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치르는 롯데와 삼성은 1위와 7위라는 순위 차가 있었지만, 승리에 대한 절실함은 한결같았습니다. 롯데는 주말 3연전의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만회해야 했고 일요일 끝내기 패배의 후유증을 벗어날 필요가 있었습니다. 1위 수성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전이었습니다. 삼성 역시 최강팀이라는 평가에도 하위권을 전전하는 팀 분위기를 일신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양 팀은 상대 타자들에 강점이 있는 송승준과 윤성환을 선발로 내세웠고 두 선발투수들은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호투를 해주었습니다. 선발투수들의 호투 속에 경기는 1 : 0, 삼성의 리드가 경기 후반까지 지속하는 치열한 투수전으로 전개되었습니다. 결국, 삼성은 초반에 얻은 1점과 9회초 얻은 1점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2 : 1로 경기를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반면 롯데는 9회 말 오승환을 상대로 또 한번 기적을 연출하는가 했지만 중심 타자들이 연속 삼진을 당하면서 0패를 모면한 것이 만족해야 했습니다. 롯데의 선발 송승준은 112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면서 이닝 6피안타 1실점의 빛나는 역투를 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을 잃었고 패전의 멍에까지 써야 했습니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8.0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롯데로서는 팀 4안타로 팀 타선 전체가 부진했고 이는 경기를 어렵게 끌고가는 원인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삼성은 타선이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면서 팀 11안타를 기록했고 타격의 팀 롯데보다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삼성 역시 올 시즌 문제가 되고 있는 득점력 빈곤의 문제를 확실히 풀진 못했습니다. 양팀 모두 원할한 공격은 아니었지만 롯데 타선이 더 부진한 것이 승부를 갈랐습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삼성이 주도했고 그 흐름이 거의 끝까지 이어졌습니다. 롯데는 경기 전 중요한 숙제가 있었습니다. 에이스 역할을 하지 못하는 송승준의 부활 투가 나올 수 있을지와 지난 첫 대결에서 무득점에 그친 윤성환을 공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지난주 흔들림을 보였던 불펜진이 다시 안정감을 찾을지도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송승준에 대한 걱정은 해소되었습니다. 송승준은 기존의 직구와 포크볼을 위주로 한 투구 조합에 변화를 주면서 호투했습니다. 주 무기 포크볼 외에 커브와 투심을 활용하면서 구질의 다양화를 추구했습니다. 이는 성공적이었고 직구의 위력을 더 배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전부터 삼성전에 강점이 있었던 송승준은 앞선 두 경기보다 훨씬 안정된 투구로 그 명성을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문제는 뜻하지 않은 실책에 의한 실점이었습니다. 3회 초 삼성공격에서 송승준은 하위 타선을 상대로 힘을 뺀 투구를 하다가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8번 이정식에서 안타를 허용한 이후 1 아웃을 잡아낸 송승준은 이어진 김상수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1, 3루의 위기를 맞이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여기서 롯데 내야진의 무리한 플레이와 실책, 그리고 송승준 자신의 송구 실책이 겹치면서 선취점을 허용한 것입니다.
송승준으로서는 자신의 연관관 수비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된 것이 너무나 아쉬웠을 것입니다. 이전 경기에서의 부진을 씻어내기 위해 절치부심했던 그로서는 허탈한 순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송승준은 이후 냉정함을 되찾고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습니다. 이후에도 송승준은 다양한 변화구와 각도 크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잘 조화시키면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습니다.
그 사이 송승준의 탈삼진은 9개를 기록했습니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공의 구위나 제구가 살아났습니다. 근소한 접전이 이어지면서 송승준의 더욱 더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굳건히 마운드를 지켜냈습니다. 마운드가 안정되면서 수비도 좋아졌습니다. 신인 신본기는 유격수 포지션에 수 차례 호수비를 펼치면서 삼성 공격의 맥을 끊어주었습니다. 3회 초 연속 실책 이후 롯데 수비는 안정감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윤성환과 두 번째 대결하는 타선이었지만 공략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윤성환은 강속구를 아니었지만, 종속이 좋은 직구와 투심 계열의 직구, 커브, 포크볼의 조합의 롯데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습니다. 윤성환의 8.0이닝을 투구할 동안 롯데가 기록한 안타는 2개뿐이었습니다. 그것도 손아섭의 2안타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윤성환의 공에 고전했습니다.
출루가 안되는 상황에서 공격의 해법을 찾을 길은 원천적으로 봉쇄되었습니다. 주자의 출루로 윤성환을 흔들어야 했지만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롯데 타선은 적극적인 타격으로 대응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못했습니다. 윤성환은 롯데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면서 8.0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의 완벽투를 선보였습니다. 호투한 송승준이 너무나 큰 벽을 만난 셈이었습니다.
이렇게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된 경기는 막판에 가서야 타선에 불이 붙었고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9회 초 삼성은 롯데의 불펜 강영식을 공략하면서 추가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강영식은 좌타자인 4번 최형우부터 상대했지만, 공이 전반적으로 높았습니다. 삼성은 최형우의 2루타와 조영훈의 안타, 손주인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1점을 더 추가했습니다. 오승환이 대기하는 상황에서 그 무게감은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삼성은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롯데 수비진의 집중력이 그것을 막았습니다. 무사 1, 2루에서 진갑용의 삼진 때 강민호는 빠른 송구로 삼성의 3루 도루를 저지했고 이어진 안타때에는 손아섭이 멋진 홈 송구가 추가 실점을 막아냈습니다. 그대로 무너질 수 있는 흐름이었지만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집중력은 9회 말 공격에서 발휘되었고 오승환을 또 한 번 진땀나게 했습니다. 김주찬의 2루타로 무사 2루의 기회를 잡은 롯데는 전준우의 2루타로 또 한번 오승환을 상대로 역전극을 펼칠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오승환 역시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1사 2루의 기회는 분명 기대를 하게 했습니다. 홍성흔, 박종윤으로 이어지는 타선이 또다시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 낼 것 같았습니다.
롯데 팬들의 이러한 바램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냉정함을 되찾은 오승환은 또 다른 실패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마음을 추스른 오승환은 홍성흔과 박종윤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힘겹게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적극 나서는 롯데 타자들의 심리를 잘 이용한 포수 진갑용의 노련한 리드가 세이브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결국, 롯데는 오승환을 상대로 또 다시 1득점을 하면서 경기 내내 침체되었던 분위기를 살려내고 오승환에 대한 자신감을 더 가지게 되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경기였습니다. 특히 30개 가까운 투구 수를 기록한 오승환의 다음 경기 등판이 힘들어진 상황은 다음 경기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로서는 아쉬운 패배였지만 모두 잃기만 한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주중 첫 경기 패배로 롯데는 연패를 탈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1위 자리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SK에 내주고 말았습니다. 만약 홈에서 위닝 시리즈에 실패한다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습니다. 월요일 휴식 후 떨어진 선수들이 타격감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로 보입니다. 타격감이 올라온 손아섭과 중심 타선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 박종윤의 타순 조정도 고려할만합니다. 수요일 선발 등판하는 사도스키의 호투가 중요해졌습니다.
과연 삼성이 화요일 승리의 여세를 몰아 연승으로 팀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인지, 롯데가 반격의 1승과 동시에 1위로 자리에 다시 한번 자리할 수 있을지 상.하위권의 격차가 줄어든 상황에서 두 팀의 주중 3연전 역시 뜨거울 전망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스포츠 > 롯데자이언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끈끈함의 대결, 마지막에 웃은 팀은 없었다. 5월 10일 롯데 vs 삼성 (4) | 2012.05.11 |
---|---|
롯데 끝내 열지못한 득점의 문, 그리고 3연패. 5월 9일 롯데 vs 삼성 (3) | 2012.05.10 |
롯데 최대성, 3개의 피홈런이 보약 될까? (6) | 2012.05.08 |
롯데, 또 다시 무너진 필승 불펜, 패배를 더 아프게 하다. 5월 6일 롯데 vs SK (6) | 2012.05.07 |
롯데에게 행운, SK에게 악몽이었던 7회. 5월 5일 롯데 vs SK (3) | 2012.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