 범위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좌익수로 안정감 있는 수비를 하고 있다. 공. 수에서 높인 팀 기여도를 유지하고 있다.

 전준우는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로 오랜 세월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지만, 또 다른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과  FA 영입 선수 민병에  인지도면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이는 FA 계약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2020 시즌을 앞두고 전준우는 대형 FA 외야수로 주목받았지만, 손아섭, 민병헌보다 늦게 FA 자격을 얻으면서 다소 많은 나이에 FA 시장에 나왔다. FA 시장이 최고 거품이 끼는 시점에 FA 자격을 얻은 손아섭은 4년간 90억이 넘는 계약을 했고 전준우보다 1년 앞서 계약한 민병헌이 4년간 80억 원의 대형 계약을 했지만, 전준우에 대한 가치 평가를 달랐다. 앞선 두 선수와 달리 국가대표 기회가 없어 전성기에 2년간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하며 1군에서 공백기를 가진 게 전준우에는 결정적이었다. 결국, 전준우는 2020시즌을 앞두고 4년간 34억 원에 롯데와 계약했다. 

 



하지만 이후 전준우는 롯데 중심 타자로 꾸준함을 유지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 완숙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전준우 만큼의 꾸준함을 유지하는 타자는 롯데에 없다. 상대적 저평가가 무색할 정도다. 전준우의 FA 계약은 성공적인 이력을 계속 쌓아가고 있다.

이런 전준우에게 타율왕은 그의 꾸준함에 대한 큰 훈장이 될 수 있다. 현재 롯데가 순위 경쟁에서 다소 멀어지면서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이 덜어졌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롯데 타선이 상. 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후반기 뛰어난 공격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전준우에 대한 견제를 덜어주는 요소가 된다.

무엇보다 그의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 요소다. 전준우는 지난 시즌 26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 홈런수가 7개로 크게 줄었다. 장타력 감소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지만, 전준우는 올 시즌 41개의 2루타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기록을 쌓았다. 그러면서 91타점으로 이미 지난 시즌 96타점에 근접했다. 홈런수는 줄었지만, 대신 좌중간과 우중간을 뚫어낼 수 있는 중거리 타자로 자신의 타격 방향을 수정했다 할 수 있다. 전준우는 줄어든 홈런을 더 많은 안타 생산과 득점권 높은 확률로 상쇄했다. 홈런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게 시즌 내내 체력을 유지하고 후반기에도 뜨거운 타격감을 요인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 변화는 전준우에게 생애 첫 타율왕이라는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최근 타이틀 홀더에 대한 갈증이 컸던 롯데로서도 전준우의 타율왕은 그 의미가 크다. 전준우가 타율왕에 오른다면 수년간 없었던 롯데 선수의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도 한층 더 밝아질 수 있다. 열심히 했고 그러다 보니 타율왕 경쟁 군에 포함된 전준우다. 그의 올 시즌 타격 그래프를 살펴보면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다. 전준우에게는 소중한 기회가 찾아왔다. 과연 전준우가 타율왕에 최다 안타왕을 더해 타격 2관왕의 결과를 올 시즌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이는 또다시 롯데에 찾아온 가을의 허전한 마은을 조금이나마 채워주는 일이 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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