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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롯데는 이번 주 홈 6연전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아야 했습니다. 이에 맞서는 넥센 역시 5할 승률 복귀와 상위권 진출의 발판 마련을 위해 승리가 필요했습니다. 지난 첫 3연전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양 팀의 주 중 3연전 첫 경기 결과는 투타에서 롯데를 압도한 넥센의 9 : 2 완승이었습니다.

 

롯데는 선발투수로 나선 사도스키가 초반부터 난조에 빠지면서 위기를 자초했고 고비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이는 대량실점으로 이어졌고 경기 초반부터 넥센의 기세에 밀리는 빌미는 제공해주었습니다. 초반 사도스키의 난조를 잘 활용한 넥센은 홈런포 3방으로 가볍게 7점을 얻었고 경기를 주도했습니다. 마운드에서는 넥센의 선발 벤헤켄이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로 롯데 타선을 무력화시켰습니다.

 

롯데로서는 선발투수의 초반 난조와 이를 극복해야 할 타선의 부진이 맞물리면서 승리할 방법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초반에 승부가 사실상 갈리면서 선수들의 의욕이 떨어졌고 무기력한 경기 내용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넥센은 선발투수의 호투와 팀 홈런 1위답게 홈런 3개를 적시 적소에 폭발시키면서 비교적 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사도스키의 난조가 롯데에 너무 아쉬웠습니다. 올 시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사도스키는 이전 등판에서 회복의 기미를 보였습니다. 넥센과 대결한 이전 경기에서도 비교적 내용이 좋았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4월 부진에서 벗어나 예전 모습을 되찾는 것 같았습니다. 사도스키 역시 이전보다 강한 의욕으로 경기에 나섰을 것입니다.  

 

 

 

 

                                                                     

                                                                         (사도스키, 최선을 다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제구력 난조)

 

 

 

지나친 의욕과 승리에 대한 의지가 나쁘게 작용했습니다. 사도스키는 초반부터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간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이 첫 승은 물론이고 침체에 빠진 팀에 힘이 되고자 하는 책임감이 역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사도스키는 더 강하고 더 완벽한 투구를 하려 했지만 이는 들쑥날쑥한 제구력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 자신도 경기중 마음먹은 대로 잘 안되다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2회 초 사도스키는 박병호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이후 급격히 무너졌습니다. 점수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강했지만, 그 마음과 몸이 따로 노는 인상이었습니다. 사도스키는 이어진 강정호와 유한준에게 볼넷과 몸맞는 공을 내주면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무사 만루에서 사도스키는 김민우를 상대로 카운트를 잡기 위한 직구를 던졌지만, 공은 힘이없고 밋밋했습니다.

 

김민우는 이 공을 만루 홈런으로 연결했습니다. 4 : 0 넥센의 리드,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습니다. 만루 위기였지만 최근 타격감이 좋지 못한 하위타자에게 허용한 결정적 한 방은 경기 분위기를 넥센 쪽으로 급속히 기울게 했습니다. 지나치게 완벽함을 추구하려는 사도스키의 투구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4실점 이후 조금 더 이닝을 이어가려 했던 사도스키는 정신적으로 크게 지친 모습이었습니다. 의욕은 가지고 있었지만, 평정심을 잃어버렸습니다. 결국, 사도스키는 5회 초 장기영에서 솔로 홈런을 허용했고 더는 마운드에서 버틸 수 없었습니다. 사도스키는 0 : 5로 뒤진 상황에서 5.0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습니다.

 

롯데는 지친 불펜에 휴식을 주고 재정비할 시간을 사도스키가 벌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도스키의 조기 강판은 그 구상을 크게 흔들리게 했습니다. 롯데는 2군에서 올라온 진명호를 투입하면서 응수 타진의 투수 기용을 했습니다. 하지만 진명호 역시 물오른 넥센의 방망이를 잠재우지 못했습니다. 5회 초 올라오자마자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지만, 강정호의 또 다른 홈런이 터져 나온 것입니다.

 

최근 무서운 기세로 홈런과 타점 부분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강정호는 진명호 낮은 슬라이더를 2점 홈런으로 연결했습니다. 이는 넥센이 7 : 1 리드를 이끄는 것이었고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이었습니다. 강정호 개인으로는 홈런뿐만 아니라 타점 부분 공동선두에 오른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롯데 타선이 넥센 선발 벤헤켄 공략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온 홈런인 탓에 그 파괴력은 더 강했습니다.

 

롯데 타선은 두 번째 만난 벤헤켄을 상대로 또다시 고전했습니다. 황재균을 5번에 기용하고 박종윤을 7번으로 내린 타순의 변화를 주었고 황성룡을 선발 기용하면서 나름 대비를 했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롯데는 밀어치는 타격으로 벤헤켄의 변화구를 공략하면서 반격의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3회 말 나온 전준우의 적시 1타점 안타 외에는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위기의 순간에도 벤헤켄은 흔들리지 않았고 침착했습니다. 롯데 타선은 주자 출루 이후 효율적이지 못했습니다.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1득점 이후 더는 반격하지 못했습니다. 벤 헤켄은 롯데전 강점을 유지하면서 6.0이닝 1실점, 5탈삼진 호투로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습니다. 초반에 무너진 사도스키와 대조되는 투구였습니다. 속도의 조절과 과감한 정면 승부가 돋보였습니다.

 

선발투수의 대량 실점으로 경기 흐름을 내준 롯데는 반격의 점수가 필요했지만, 더 이상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주전들을 쉬게 하면서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선수 운영을 했습니다. 강민호도 모처럼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불펜진 운영 역시 필승 조를 가동하지 않았습니다. 초반에 이미 넘어간 흐름을 돌이킬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의미있는 1타점 적시타를 기록한, 신본기)

 

 

 

넥센 역시 벤헤켄 이후 필승 불펜이 아닌 김상수, 박성훈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득점 기회에서 대타를 기용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7회 초에는 대타 강병식의 2루타로 1점, 8회 초에는 정수정의 적극적 주루 플레이에 의한 2루타와 희생타를 묶어 또 한 점을 얻으면서 11안타로 9득점 하는 높은 득점력을 선보였습니다.

 

반면 롯데는 경기 후반 타선이 넥센의 불펜을 상대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아무런 결실도 맺지 못했습니다. 선수들 역시 의욕을 잃은 모습이었습니다. 9회 말 신인 선수들인 황진수, 신본기의 안타가 이어지면서 1점을 만회한 것이 위안거리였습니다. 불펜의 이승호 역시 제구력 불안이 여전했지만 1.1이닝 무실점 투구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롯데로서는 도저히 승리할 수 없을 정도로 투타에서 넥센에 밀리는 경기를 했습니다. 홈 6연전에서 다시 반전의 기회를 얻으려는 계획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이대로는 5할 승률 유지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수요일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유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승세의 넥센 타선을 상대로 유먼이 얼마나 오랜 이닝을 그것도 좋은 내용으로 버텨줄지가 승리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롯데가 전날의 대패를 설욕하면서 무기력증을 극복하고 다시 상승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지, 넥센이 전 경기에서 깜짝 호투를 선보였던 선발 투수 김영민을 앞세워 대승의 분위기를 이어갈지 이제 승차가 많이 줄어든 양 팀 모두 최선을 다한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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