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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프로야구도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가야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각 팀들은 동계훈련의 성과를 바탕으로 주전과 비주전을 가리고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팀전력의 퍼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승부조작 파문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즌을 치르기 위한 준비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 시즌 전 많은 변화를 겪었던 롯데 역시 그 변화의 성공여부를 점검해야 합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돌풍으로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던 롯데는 분명 더 높은 순위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입니다. 투타에 걸친 전력 누수를 외부영입을 통해 메우면서 더 좋은 성적에 대한 열망을 그대로 드러낸 롯데였습니다. 지난해 새롭게 감독에 오른 양승호 체제 역시 확실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부분에 변화가 있었지만 변하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지난 시즌 팀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한 김사율의 자리가 그렇습니다. 특급 마무리 정대현의 영입으로 그의 자리가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새롭게 팀의 주장으로 선임된 그에게 코칭스탭은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고 마무리 투수로서의 자리를 확실하게 보장해 주었습니다. 해마다 그에게 부담이었던 엔트리 진입 경쟁 역시 과거속의 이야기가 된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그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경우에 따라 정대현과 그 자리를 나눠가지거나 셋업맨으로 보직을 변경할 수 있는 경쟁체제로 시즌을 시작해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팀에서 오랜 시간 활약했던 김사율이었지만 쌓아온 성적과 명성에서 정대현에 밀리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김사율 역시 이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정대현의 갑작스런 부상와 수술로 상황이 변했습니다. 정대현의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치해졌진 것입니다. 김사율 1인 체제로 팀의 마무리 투수 자리가 굳어진 것입니다. 김사율로서는 경쟁구도를 덜어낸 것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큰 부담을 안게 되었습니다. 시즌 초반부터 페이스를 올리려 하는 롯데의 입장에서 김사율의 완벽 마무리는 필수적인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김사율은 지난 시즌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로 세이브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연승기간 4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한 두 경기 난조를 보이긴 했지만 후반기 김사율은 리그 최고수준의 마무리 투수였습니다. 그가 기록한 20세이브중 상당부분은 후반기에 집중되었습니다. 김사율이 뒷문을 확실하게 지켜주면서 롯데의 후반기 반격이 실현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빛나는 성적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시즌 초반과 중반까지 김사율은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소 들쑥날쑥한 기용도 영향을 주었지만 안정감 있는 투구내용이 아니었습니다. 프로생활을 10년 넘게한 베테랑 투수였지만 확실하게 믿음을 주지 못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지난해 중반까지 김사율은 이러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후반기 마무리 투수로 고정된 김사율은 한 두 경기 세이브를 성공하면서 자신감을 높였습니다. 이런 자신감은 김사율이 가지고 있었던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공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김사율은 자신의 장기인 다양한 변화구를 살릴 수 있었습니다. 기복이 있던 제구력도 크게 좋아졌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강속구는 아니었지만 타자와 효과적인 승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직구를 과감하게 스트라이크 존에 집어넣을 수 있는 대범함은 가장 많은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을 돋보이게 할 수 있었습니다. 김사율은 후반기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서 긴 무명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김사율은 팀의 베테랑 선수로 존개감을 확실하게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사율은 팀의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사실 불펜 투수가 팀의 주장을 맡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벤치에서 선수들과 항상 함께할 수 없는 것도 있고 항시 출전할 수 있는 보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그럼에도 김사율은 팀내 선수들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주장에 선임되었습니다. 팀의 고참으로서 뿐만 아니라 실력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김시율로서는 큰 변화를 겪고 있는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함은 물론 꾸준한 성적으로 지난 시즌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함께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경쟁자이기도 했지만 무거운 짐을 함께 짊어질 수 있었던 정대현의 부재는 그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신의 앞을 잘 지켜주던 임경완의 부재가 커 보이기도 합니다.

이승호라는 수준급 좌완 불펜이 가세했지만 김사율의 부담을 모두 덜어줄 수는 없습니다. 강영식, 이명우와 더불어 강력한 좌완 불펜라인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은 물론 큰 장점입니다. 상대 좌타선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외 불펜투수들의 역량이 지난해에 비해 더 좋아졌다고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우완 불펜진의 경우 김사율과 짝을 이룰 선수가 당장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시즌 초반부터 성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롯데 입장에서는 시즌 초반부터 김사율을 더 많이 호출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와 더불어 그에 대한 기대치 역시 크게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는 상대의 집중분석과 맞춤 대응에도 적응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지난 시즌전까지 김사율은 비중이 큰 불펜투수가 아니었습니다.






지난 시즌 활약은 그를 다시 보게 하기도 했지만 더 많은 견제를 이겨내야 하는 과제도 안겨주었습니다. 지난해와 같은 패턴과 구질로는 힘든 시즌이 될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활약으로 그의 투구에 대한 장단점은 상대에게 파악된 상황입니다.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가 아니라는 점도 불안요소입니다. 더 좋은 활약을 위해서는 더 정교한 제구력과 더 복잡한 수 싸움이 필요할 것입니다.

김사율 개인에게 올 시즌은 중요합니다. 팀의 주장으로 좋은 팀 성적을 이끌어야 하기도 하지만 마무리 투수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혀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성적이 결코 반짝 활약이 아님을 보여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가 짊어져야할 무거운 짐을 극복해야 합니다. 이것이 부담감으로 작용한다면 큰 악재가 되지만 책임감에 따른 높은 집중력으로 이어진다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김사율은 결코 반짝 스타가 아닙니다. 긴 무명의 세월을 견뎌내면서 정신적으로 기술적으로 강해진 선수입니다. 시련을 견딜 내공도 가지고 있지만 작은 성공에 자만하는 가벼움도 또한 없는 선수라 할 수 있습니다. 올 시즌 더 많은 역할을 해야하는 부담에도 이를 잘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실을 가지게 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김사율이 팀의 주장으로 완벽한 마무리 투수로 불펜의 구심점이 되어 또 한번 활약한다면 롯데의 2012년 역시 긍정적인 흐름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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