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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경남 통영 출사 때 지역 수협의 협조를 얻어서 멸치잡이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멸치잡이 어업을 정확하게 말한다면 기선권현망어업이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물을 거대한 보자기 같이 만들어 물고기 어군들을 몰아 가두어 올리는 것인데요. 통영 지역에서는 멸치잡이를 관장하는 기선권현망어업조합이 있어 바다에서 멸치잡이와 가공,  상품화 경매 과정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그 조합의 협조를 얻어 바다에서 멸치를 잡는 과정을 하나하나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이 장면들이 먼 기억속2009년의 한 장면이 되었네요. 그 때는 사진에 흥미를 느껴 이것저곳 마구 다녔었는데 사진 실력이 없어 자충우돌 하던 시절의 기억들도 다시 떠올려 보면서 그 때의 장면들을 수정 보완하여 다시 끌어올려 보았습니다.  






배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면서 바다로 나갑니다.
저 멀리 어촌 마을이 점 같이 작게 보입니다. 꽤 먼 바다로 나왔습니다. 





저 멀리서 배 두척이 그물을 끌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쌍끌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그 모습이네요.
이 어선들이 그물로 멸치 떼를 가두고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는 망선들입니다.



망선은 보통 2척으로 구성되고요. 어탐선이 뒤 따르면서 조업에 관한 전반적인 상황을 지시합니다.
이 어탐선에 선장이 타게 되는데 예전에는 선장의 경험으로 그물을 치는 작업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레이더 어군 탐지기가 큰 역할을 하지만 아직도 선장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하네요. 







어딘가에서 짐을 잔뜩 실고 배 한척이 선단에 다가섭니다.
평평한 모양이 항공모함 같은데요.
이 배가 잡은 멸치들을 현장에서 가공하고 육지로 옮기는 가공, 운반선입니다.
예전에는 가공선, 운반선이 따로 운영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배 한척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하네요.



이렇게 멸치 조업 선단은 사령선이라 할 수 있는 어탐선 1, 그물을 끄는 망선 2, 가공운반선 1 도합,
4척 정도로 운영됩니다. 필요에 따라 그 수가 늘어나기도 합니다. 








멸치 선단이 모두 모였습니다.
잡은 멸치들을 이제 옮겨야 하는데요. 








예전에는 사람이 그물을 배 위로 끌어 올렸지만
최근에는 강력한 흡입기를 이용해서 선상으로 멸치들을 끌어 올립니다.
나중에 멸치를 터는 작업이 필요없을 만큼 깔끔하게 말이죠. 



이제 멸치들의 품질을 결정할 중요한 작업이 이어집니다. 







잡아 올린 멸치들은 즉시 끓는 물에 삶아집니다.
이후 쟁반같은 운반대로 이동되어 모아지고 육지로 향하게 됩니다.

현장의 신선한 상태의 멸치들을 선상에서 1차 가공을 함으로서 신선도를 높입니다.
육지에서는 건조과정만을 담당하게 되고 상품화의 과정까지 단축하게 됩니다.

삶아지는 물의 온도가 굉장히 높기에 작업에는 위험이 항상 수반됩니다.
작업의 속도도 빨라야 하기 때문에 숙련도 있는 분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위험성 때문에 멸치를 삶는 과정을 근접해서 담지는 못했습니다.
끓고 있는 물이 하얀 수증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가공선 전체에 뿌연 안개가 낀 듯 하네요. 










삶아진 멸치들이 운반대에 담겨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그 열기가 옆에 있는 저한테도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일하는 선원들 중에 상당수가 외국인 근로자더군요.

일이 위험하고 힘들다 보니 내국인들이 이 일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고
그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들이 채우고 있었습니다.
고된 일이지만 이들은 너무나 열심히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좀 더 나은 삶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쉼 없이 일할 수 있겠지요? 








작업장의 열기와 선원들의 열정과 땀이 함께하면서 작업은 계속 이어집니다.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멸치들을 점점 더 우리들의 식탁과 가깝게 하고 있었습니다. 







1차 가공이 끝난 멸치들이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가공된 멸치들이 햇살에 닿으니 은색의 빛깔이 더 두드러 집니다. 바다의 은이 바로 여기 있었네요. 
이 운반대에 있는 멸치를 맛 보라고 주셨는데 따뜻하고 신선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이 멸치들과 함께 조업 현장을 뒤로하고 육지로 향합니다. 







배는 긴 항해끝에 작은 포구에 도착했습니다.
다시 바다와 작별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남해바다의 멋진 경치뿐 아니라 생생한 삶의 현장을 담을 수 있어 마음 한편이 뿌듯해 졌습니다.

최근 외국의 값싼 멸치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종사하시는 분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고 합니다.
실제 작업 현장을 보니 어민들의 노고가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현실에 마음이 아픕니다.
여름에는 해파리까지 기승을 부려서 조업조차 힘들게 한다고 하는데 어민들의 노력의 좋은 결실로
이어지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안타까움이 커집니다.

아직 여름의 뜨거움이 남은 8월이지만
너무나 뜨거운 현장의 모습들이 더위를 잊을 만큼 많은 생각들을 하게합니다.

저 부터 " 국산 멸치 맞지요" 하면서 우리 멸치를 먼저 고려해야 겠습니다.
어업인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사진, 글 : 지후니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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