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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례 이적 폭풍이 몰아친 이후 FA 시장이 정리되는 느낌입니다. 해외 진출을 선언한 선수외에 몇 몇 선수만이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행선지는 정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FA 시장에서 롯데는 가장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팀의 간판 선수인 이대호가 일본행을 굳혔고 불펜의 핵 임경완도 잃었습니다.

가뜩이나 전력의 누수가 심한 상황에서 더 큰 누수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 중에서 이대호의 공백이 역시 가장 커보입니다. 이대호의 성적과 능력뿐만 아니라 그가 지닌 상징성을 고려할 때 롯데의 손실은 상당합니다. 벌써부터 이대호 없는 롯데의 내년 시즌에 대한 우려가 높습니다. 팀의 구심점이 되는 선수의 자리는 단순히 메워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미 생겨버린 전력을 공백을 지켜만 볼 수 없는 것이 롯데의 입장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이에 대한 해법마련이 필요합니다. 롯데는 언론보도가 맞다면 이대호를 잡기위해 투자하기로 한 막대한 자금이 있습니다. 전력보강을 위한 실탄이 충분함을 의미합니다. 롯데가 내년시즌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면 움직임이 있어야 합니다.

현재 롯데는 투수진 보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만 중심타자가 빠진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해야할 상황입니다. 당장 30홈런 100타점 선수의 공백은 분명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내년 시즌을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우선은 외부로부터의 선수영입이라는 방안이 떠오릅니다. 핵심선수간 트레이드가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에서 전력보강을 위한 방법은 FA 시장을 이용하는 것이 유일한 통로입니다. 외국인 선수의 영입도 고려할 수 있지만 투수력 보강도 절실한 롯데로서는 타자의 영입을 고려하기 힘들 것입니다.

롯데가 노리던 유력후보 이택근이 넥센으로 유턴한 상황, 현재 남아있는 FA 대상 선수들은 김동주와 조인성이 있습니다. 모두 두산과 LG의 핵심선수이고 만만치 타격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조인성의 경우 포수라는 포지션이 강민호가 겹칩니다. 영입의 가능성은 현저하게 떨어뜨립니다. 김동주의 경우 보다 긍정적입니다. 30대 후반의 나이가 마음에 걸리지만 찬스에서의 클러치 능력과 풍부한 경험, 그리고 투수들에게 주는 위압감이 이대호 못지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잔 부상이 많다는 점이 걸림돌입니다. 김동주는 최근 수년간 풀타임을 거의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전 경기를 소화해줄 내구력 있는 4번타자가 필요한 롯데로서는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선수를 영입하기가 부담스럽습니다. 여기에 이전보다 현저하게 떨어진 장타력도 영입을 망설이게 합니다. 실제 김동주의 홈런수는 잠실을 홈으로 쓰는 점을 고려해도 크게 격감했습니다.

그가 점점 하향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장타력 저하는 더 심화될 수 있습니다. 이대호를 대체할 선수로 뭔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여기에 두목곰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그가 지니는 미스터 두산이라는 이미지도 영입을 망설이게 합니다. 두산의 간판 선수를 영입하는데 따른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었습니다.

또한 최대 21억에 이를 보상금과 유망주의 출혈도 고려대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김동주가 연봉이 아닌 계약기간의 이견으로 두산과의 협상이 결렬된 점을 고려하면 김동주가 원하는 3년 이상의 계약을 보장해줄 수 있을지도 고민스러운 부분입니다. 김동주의 영입은 그저 흥미로운 상상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남은건 내부자원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올 시즌 중심타선을 구성했던 선수 중 장타력을 지닌 선수들이 그 후보들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역시 홍성흔입니다. 홍성흔은 경험이 풍부하고 근성있는 플레이로 팀 기여도가 높습니다. FA로 팀에 영입되었지만 선수들의 리더로 그 비중이 상당합니다. 4번타자라는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는 담력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급격히 떨어진 장타력이 문제입니다. 좌익수 전환의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올 시즌 홍성흔의 홈런포는 사실상 실종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타점도 급감했습니다. 시즌 막판 분전으로 3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정교함은 어느정도 유지했지만 2010년 시즌의 무서운 타격과는 큰 거리가 있었습니다. 장타자로의 변신이 30대 후반에 접어든 그에게 무리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폭발적인 타격을 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대호 효과가 사라진 상황에서 상대 투수들의 집중견제를 견뎌내기에는 힘이 부칠 수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4번타자 후보이긴 하지만 불안감을 함께 지니고 있는 것이 홍성흔이기도 합니다. 홍성흔외에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을 겸비한 강민호도 후보로 둘 수 있지만 포수로서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하는 그에게 4번타자의 자리는 너무나 버겁습니다.






롯데가 리빌딩을 하는 과정이라면 젊은 선수를 과감히 발탁하는 모험도 가능하겠지만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를 달성한 이후 한층 더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증된 4번 타자가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결국 홍성흔을 4번에 배치하고 이를 보완할 라인업 구성으로 내년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 시즌 새롭게 롯데 타선의 핵으로 떠오른 김주찬, 손아섭, 전준의 젊은 트리오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조성환이 부활하기를 기대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이대호를 대체할 자원인 박종윤이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길 롯데는 기대할 것입니다. 내야진의 젊은 피, 손용석 양종민이 확실한 성장세를 보인다면 만만치 않은 타선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긍정론에 입각한 예상입니다. 이대호의 빈자리는 시즌 내내 롯데의 괴롭힐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대호의 일본행이 무산되는 극적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진출의 의지가 강한 그가 롯데로 유턴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롯데로서는 타선 보강이의 숙제를 동계훈련 내내 안고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않다는 것은 그 고민을 더 깊게하고 있습니다. 투수력의 대폭 보강을 통한 팀 컬러의 변신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에이스 장원준이 군입대한 상황에서 현상유지도 버거운 것이 현실입니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동안 롯데의 야구의 색깔로 굳어진 공격의 팀 이미지를 바꾸기도 쉽지않습니다.

이래저래 이대호의 빈자리는 롯데의 고민을 깊게하고 있습니다. 과연 롯데가 어떤 방법으로 4번타자의 공백을 메울지 아니면 그 자리가 내녀시즌 롯데 타선의 약화를 더 가속시킬 블랙홀이 될지 롯데의 해법이 주목됩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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