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 롯데의 좌완 갈증을 풀어줄까?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주력 선수들을 내주기만 하던 롯데가 선수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롯데가 그토록 원하던 수준급 불펜투수, 확실한 좌완투수인 SK의 작은 이승호와 입단 계약을 하는 것에 성공한 것입니다. 베테랑 불펜투수 임경완의 이적으로 고심하던 롯데는 이승호의 영입으로 한 시름 덜 수 있게 되었습니다. SK 막강 불펜의 일원이었던 이승호는 전력 상승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은 카드입니다.

이승호의 타팀 이적은  FA 시장이 열리면서 어느 정도 예상되었습니다. SK는 정대현에 비해 이승호에 대해서는 그 협상에 있어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풍부한 좌완 불펜진에 올 시즌 박희수라는 영건을 얻은 SK로서는 이승호에게 막대한 금액을 투자할 마음이 없었습니다. 정대현의 이적으로 빈 사이드암 불펜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임경완을 영입한것은 이승호에 대한 마음을 접은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이러한 구단의 태도는 함께 해외진출까지 생각하던 이승호의 마음을 팀에서 더 멀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불펜보강이 절실해진 롯데는 이승호에게 보다 더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고 이승호는 그에 화답했습니다. 이승호의 롯데 이적으로 롯데와 SK는 두 명의 불펜투수와 함께 보상선수까지 2 대 2 트레이드를 하는 모양세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승호는 지금까지 롯데가 그토록 원했던 수준급 좌완 불펜투수입니다. 불펜에서도 셋업맨과 마무리, 선발투수도 가능한 전천후 투수이기도 합니다. 장원준이 빠진 좌완 선발의 자리는 물론이고 강영식 외에 믿을만한 투수가 없었던 좌완 불펜, 김사율과 함께 마무리로도 기용할 수 있는 롯데의 가려운 것을 긁어줄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이승호로서도 SK 시절보다 한층 더 높아진 기대를 알고있을 것입니다. 그 스스로도 인텨뷰에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SK 벌떼 야구의 일원이 아닌 롯데의 명운을 쥔 선수가 되었다는 것은 자신의 가치가 높아졌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그에 따른 책임감과 부담감이 함께 따라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승호는 고교시설부터 초고교급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SK의 전신 쌍방울의 1차 1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한 이승호는 입단 직후부터 SK의 기둥투수로 활약했습니다. 고졸선수 답지 않은 담력과 과감한 승부, 다이나믹한 투구폼까지 에이스의 자질이 충분한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쌍방울을 인수한 SK는 선수부족에 시달렸고 이는 투수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승호의 혹사는 불가피했습니다.

입단이후 줄곳 무리한 투구를 이어가던 이승호는 부상을 피할 수 업었습니다. 긴 부상과 재활을 통해 이승호는 돌아왔지만 그가 가지고 있던 불같은 강속구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팀의 에이스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승호는 불펜투수로의 변신을 모색했고 그 결과는 대 성공이었습니다. 불펜투수 변신이후 이승호는 SK 우승의 주역으로 큰 활약을 이어갔습니다.

구위는 떨어졌지만 그것을 대시하는 경기운영과 다양한 변화구가 그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2010년 시즌에는 20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팀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기도 했고 팀이 원하면 선발투수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만큼 그 기여도가 높았습니다.

불펜투수로의 영광 이면에는 잦은 등판으로 인한 부상의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2010년 시즌 후반부터 부상의 여파는 구위를 크게 떨어뜨렸고 올 시즌 초반에도 우려를 자아내게 할만큼 그 내용이 좋지 못했습니다. FA를 앞둔 시즌에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져갔습니다. 하지만 이승호는 후반기부터 제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포스트 시즌에서는 좋은 투구로 자신의 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후반기 그리고 포스트시즌의 활약은 그에 대한 평가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한 롯데로 팀을 옮길 수 있었습니다. 롯데은 꼭 필요한 불펜투수를 얻었고 이승호는 새로은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롯데로서는 약해진 전력을 보강위한 최선의 카드를 얻었습니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이승호는 분명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부상만 없다면 롯데불펜의 핵심요원으로 그 역할이 기대됩니다. 강영식에 의존하던 좌완 불펜진에 더 확실한 승리카드가 들어온 것은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강영식을 분발하게 하면서 좌완 불펜진의 힘을 더 강하게 할 수 있습니다.

부상재활 후 불펜진에 속해있던 이명우는 선발진 합류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명우의 투수패턴은 불펜보다 선발이 더 적합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는 장원준이 빠지면서 사라진 좌완 선발투수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줄 해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이승호가 이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롯데는 이승호에게 필승불펜의 역할을 더 기대할 것입니다. 그의 경험과 투구의 노하우는 또 한명의 마무리 투수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승호의 영입은 롯데가 오랜 기간 가지고 있었던 좌완투수, 그것도 불페투수의 갈증을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이승호가 이제 30살을 넘긴 나이임을 감안하면 당분한 좋은 구위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투수들간 역할분담이 명확했던 SK에 비해 그 비중이 훨씬 더 커진 롯데에서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수로서는 크지 않는 176cm의 키, 작은 키지만 그 누구보다 강한 투구를 했던 이승호였습니다. 그가 경험했던 가지고 있는 우승의 노하우는 롯데의 전력의 또 다른 플러스 요인이기도 합니다. 이승호가 부산갈매기의 일원으로 순조롭게 팀에 적응하고 SK에서 보였던 좋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롯데의 전력의 불펜에 있어 오히려 강화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습니다.

과연 이승호가 그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실현시켜 줄지, 오랜동안 풀지못했던 롯데의 갈증을 풀어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SK와이번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