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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양승호 감독 퇴진 이후 장고가 예상되면 롯데의 신임 감독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롯데의 선택은 김시진 전 넥센 감독이었다. 김시진 감독은 어려운 여건의 넥센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 시즌 성적 부진을 이유로 시즌 중간 해임되는 비운을 경험해야 했다. 그런 김시진 감독에게 롯데가 손을 내밀었고 김시진 감독은 또 다른 도전의 기회를 잡았다. 


여러 후보가 있었지만, 김시진 감독은 그 중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롯데는 깜짝 선임 대신 예측된 후보인 김시진 감독과의 빠른 계약을 선택했다. 롯데로서는 빠른 시간 내에 팀을 안정시키고 변화를 가져올 카드를 찾았고 김시진 감독은 좋은 대안이었다. 창단 초기부터 어려운 여건에서 시작한 넥센을 안정시킨 지도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정민태 투수코치를 동시에 영입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감독 선임이 필요한 롯데였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김시진 감독이 영입 발표를 한 11월 5일은 프로야구 정규리그 MVP와 신인왕, 부분별 타이틀에 대한 시장을 하는 축제의 날이었다. 이 자리에서 넥센은 박병호가 MVP에 서건창이 신인왕에 오르는 겹겹사를 맞이했다. 팀 창단 이후 가장 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김시즌 감독의 롯데행이 발표되면서 박병호, 서건창, 넥센이 받아야 할 스포트라이트의 상당 부분이 다른 곳으로 향해야 했다. 긴 기다림과 노력끝에 얻어낸 영광이었지만 언론의 관심이 분산되면서 수상자들의 빛이 바래고 말았다. 자신들을 믿고 키워준 전임 김시즌 감독이 타 팀으로 다리를 옮기는 날, 수상하게 되었다는 점은 선수들의 기쁨을 반감시킬 수 있는 일이었다.
 
 
 
 
 
 


 
 


의도한 일은 아니었겠지만, 롯데 구단의 배려가 아쉬웠다 이미 아시아 시리즈는 감독대행 체제로 치르기로 한 상황이었고 하루 정도 발표를 늦춘다 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롯데로서는 아시아 시리즈 이전에 NC로 넘겨야 할 20인 보호선수 명단 제출에 있어 감독의 의견이 필요했고 내년 선수단 운영 계획 수립 등을 빠른 시간 내 결정지어야 했다. 신임 감독이 하루라도 빨리 팀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다.


하지만 발표 시기의 부적절함은 개운치 않는 뒷맛을 남겼다. 2012년 프로야구를 결산하는 자리에서 터진 큰 사건으로 인해 관심을 분산시킨 롯데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김시즌 감독 자신도 그가 애정을 가지고 지도했던 전 소속팀 선수들의 영광스러운 자리를 자신의 뉴스로 가려지게 한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아쉬움이 있지만, 김시진 감독은 여러 생각을 하기에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양승호 감독의 퇴진 이후 흔들리고 있는 롯데의 분위기를 빠른 시간 내 다잡아야 하고 선수들의 특성을 빠른 시간내 파악해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 구상을 끝내고 동계훈련과 외국인 선수 영입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FA 선수 관련 사항도 그가 챙겨야 한다. 오랜 기간 팀에 있었던 기존 코칭스탭과의 관계 정립 또는 개편도 필요한 부분이다. 


여기에 상위권 팀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강한 압박감도 그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롯데는 우승의 염원을 이루지 못한 책임을 전임 양승호 감독에 물었다. 김시진 감독에도 롯데는 같은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김시진 감독은 성적에 대한 압박감에서 자유로웠다. 올 시즌 초 넥센이 돌풍을 일으키고 상위권에 위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주위에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이다.  


여름 들어 넥센이 하락세가 지속되자 그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생겨났다. 야구팬들이나 프런트의 경우 현재의 팀을 만드는 과정보다 당장의 성적이나 결과에 더 큰 관심을 가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김시진 감독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팀을 이길 수 있는 팀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음에도 넥센의 상위권 돌풍과 함께 김시진 감독이 이전에 이루어냈던 일들에 대한 평가는 희미해지고 말았다. 결국, 김시진 감독의 팀의 상위권 진출이 좌절됨과 동시에 팀을 떠나야 했다. 


이런 김시진 감독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열광적인 팬들과 함게 하는 팀의 감독으로 연착륙에 성공할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전인 양승호 감독 역시 팬들의 뜨거운 성원과 이에 따른 높은 기대치에 부담스러운 마음을 수 차례 토로한 적이 적이 있다. 그만큼 롯데 감독 자리는 몇 배는 더 힘든 자리다. 냉철한 승부사이기보단 덕장의 이미지가 강한 김시진 감독이 외풍을 얼마나 잘 견딜 수 있을지는에 대해 의문부호가 생길 수밖에 없다. 


팀 전력과 관련해서도 김시진 감독이 풀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 올 시즌 롯데는 팀 타선의 부진으로 고심했다. 내년 시즌 롯데는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타선의 부활이 절실하다. 김시진 감독은 젊은 투수들을 키워내는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반대로 팀 타선 강화와는 다시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롯데는 그를 선택했다. 



롯데는 올 시즌 일궈낸 불펜진에 허약해진 선발진의 강화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올 시즌 송승준과 시즌 초반 활약한 이용훈 외에 토종 선발진이 부진했다. 영건으로 기대를 모았던 고원준의 부진은 선발진의 약화를 더 부채질했다. 김시진 감독은 전 소속팀 감독으로 고원준의 부활을 이끌어 낼 수 있고 항상 2%가 부족한 젊은 투수진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함께 할 정민태 코치와 더불어 넥센에서 했었던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롯데에서도 이루어내길 구단을 바랄 것이다. 롯데는 김시진 감독의 영입을 통해 팀 컬러를 지키는 야구쪽으로 더 팀을 더 변모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시진 감독의 영입은 그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 MVP 박병호와 신인왕 서건창의 예에서 보듯 김시즌 감독의 선수를 보는 안목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김시진 감독이 100% 만들었다고 할 수 없지만, 박병호와 서건창은 김시즌 감독의 믿음과 과감한 기용이 있어 그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다. 새로운 시각에서 선수들을 볼 수 있는 김시진 감독이 롯데에서 이들과 같은 선수를 발굴해 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부족한 선수층을 극복하고 팀을 만들어낸 그의 능력은 투수 부분 뿐만 야수들에 있어서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의 김시진 감독에 대한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선 목표를 향해가는 롯데는 김시진 감독을 통해 그것을 이루어 내려 한다. 김시즌 감독 역시 상위권 팀에서 자신의 능력을 확실하게 검증받을 기회를 얻었다. 독이든 성배와 같다는 롯데 감독직을 김시진 감독은 주저없이 받아들였다. 그에게는 엄청난 도전이다. 


롯데는 선수시절 애증이 교차하는 팀이었다. 프로데뷔 이후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에이스로 활약하던 김시즌 감독은 뜻하지 않았던 트레이드로 롯데 최동원과 유니폼을 바꿔입어야 했다. 롯데에서도 김시진 감독은 선수로서 꾸준한 성적을 남겼지만, 인상적인 활약은 아니었다. 이후 김시진 감독은 은퇴식도 치르지 못하고 조용히 선수생활을 마감해야 했다. 당시 롯데는 김시진 감독에 사지와 같은 곳이었다. 


그런 김시진 감독이 긴 세월을 넘어 롯데 감독으로 다시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만약 그가 롯데에서 성공시대를 열 수 있다면 그에게 롯데는 새로운 약속의 땅이 될 수 있다. 그 반대라면 또한번 그에게 좌절을 안겨줄 팀일수도 있다. 일단 김시즌 신임 감독에 대한 롯데 팬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의 신호가 다수 나오고 있다. 기대감이 높다는 방증이다. 


물론, 긍정의 반응은 시즌에서의 좋은 성적이 함께해야 이어질 수 있다. 넥센이 받아야 할 스포트라이트까지 빼앗아 가면서 롯데에 새롭게 자리한 김시진 감독이다. 그 정도로 롯데 신임 감독 선임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그만큼 큰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김시진 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수 많은 문제들을 만나야 하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 넥센 감독 시절과는 주어진 여건, 환경에서 큰 차이가 있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넥센의 김시진 대신 롯데의 김시진으로 자신이 녹아들고 선수들도 이에 포함시키는 일이다. 전임 감독과의 비교가 불파한 상황에서 롯데에 어떻게 자신만의 색깔을 입힐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롯데의 선택은 신속하고 빨랐다. 발표 시기에 있어 비난도 감수했다. 그만큼 롯데는 사정이 급했고 김시진 감독이 우승의 꿈을 이룰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과연 김시진 감독을 선택한 롯데의 결정이 바라던 결과로 이어질지 롯데의 행보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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