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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두산은 지난해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의 아픔을 딛고 사실상 4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다소 버겁지만 2위 추격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두산 특유의 끈끈함이 살아났고 화수분 야구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부동의 4번 타자 김동주가 없고 또 다른 중심타자 최준석도 제 몫을 못하지만 이를 메우고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타선뿐만 아니라 투수진 역시 기존 선수들의 이탈이 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즌 초반 선발 한 축인 김선우가 부진했고 불펜의 믿을맨 정재훈이 경기에 나올 수 없었다. 한 때 재활의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사실상 시즌 아웃이었다. 선발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임태훈은 고질적인 허리 부상 탓에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불펜 투수로서도 아직 옛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오랜 기간 강점으로 여겨지던 결정력 높은 타격과 불펜이 동반 약화된 두산이지만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수록 더 단단해지는 모습이다. 그런 두산의 강세를 이끄는 힘 중 중요한 것은 강력한 선발 마운드라 할 수 있다. 니퍼트, 이용찬, 노경은으로 이어지는 선발 원투쓰리 펀치는 리그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뒤를 받치고 있는 베테랑 김선우, 신예 김승회까지 두산의 선발진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올 시즌 불펜의 약화를 무릅쓰고 시도한 선발 마운드 강화책이 맞아떨어지면서 두산은 타선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9월 들어 더 강해진 선발진은 두산이 고비를 넘기고 포스트 시즌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들 3인방은 투구 내용뿐만 아니라 이닝이터의 면모까지 갖추면서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들이 있어 포스트 시즌에서 두산의 돌풍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해도 될 정도다.

 

 

 

 

 

 

 

이런 두산의 선발진 중 한 명인 노경은 대기만성이라는 표현이라고 부족할 만큼 큰 반전을 이룬 선수라 할 수 있다. 2003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 선수생활을 시작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던 노경은이었다. 그의 무대는 주로 2군이었고 반복되는 잦은 부상은 그의 비상을 가로막는 또 다른 원인이 되었다.

 

그를 두고 팬들은 그가 근성이 부족하고 프로에 적응하지 못하는 수많은 유망주 중 하나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프로선수 생활 10년 동안 그의 이름 앞에는 유망주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시즌 전 캠프에서 기대를 모으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존재감을 잃어버리는 그를 두고 유망주라는 수식어로 포장을 해야 했다. 노경은에 유망주라는 표현은 가능성을 믿지만, 실망감도 함깨 함축된 단어였다.

 

이제 유망주라는 말을 듣기에도 민망한 나이가 된 노경은에 올 시즌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지난해 불펜 투수로 가능성을 찾은 노경은은 시즌 개막전부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선발진의 붕괴 직전에 대체선발로 나서면서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선발투수로 경기를 치를수록 노경은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어느새 그의 위상은 팀의 3선발 자리까지 이르렀다.

 

노경은은 베테랑 김선우를 밀어냈고 팀 내 위상을 확실하게 되었다. 특히 9월 들어 노경은 등판 경기마다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괴력의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9월 6일 넥센전에서 9이닝 완투 완봉승을 거둔 이후 노경은은 실점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9월 26일 한화전에서는 9월 들어 두 번째 완봉승을 거두면서 이달에만 두 번의 완봉승을 하고 있다. 그의 무실점 이닝은 33이닝까지 늘어났다.

 

더 놀라운 것은 9월에 등판한 네 경기 모두 완투에 가까운 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이다. 그의 지금 활약이 결코 일시적인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성적에서도 노경은은 11승으로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를 이미 달성했고 방어율 2.58은 국내 선수중 가장 좋은 수치다. 퀄리티 스타트 14회는 그의 꾸준함을 증명하고 있고 9월 들어 계속된 무실점 행진은 풀 타임 첫 시즌을 보내는 선수들이 겪는 체력저하의 우려도 씻어내고 있다. 확실한 선발 투수로 자리한 것이다.

 

노경은의 변신은 프로선수로서의 존재감을 살려내려는 절박함과 함께 투구폼의 변화와 이에 완벽하게 적응한 그의 노력이 함께한 결과이기도 하다. 노경은 프로 데뷔당시 강속구를 던지는 파워피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에 뒤받침 할 제구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에 맞는 않는 투구 폼도 그의 성장을 막았다. 이는 필연적으로 잦은 부상을 일으키게 했고 노경은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부터 노경은 간결한 투구폼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이를 통해 스피드를 손해보더라도 제구를 안정시키려는 의도였다. 지난해 바뀐 투구폼의 적응기를 보낸 노경은 올 시즌 투구폼을 자기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기존의 직구와 커브외에 포크볼을 또 다른 주무기로 활용하면서 투구의 다양성을 더했다. 제구된 동반된 날카로운 직구와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는 그의 성공시대를 여는 무기였다.

 

노경은은 이런 노력과 동시에 선발 투수 강화에 중점을 둔 두산 벤치의 정책이 더해지면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까지 더하면서 발전 속도를 더 크게 할 수 있었다.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재질에 노력과 기회라는 요소가 더해지면서 노경은은 더 강한 투수로 거듭날 수 있었다. 거의 10년을 기다린 결과가 인제야 나온 것이다.

 

이제 노경은을 두고 미완의 대기, 유망주라는 말을 하는 이는 더 이상 없다. 그의 위상이 그것을 이미 뛰어넘었기 때문니다. 올 시즌 노경은의 투구는 올 해보다 그 다음 시진에 대한 기대를 더 높게 하고 있다. 당장 올 가을 포스트 시즌에서 두산 선발진의 주축으로 큰 역할을 해야할 노경이기도 하다. 큰 경기의 경험은 그를 더 발전시킬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노경은 그의 이름을 프로야구 팬들에게 확실히 인식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금의 성공에 안주한다면 퇴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그에 대한 타 팀의 분석도 철저히 이루어질 것이다. 그가 계속 더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미 프로 입단 이후 긴 무명의 시절을 보낸 그로서도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이니 만큼 그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 노경은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시즌에 그가 어떤 성적을 남길지 다가오는 포스트 시즌에서도 9월 상승세를 이어갈지 현재의 상승세라면 그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그 역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그의 활약은 선발 투수 의존도가 높은 두산의 가을야구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노경은이 시즌 마지막까지 그 활약을 이어가며 선발 투수로서 리그 상위권에 그 이름을 확실히 할 수 있을지 그렇게 된다면 그의 존재감은 프로야구 전체를 놓고 봐고 큰 의미가 있다. 과연 노경은이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가며 토종 선발투수 기근 현상이 깊어지는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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