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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장 많은 잔여 경기를 남긴 팀도 9경기뿐이다. 말 그대로 정규리그의 막바지지만, 결정된 순위는 아무것도 없다. 선두 KT가 최근 흔들리면서 선두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고 4, 5위 경쟁은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뀌고 있다. 순위 경쟁에 해당되는 팀 모두에서 기회가 위기가 공존하는 시간이 연속이다. 해당 팀들은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손에 땀을 쥐는 경기의 연속이고 야구팬들은 끝을 알 수 없는 드라마를 지켜보게 됐다. 

리그 막바지 순위 경쟁은 두 곳에 전선이 형성되어 있다. KT와 삼성, LG가 모여있는 선두 경쟁은 10월 들어 KT가 선두를 굳히고 삼성과 LG의 2위 경쟁으로 정리되는 듯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10경기에서 판도 변화가 발생했다. 1위 KT가 3승을 추가하는데 그친 반면 2위 삼성은 6승을 추가했다. 10월 22일 KT와 삼성의 맞대결에서 삼성이 승리하며 양 팀의 승차는 사라졌다. KT는 승률 1리 차로 선두를 유지하긴 했지만, 큰 위기 상황에 빠졌다. KT는 오랜 기간 유지했던 선두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

삼성은 선두권 3팀 중 최근 가장 페이스가 좋다. 뷰캐넌, 원태인, 백정현까지 3명의 선발 투수들이 꾸준하다. 이들은 투수 각 부분에서 상위권에 자리하며 선의의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각기 다른 유형의 투구 패턴으로 상대 팀들에게는 아주 까다롭게 다가온다. 시즌 막바지에도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부상도 회복됐다.

여기에 올 시즌 부진했던 좌완 선발 최채흥이 지난 시즌 10승 투수의 면모를 보이고 있고 심판 욕설 파문을 일으키며 징계를 받았던 외국인 투수 몽고메리도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선발 마운드에 상수를 자리했다. 현시점에서 삼성의 5인 선발 로테이션은 리그 최강이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은 급격하지 않지만,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여기에 불혹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연투와 멀티 이닝 투구를 불사하는 투혼으로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있다. 강한 선발과 마무리 투수의 존재는 다소 불안한 불펜진의 약점을 지웠다. 타선도 시즌 초반의 폭발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선발 마운드와 일정 보조를 맞추고 있다. 현재 삼성은 연승을 없지만, 연패도 없고 승수를 조금씩 더 쌓아가고 있다. 그런 거북이걸음은 정규리그 우승의 희망을 되살렸다. 

삼성의 강력한 추격을 받고 있는 KT는 최근 투. 타에서 모두 페이스가 떨어졌다. 그래도 마운드는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고 불펜진도 부상 선수 없이 나름 역할을 하고 있지만, 티 타선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상. 하위 타선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고 집중력 있고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잃었다. 강백호를 포함해 황재균, 유한준, 호잉 등 주력 타자들의 폭발력이 시즌 초반만큼의 위력은 아니다. 최근 KT의 경기를 살피면 공격에서 답답함이 느껴진다. 이는 마운드에 부담이 되고 있다.

비교적 여유 있는 선두를 달리다 타이트한 순위 경쟁이 상황이 되면서 선수들이 부담도 한층 커지고 있다. 삼성보다 2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지만, 최근 KT의 경기력이라면 더 많은 잔여 경기가 유리할지도 의문이다. KT로서는 흐트러진 전열을 다시 가다듬고 부담감이 아닌 집중력을 더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KT와 삼성은 10월 23일 맞대결 이후 4, 5위권 경쟁팀들과 연달아 대결한다. 이들 팀 역시 순위 경쟁 중으로 집중력이 최고조로 올라와 있다. 만만치 않은 승부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삼성은 SSG와 1경기 키움과 1경기 NC와의 2연전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삼성으로서는 마지막 3경기를 고척과 창원을 오가는 원정으로 치른다는 점이 부담이다. 삼성은 올 시즌 홈에서 월등히 높은 승률을 유지했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삼성으로서는 원정 3경기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대신 삼성은 NC와의 상대 전적에서 10승 4패의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삼성의 시즌 막판 우승 드라마의 긍정 조건이 될 수도 있다. 

KT는 일요일 키움전에 이어 NC와의 3연전을 홈에서 치른다. 이후 KT는 키움, SSG와 각각 한차례의 원정 경기를 하고 시즌을 마무리한다. KT는 올 시즌 SSG와의 대결에서 11승 2무 2패의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키움, NC와는 팽팽하다. 상대 팀의 상생 관계가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적다. 하지만 KT는 이동 거리가 짧다는 장점이 있다. KT로서는 10월 23일 삼성과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향후 잔여 경기 전략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KT와 삼성의 선두 경쟁 구도에 LG는 마지막 변수가 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LG는 3승만 추가하며 선두에서 멀어졌다. 2위 삼성에도 2경기 차로 밀리며 2위 경쟁마저 쉽지 않아졌다. 다만, KT와 삼성이 혼전을 벌이면서 틈이 생겼다. LG는 선두 경쟁 3개 팀 중 가장 많은 잔여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일정 간격을 유지한다면 스스로 운명을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다. 

LG로서는 주말 잠실 라이벌 두산과의 더블헤더가 포함된 3경기가 그들의 향후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가 2승 1패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선두 경쟁을 지속할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두산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 투수들인 곽빈, 미란다의 벽을 넘어야 한다. 시즌 내내 LG를 괴롭히고 있는 무게감 떨어지는 타선이 이들 선발 투수들을 공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LG가 이 고비를 넘긴다면 남은 대진은 많은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LG는 월요일 롯데와의 홈경기 이후 한화와의 원정 3연전, 롯데와의 원정 2연전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모두 하위권 팀이고 순위 경쟁과도 무관한 팀들이다. 롯데가 중위권 경쟁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지만, 극히 희박한 가능성이다. 즉, 승리에 대한 의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팀들과의 대결이라는 점이 LG가 희망적이다. 상대 전적에서 모두 큰 우세를 보이고 있다. LG가 집중한다면 반전의 팀이 될 조건은 만들어져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많은 잔여 경기 일정으로 인해 LG는 쉼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고 피로가 누적되어 있다. 그들의 장점이 강력한 불펜진도 다소 지친 모습이다. KT, 삼성과 달리 부상 선수의 변수가 존재한다. 외국인 타자 보어는 전력에 보탬이 안되고 있다. 순위 경쟁에 모든 걸 쏟아붓다 실패할 경우 포스트시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시즌 LG는 2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면서 4위로 추락한 아픈 경험이 있었다. 그 후유증으로 LG는 포스트시즌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LG로서는 잔여 경기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사다난 했다는 말이 딱 맞는 2021 시즌이었다. 그 시즌의 막바지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다. 선두 경쟁 역시 누구에게도 쉽게 그 자리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진출을 기대하고 있는 KT나 2015 시즌 정규리그 우승 이후 긴 침체기를 겪은 이후 왕조 부활을 꿈꾸는 삼성이나 1994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우승과 거리가 있었던 LG 모두 우승이 절실하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할 수 있는 정규리그 우승은 그 길로 가는 첫걸음이다.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자리다. 자칫 동률이 나와 사상 최초로 우승 결정을 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그렇게 되면 2021 시즌 이야깃거리는 더 늘어난다. 누가 그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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