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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프로야구는 치열한 순위 싸움을 넘어 포스트 시즌에 대한 대비까지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다. 상위권 팀들은 조금 더 높은 순위로 포스트 시즌을 맞이하려 하고 하위권 팀들은 작은 희망을 살리기 위해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1위 삼성의 점점 가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2위를 향향 SK, 롯데, 두산의 대결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위 삼성을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 2위로 포스트 시즌을 갈 수 있을지가 이들 3팀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 팀의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이 점점 커질 수 밖에 없다. 2위 SK의 경우 가을만 되면 살아가는 가을 야구 DNA가 선수들을 깨우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투타 곳곳에 자리한 베테랑들이 상승세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 선수들의 노쇠화가 우려되던 SK였지만 한여름 고비를 넘기면서 베테랑들의 힘이 발휘되고 있다. 수없이 많은 큰 경기 경험이 있는 주전 선수들과 함께 조인성, 박진만, 최영필, 이호준 등 노장들이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선선해진 날씨에 체력적인 부담을 던 이들은 앞으로 남은 일정과 포스트 시즌에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달리 두산은 팀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김동주의 부상 공백이 너무 아쉽다. 김동주는 올 시즌 내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수비에서는 큰 역할을 하기 힘들었다.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그의 나이는 부상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하고 있다. 당장 두산은 4번 타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신예 윤석민 등으로 이를 메우고 있지만, 그 무게감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심 타선을 이끌어야 할 최준석은 타격부진에 발목이 잡혀있고 내야 수비의 핵 손시헌 역시 계속된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불펜에서도 노련한 정재훈의 존재는 아쉬울 뿐이다. 두산은 화수분 야구의 팀이라는 명성답게 2군에서 주전 못지 않은 대체 선수들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역대 최강의 선발 투수진도 구축되어 있다. 하지만 긴장된 승부가 연속되는 시즌 막판 선수들을 이끌어줄 베테랑이 부족하다. 








 

2위 싸움의 중요한 상대인 두산과 주말 3연전을 치르고 있는 롯데는 토요일 공격에서 원맨쇼를 펼친 조성환의 활약이 매우 반갑다. 롯데는 에이스 유먼의 호투와 8회 초 위기를 넘겨준 최대성의 역투, 마무리 김사율의 완벽한 세이브로 2 : 1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전날 타선의 부진으로 당한 0 : 1 패배를 설욕한 것이다. 하지만 이긴 롯데도 패한 두산도 타선의 집중력 부재와 득점력 빈곤의 고민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이 경기에서 롯데는 조성환의 나 홀로 활약으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조성환은 3회 말 2루타로 출루 이후 적극적인 베이스 런닝과 과감한 홈 질주로 추가 안타 없이 득점을 올렸다. 롯데의 1 : 0 리드를 노장의 발로 만든 것이다. 5회 말 공격에서는 두산 선발 이용찬의 변화구를 노려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한 점 차의 불안한 리드를 하고있던 롯데로서는 소중한 추가 득점이었다. 이 홈런은 롯데가 막판 두산의 추격을 막아내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이렇게 조성환의 2안타 1타점 2득점을 분전했지만, 여타 선수들의 지원은 너무 빈약했다. 강민호가 3안타 경기를 하면서 중심 타자의 역할을 했지만 그의 안타는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왔다. 롯데 공격의 흐름이 그만큼 좋지 않았다. 조성환의 활약이 없었다면 롯데는 이틀 연속 완봉패를 당할 수도 있었다. 


결국, 롯데는 조성환의 타격과 투수진의 호투를 바탕으로 금요일 경기에 이어 다시 펼쳐진 투수전을 승리할 수 있었다. 두산의 이용찬은 각도를 조절하는 다양한 변화구와 위기 관리 능력으로 8이닝 2실점의 완투 경기를 했지만 타선의 지원부족으로 10승에 실패했다. 이용찬으로서는 조성환과의 대결에 실패하면서 허용한 2점이 큰 부담이 되었고 아홉 수 탈출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전날 불펜이 무너지면서 패배를 당한 롯데로서는 다시 3위 자리를 굳건히 한 것은 물론이고 2위 SK와의 격차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연이틀 이어진 투수전을 모두 놓쳤다면 타선의 침체가 길어지고 팀 분위기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았던 롯데였다. 이런 상항에서 조성환은 베테랑의 힘을 발휘하면서 팀이 위기상황으로 가는 것을 막았다. 


올 시즌 조성환은 계속된 부상으로 경기 출전 경기수가 많이 줄었다.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노쇠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시즌 조성환은 최근 수년간 가장 부진한 성적으로 FA 선수로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아쉬움 속에 롯데와 재 계약한 조성환은 명예 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했다. 시력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부작용을 무릅쓰고 라식 수술을 했고 동계훈련 기간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하지만 시즌 개막 이후 계속된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호 수비를 펼치는 과정에서 입은 부상으로 그 안타까움이 더했다. 그가 없은 롯데의 2루 자리는 박준서, 손용석, 정훈 등 여러 선수가 메웠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젊은 손용석, 정훈은 수비의 안정감이 떨어졌고 팀 배팅 능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박준서가 가장 좋은 모습이었지만 주로 2군에서 많은 경기를 치른 탓에 1군에서 경기를 치렀던 탓에 경기가 거듭될수록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또한 내야 곳곳의 빈곳을 메워야 하는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역할도 해야하는 상황에서 붙박이 2루수로 자리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조성환이 없는 여름 내내 롯데는 2루수 자리때문에 고심해야 했다.


무더위가 약해질 즈음 조성환이 1군에 복귀했고 팀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한 조성환은 공수에서 큰 힘이 되고있다. 지난 토요일 경기 대 활약은 물론이고 조성환은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전까지 빅볼 야구를 추구하는 롯데 타선은 번트와 작전수행을 완벽하게 해줄 선수가 부족했다. 조성환은 이런 점에서 롯데가 최근 지향하는 스몰볼을 잘 뒷받침해주고 있다. 


하위 타선에 배치된 조성환은 상.하위 타선을 연결시켜주는 역할과 함께 주자를 한 베이스 더 진루시키는 능력에서 탁월한 면을 보이고 있다. 득점력 부재에 애를 먹고 있는 롯데에 꼭 필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또한, 조성환은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수 읽기 능력과 노림수로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쳐 줄 수 있는 클러치 능력도 갖추고 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돌파구를 열어줄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이런 공격적인 면 외에도 조성환은 롯데 내야진을 안정시키는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비록 수비 범위는 예전보다 줄었지만 실수없는 수비와 상황에 맞는 수비위치 선정과 수비력은 내야를 더 튼튼하게 하고 있다. 탈삼진 능력을 가진 투수가 부족한 롯데로서는 내외야 수비의 뒷받침이 절대적이다. 수비적인 면에서 조성환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조성환은 주장의 자리에 물러나 있지만, 여전히 팬들의 마음속에는 영원한 주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프로입단 이후 줄 곳 롯데에서 시즌을 보냈고 은퇴를 하게 될 베테랑 선수에 대한 사랑은 대단하다. 선수들 역시 조성환이 함께 한 경기와 그렇지 못한 경기에서 경기력에 차이가 있다. 그가 안타를 많이 때리고 하지 않더라도 그 존재감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방증이다. 


그런 조성환이 없는 한 여름, 롯데는 힘겹게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 힘의 원천은 불펜이었다. 야수들 특히, 공격적인 면에서 롯데는 불펜을 도와주지 못했다. 그것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부실한 공격력은 매 경기 접전을 이이지게 했고 선수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현재의 공격력이 크게 좋아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 기존 선수들의 분전과 득점력 강화를 위한 팀 배팅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조성환이 건강한 모습으로 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큰 플러스 요인니다. 비록 예전과 같은 파워는 없지만 지난 토요일 경기에서 조성환은 공격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이런 모습이 더 자주 보일수록 롯데의 공격력도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순위 싸움뿐만 아니라 포스트 시즌이라는 더 큰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그의 역할은 중요하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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