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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경기에서 노장 이용훈의 역투와 SK의 실책에 편승한 롯데는 다음 날도 유리한 흐름에서 경기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롯데 타선의 극심한 부진 속에 롯데는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습니다. 경기 막판 박종윤의 극적인 홈런으로 경기를 반전시켰지만 믿었던 승리 불펜진의 중심인 최대성이 한 주에만 3번 째 구원에 실패하면서 5 : 3의 쓰라린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6이닝 7탈삼진 2실점 한 고원준의 선발 역투와 경기에 승리했다면 영웅의 될 수 있었던 박종윤의 역전 2점 홈런도 무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선제 1점 홈런을 치면서 공수에서 활약한 강민호 역시 주목받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팀 전체 3안타의 부진이 아쉬웠고 불펜 에이스 최대성이 또 다시 홈런으로 무너지면서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는 점도 그 아쉬움을 더했습니다.

 

여기에 마무리 김사율마저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팀이 패배했다는 사실은 그동안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주었던 불펜의 불안을 키우는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가장 강한 불펜 투수들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1위 자리를 지키기는 했지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경기였습니다.

 

초반 경기는 홈런 공방전 속에 SK의 근소한 리드로 전개되었습니다. 2회 초 강민호는 SK 선발 송은범의 변화구 실투를 그대로 홈런으로 연결했습니다. 그동안 쉼 없이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였던 강민호였지만 타석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그동안 뜸했던 장타력을 발휘했고 초반 팀 분위기를 이끌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롯데의 상승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SK 역시 장타로 이에 응수했기 때문입니다. 2회 말 SK의 4번 타자 이호준은 롯데 선발 고원준의 직구를 홈런으로 연결했습니다. 다소 가운데 몰리긴 했지만 비교적 제구가 잘 된 공이었지만 최근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돌아온 4번 타자의 방망이를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카운트를 잡기 위해 힘을 빼고 던진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 실점이었습니다. 홈런을 허용한 이후 고원준은 순간 냉정을 잃었습니다. 다음 타자 박재홍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고원준은 폭투와 보크를 연발했고 정상호의 희생플라이 때 또 한 점을 사실상 헌납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지만, 투수전의 전개되는 경기에서 그 한점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2회에 득점을 주고받은 양 팀은 이후 선발 투수들의 호투 속에 중반에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SK는 선두타자 출루가 막히면서 안타가 산발로 처리되었습니다. 앞선 등판에서 컨디션을 회복한 고원준은 투구수가 다소 많았지만 더 좋은 투구 내용으로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롯데 타선이었습니다. 2회 강민호의 1점 홈런 이후 롯데 타선은 6회 까지 안타는 물론이고 출루조차 없었습니다.

 

최근 롯데 타선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의외의 타선 부진이었습니다. 송은범이 롯데전에 강점이 있었지만, 부상 재활 후 복귀한 선수이고 전날 기분 좋은 승리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롯데였기 때문입니다. 일주일간 이어진 긴 원정에 선수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가진 것도 원인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롯데 타자들을 송은범의 빠른 직구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너무 쉽게 이닝을 마치는 무기력증을 보였습니다.

 

답답한 흐름의 경기를 펼치던 롯데는 SK의 불펜이 가동되기 전 변화를 가져와야 했습니다. 그 변화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7회에 일어났습니다. 1사 후 전준우의 볼넷 출루는 박종윤이 만들어낼 반전드라마의 서막이었습니다. 홍성흔의 삼진으로 2사 1루가 된 상황에서 박종윤은 송은범의 몸쪽 직구를 우측 담장으로 넘기는 타구를 날릴 것입니다.

 

최근 4할대의 맹타를 치는 타자에서 슬럼프 기미를 보이던 박종윤이었기에 홈런은 더 극적이었습니다. 7회 박종윤의 홈런까지 롯데가 기록한 안타는 단 2개였지만 그 안타가 모두 홈런이 되면서 3점을 얻어내는 경제적 야구로 롯데는 승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롯데 타선의 부족한 부분이었던 장타력이 일요일 경기 롯데의 답답함을 풀어준 것입니다.

 

이후 롯데는 7회 말 불펜의 이명우, 김성배, 강영식을 연달아 투입하면서 SK의 반격을 막아냈고 승리를 향해 한발 짝 더 다가섰습니다. 송은범의 호투와 함께 승리 분위기를 잡아가던 SK로서는 다소 힘이 빠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대로 또 한 번의 위닝 시리즈를 완성하고 싶었던 롯데였지만 필승 불펜 조의 붕괴가 원치 않는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8회 말 1사 후 등판한 최대성이 또 다시 홈런에 무너진 것입니다. 최대성은 직구로 정면 승부를 펼쳤지만 최정의 힘이 그 공을 이겨낸 것입니다. 빠른 공을 노린 최정은 정확한 타이밍에 최대성의 공을 받아쳤고 그 공은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홈런이 되었습니다. 다시 3 : 3 동점, 승리를 예상했던 롯데는 망연자실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주에 3개의 홈런을 그것도 결정적인 순간 최대성 역시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이후 후속 타자들을 잘 처리하면서 더는 실점하지 않았지만, 주력 불펜들을 대부분 소모한 롯데로서는 허탈감을 감출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다시 역전된 양 팀의 분위기는 9회말 SK의 끝내기 승으로 이어졌습니다.

 

9회 말 유재웅의 안타와 박정권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의 기회를 잡은 SK는 대타 조인성을 내세웠습니다. 노련한 조인성에게 결정적인 한 방의 기대한 것입니다. 롯데는 마무리 김사율의 마운드에 올리면서 승부를 걸었지만 전날 1실점 하면서 다소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던 김사율은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김사율은 카운트를 잡기 위해 직구로 승부를 걸었지만 공 끝의 힘이 없었습니다. 조인성의 노림수는 그 공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조인성의 타구는 끝내기 2점 홈런으로 연결되었고 SK는 환희의 순간을, 롯데는 좌절의 순간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롯데는 극적인 승리의 주인공이 될 기회에서 필승 불펜, 최대성과 김사율이 홈런으로 무너지면서 SK를 그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롯데로서는 팀 3안타의 극심한 타선의 부진 속에 시종 힘든 경기를 해야 했습니다. 만약 경기를 잡았다면 앞으로 경기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1위 자리를 확실하게 굳힐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허탈한 패배를 당하면서 불안한 1위를 지키게 되었습니다. 1위와 4위의 승차가 1.5게임에 불과한 상황은 앞으로 더 치열한 상위권 다툼을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SK는 노장들의 활약 속에 위닝 시리즈를 만들어내면서 1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주말 3연전이었습니다. 전날 로페즈의 호투에 이어 부상에서 돌아온 송은범이 예전 모습을 확실하게 되찾았고 팀 타선이 점점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도 긍정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1위 롯데를 상대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잠시 침체하였던 팀 분위기를 일신했다는 것이 승리의 기쁨을 더하게 했습니다.

 

롯데는 3승 3패로 한 주를 마감하면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패한 3경기가 모두 불펜이 무너지면서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패배 이상으로 불펜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최대성의 강속구가 공략당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앞으로 경기에서 불안요소가 될 전망입니다. 정대현, 이승호가 제 컨디션으로 복귀하는 것이 절실해진 상황입니다.

 

다음 주 롯데는 삼성, 한화로 이어지는 대진을 앞두고 있습니다. 상대 팀들의 상황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주말 3연전 패배의 내용이 좋지 못했다는 점이 경기에 대한 전망을 무조건 밝게 하지 못하고 하고 있습니다. 롯데로서는 주말 3연전에서 드러난 불안요소를 극복할 해법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l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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