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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SK의 정규리그 미지막 4연전의 첫 경기는 치열한 접전이었습니다. 양팀은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승부는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양팀이 최선을 다한 결과는 3 : 3 무승부였습니다. 2위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K에게 너무나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1위를 확정지은 삼성은 결코 느슨하지 않았습니다. 경기를 지켜본 2위 롯데는 속으로 미소지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기를 대하는 자세는 분명 차이가 있는 경기였습니다. 승리에 대한 열망은 SK가 훨씬 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 많이 남은 경기수는 더 많은 승리가 필요함을 의미했습니다. 그만큼 마음이 급한 SK였니다.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삼성은 여유가 있었습니다. 선수들의 개인기록에 대해서도 배려해 줄 수도 있었고 부상방지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삼성은 최선을 다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치열한 2위 싸움에 있어 오해를 받을 행동을 피하려는 듯 보였습니다. 정규리그 종료 후 긴 휴식기에 들어가는 만큼 경기 감각 유지를 위해 남은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입니다. 주전 라인업이 그대로 나왔고 투수 로테이션 역시 정상적으로 가동되었습니다.

삼성의 저마노, SK의 고효준이 맞선 선발투수 대결은 4회초 삼성의 집중안타로 균형이 무너졌습니다. 삼성은 4회에만 3득점 하면서 리드를 잡았습니다. SK는 더 초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SK 고효준은 평소와 달리 볼넷 1개만을 내주는 안정된 제구로 6.1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습니다. 위기 관리 능력도 보여주었습니다. 4회 한번의 흔들림이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리드를 빼았긴 SK는 초초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삼성의 선발 저마노의 투구에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저마노의 뒤는 삼성의 막강 불펜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후반으로 간다면 패배가 확실했습니다. SK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상호의 2점 홈런은 SK가 추격의 의지를 더 높이는데 큰 힘이되었습니다.

5회말 나온 정상호의 2점 홈런은 경기를 접전 양상으로 만들었습니다. SK는 이후 고효준에 이어 나온 불펜투수들의 호투로 추가 실점을 막았습니다. 삼성은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승기를 확실히 잡지 못했습니다. SK는 저마노를 이어 나온 정현욱이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대타 박진만은 노련미를 발휘하면서 동점 희생플라이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후 경기는 양팀 불펜 대결 양상이이었습니다. 팽팽한 대결이었지만 경기 주도권은 SK로 넘어간 상태였습니다. SK는 거듭 역전의 기회를 잡았지만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삼성의 3번째 투수 정인욱은 계속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운영 능력을 보였습니다. 삼성은 고의사구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SK 공격 흐름을 끊었습니다. SK의 적시타는 끝내 나오지 않았습니다.

양팀의 방패는 강했고 타자들은 지친상황, 정규 이닝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연장까지 승부를 이어갔습니다. 연장에서도 SK는 경기를 끝낼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그때마다 촘촘한 수비와 고의사구를 또 다시 활용하면서 위기를 탈출했습니다. 심성의 신인 정인욱은 연장까지 3이닝을 투구하면서 무실점으로 SK 타선을 막았습니다.

SK역시 마무리 투수로 활용중인 엄정욱과 박희수, 정우람을 연달아 투입하면서 승리의지를 끝까지 보였습니다. 하지만 타선에서 결정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치열한 불펜대결은 양팀 모두에게 무승부를 만들어줄수는 있었지만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없었습니다. 힘이 크게 떨어진 양팀 타선은 더 이상 득점을 할 힘이 없었습니다.

양팀의 연장 접전은 끝내 그 승부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2위 추격에 박차를 가해야 할 SK로서는 전날 넥센전 완봉패와 더불어 또 한번의 아쉬움을 남겨야 했습니다. 살아나는가  했던 타선이 다시 침묵한 것인 결정적이었습니다. 삼성은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았고 SK는 전력만 소모만 하고 2위 추격에 제동이 걸리고 말았습니다. 남은 삼성전도 힘겨운 승부를 예감케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SK의 연 이틀 부진으로 롯데는 한 숨 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은 4경기에서 2승 2패만 거두면 사실상 2위를 굳힐 수 있는 유리한 입장입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템파베이가 9월 9게임의 차이를 뒤집는 기적을 연출했듯이 방심은 금물입니다. 롯데는 9월 두 차례 대 역전패를 당하면서 방심이 가지고 온 큰 아픔을 경험했습니다. 선수들도 이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롯데는 이번 주 단 한경기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30일 벌어지는 두산전은 레전드 최동원 선수를 추모하는 최동원데이 행사가 함께 열립니다. 승리에 대한 의미가 그 어느때 보다 큰 경기입니다. 롯데로서는 2위로 가는길을 더 편하게 할 수 있고 레전드에 승리를 바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분명 선수단 전체가 경기가 가지는 의미를 잘 알것입니다.

SK가 주춤하면서 롯데는 2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정규리그는 끝나지 않았습다. 자력으로 2위를 확정짓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2위 경쟁을 포기한 4위 KIA지만 내심 2위 자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롯데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4일간의 긴 휴식일은 선수들의 체력회복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경기 감각 유지에는 나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비중이 큰 경기에 대한 중압감이 이에 더해지면 의외로 고전하는 경기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롯데는 30일 경기에서 총력전을 예고했습니다. 10월 4일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 송승준을 제외하고 전 투수를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선발 사도스키가 조금만 부진하면 선발진 중 한 명이 그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롯데에게 30일 경기 승리가 가지는 의미는 상당합니다. 이 고비만 넘긴다면 남은 경기에 대한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목요일 삼성과 SK 대결 결과에 미소지을 수 있었던 롯데가 그 기회를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두산의 고추가루에 또 한번 매운맛을 경험할지, 롯데가 30일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2위 싸움의 윤곽도 어느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심종열,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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