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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KIA의 추석날 군산 경기는 두 가지 중요한 이슈가 있었다. 35이닝 선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고 있는 서재응이 선동열 KIA 감독이 가지고 있는 선발 무실점 기록을 경신할지와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 여부였다. 그 중 한 가지는 이루어졌지만 한 가지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KIA는 자신의 선발 무실점 기록을 44이닝으로 늘리며 완봉승한 서재응의 호투를 앞세워 롯데에 1 : 0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9월 들어 가장 좋은 투구를 하는 선발 송승준이 6.2이닝 무실점 호투를 했지만, 서재응 공략에 실패한 무기력한 타선과 8회 말 KIA 대타 이종환에 허용한 솔로 홈런이 결승점이 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에 실패했다. 그보다는 무기력증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 아픈 경기였다.

 

경기 초반 롯데 송승준과 KIA 서재응은 완벽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투수전은 필연적이었다. 양 팀 모두 후반기 타선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 팀은 상대 선발 투수들의 구위나 제구에 공격 해법을 찾지 못했다. KIA는 1회 말 롯데 선발 송승준을 상대로 1안타, 볼넷하나를 얻어내며 1, 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에 실패했고 이후 송승준을 상대로 안타를 쳐내지 못했다.

 

서재응을 상대한 롯데 역시 4회 손아섭이 내야 안타로 처음 출루할 정도로 타선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롯데는 부상에서 회복한 강민호가 5번 타순에 들어오고 주전 대부분을 모두 투입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을 위한 의지를 보였지만 타선의 부진은 여전했다. 롯데 타선이 주춤하는 사이 서재응의 투구는 신바람을 냈다.

 

 

 

 

 (계속되는 침체 롯데, 그 끝은 어디?)

 

 

 

서재응은 변화구의 제구가 완벽했고 과감한 직구 승부가 통하면서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서재응은 신기록 작성이라는 큰 목표가 있었음에도 베테랑 투수다운 여유로 3이닝을 퍼펙트로 넘기면서 신기록 작성에 성공했다. KIA 수비진은 어느때 보다 높은 집중력으로 보이며 어려운 타구를 처리해주었고 서재응의 호투를 뒷받침해주었다.

 

신기록 작성에 성공한 이후 서재응은 한층 부담을 덜고 호투를 이어갔다. 투구 수 조절도 잘 되면서 완투를 할 여건을 마련했다. 최근 선발 투수들의 잇따른 완투승으로 막판 기세를 올리는 KIA로서는 또 한 번의 완투경기를 기대할 수 있었다. 반면 롯데 타자들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고 서두르는 타격이 많았다. 유인구에 자주 방망이가 나가면서 볼카운트 싸움을 어렵게 했고 서재응의 페이스 말려들 수밖에 없었다.

 

타선의 침체에도 롯데가 승리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선발 송승준의 호투가 있어 가능했다. 송승준은 신기록 달성 여부 탓에 스포트라이트가 서재응에 집중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투구로 서재응과 대등한 마운드 대결을 펼쳤다. 9월 들어 살아난 직구를 바탕으로 자신감 있는 승부로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1회 위기를 넘긴 이후 송승준은 거칠 것 없는 투구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아냈다.

 

이렇게 팽팽한 선발 대결에서 먼저 변화를 준 것은 롯데였다. 롯데는 7회 말 2사 2루에서 잘 던지던 선발 송승준을 내리고 정대현을 올리면서 불펜을 먼저 가동했다. 불펜의 우위를 활용하는 것과 함께 준PO에 올라간다면 1선발 투수가 유력한 송승준을 무리시키지 않는 이유도 있는 투수교체였다. 9월 들어 호투하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송승준은 아쉬움 속에 6.2이닝 무실점 투구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롯데는 정대현이 7회 말 위기를 넘기며 무실점 경기를 하긴 했지만, 7회 초 손아섭, 홍성흔의 연속 안타로 잡은 절호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승리에 필요한 득점에는 실패했다. 롯데는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힘이 떨어진 서재응의 무실점 이닝 기록을 깰 수 있었지만 후속타자들의 무기력하게 물러나면서 승리할 수 있는 기회 역시 놓치지 말았다. 큰 위기를 넘긴 서재응은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무득점의 대결은 8회 말 KIA의 홈런 한 방으로 균형이 깨졌다. 8회 말 롯데는 김성배를 마운드에 올렸고 KIA는 삼진 2개로 부진했던 김상훈 대신 신예 이종환을 대타로 내며 승부를 걸었다. 사이드암 김성배에 유리한 좌타자라는 점과 젊은 패기에 기대를 건 선수기용이었다. 이종한은 거침없는 스윙으로 김성배의 가운데 몰린 공을 공략했고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기록했다. 양 팀 통틀어 유일한 득점이었다.

 

8이닝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던 서재응으로서는 시즌 9승을 할 기회가 생긴 순간이었다. 무실점 투구를 이어오면서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서재응은 전 경기에서 자신이 완봉승하면서 시즌 8승을 거둘 수 있었다. 신기록을 계속 늘려가는 와중에서 승리에 대한 갈증을 가지고 있었던 서재응으로서는 또 다른 의욕이 생길 수 있었다.

 

9회 초 롯데 공격, KIA는 투구 수 100개를 훌쩍 넘긴 서재응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그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기록을 위해서라면 교체도 가능했지만, KIA의 불안한 불펜 사정과 서재응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게 하는 팀의 배려였다. 서재응은 한계 투구 수를 넘긴 상황이었지만, 롯데클린업 트리오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면서 또한번의 완봉승과 함께 무실점 이닝을 44이닝까지 늘렸다.

 

 

 

 

 

 

 

 

1 : 0 승리 이후 KIA 선수들의 분위기는 포스트 시즌 승리를 한 것 같이 들떴고 서재응의 완봉승과 신기록 작성을 축하했다.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을 막아내며 실낱 같은 가을야구 희망도 이어갈 수 있었다. 2안타에 그친 타선의 부진은 여전히 아쉬웠지만, 대기록 작성에 함께 한 것만으로도 선수들의 사기에 큰 플러스 요인이 생긴 것은 분명했다.

 

반면 롯데는 하루빨리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어야 했지만 여전한 타격부진과 필승불펜 김성배가 불의의 홈런을 허용하면서 연패 수를 다시 늘려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기력으로 남은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떨어진 페이스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3번 손아섭은 멀티 안타를 기록하면서 타선을 주도했지만, 그 외 선수들의 뒷받침이 없었다.

 

KIA에 일격을 당한 롯데는 월요일 경기에서 이정민을 선발로 예고했고 KIA는 에이스의 풍모를 되찾은 김진우를 선발로 예고했다. 팀 분위기나 선발투수의 최근 내용을 고려하면 KIA의 연승 가능성이 높다. 만약 롯데가 KIA와의 군산 3연전을 스윕당한다면 마지막 SK와의 2연전까지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롯데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롯데가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롯데가 월요일 경기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을지 KIA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롯데가 더 힘겨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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