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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프로야구의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는 해외파 선수들의 복귀였고 그들의 활약 여부였다. 한화의 김태균과 박찬호, 넥센의 김병현, 그리고 삼성의 이승엽은 가지고 있는 명성이나 경력에서 기대를 한몸에 받는 선수들이었다. 당연히 그들이 한국 무대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해당 팀의 전력에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을지가 시즌 전 큰 변수였다.

 

시즌이 종료된 지금 해외파 선수들의 명암은 크게 엇갈렸다. 삼성의 이승엽은 팀의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시 제패의 주인공이 되면서 활짝 웃을 수 있었다. 한국 시리즈에서 팀 우승에 대한 공헌도를 인정받아 MVP에 선정되는 기쁨도 맛볼 수 있었다. 이미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와 함께 올 시즌 활약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극복한 것이기에 더 가치가 있었다.

 

이승엽은 팀의 중심 타선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했다. 시즌 초반 삼성이 부진에 시달릴 때 이승엽은 타선을 나 홀로 이끌었다. 이승엽의 역할이 없었다면 삼성 타선은 더 깊은 부진에 빠질 수 있었다. 이승엽을 중심으로 진갑용, 박한이 등 베테랑 선수들의 분전은 삼성의 위기 극복에 큰 힘이 되었다. 이승엽은 개인적인 성적에서도 타율 0.307, 홈런 21개, 150안타, 85타점으로 각 부분에서 상위권에 랭크되었다.

 

그의 활약 여부에 반신반의하던 평가를 무색하게 하는 결과였다. 무엇보다 이승엽은 국내 복귀 당시 명성과 비교하면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 못했다. 이미 30대 후반에 접어든 그의 나이와 일본리그 후반기 활약을 통해 높아진 국내 투수들에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국내 복귀 후 심리적 안정을 찾은 이승엽은 그의 클래스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완전 출항에 실패한 핵잠수함 김병현)

 

 

 

그가 기록한 기록은 높은 팀 공헌도와 함께하는 성적이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았다. 순위 경쟁이 치열했던 리그 후반기 이승엽의 순도 높은 타격은 팀의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이렇게 이승엽은 꾸준한 활약과 함께 팀을 이끄는 리더십까지 발휘하면서 가장 빛나는 해외파 선수가 되었다. 이런 이승엽과 달리 한화의 상위권 진출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었던 김태균, 박찬호는 팀의 최하위 추락과 함께 고개를 숙여야 했다. 김태균은 개인적인 성적 면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렸다 한 때 4할을 바라보는 고타율과 공격 각 부분에 상위권에 랭크된 점은 평가받을만한 것이었다.

 

김태균은 이러한 성적으로 일본 진출 실패와 복귀 과정에서 보였던 잡음을 어느 정도 씻어냈다. 4번 타자로 타선에 구심점 역할을 확실히 해주었다. 하지만 팀 성적의 계속된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자신도 리그 후반기 체력적인 약점을 보이면서 타이틀 경쟁에서 뒤처지고 말았다. 김태균의 나홀로 분전으로 한화의 타선을 살려낼 수 없었다. 팀 성적의 부진과 동시에 그의 활약도 빛을 잃고 말았다.

 

메이저 특급 박찬호는 한화와의 계약 과정에서 통 큰 행보로 대선수다운 모습을 보였다. 국내 선수들에 생소한 컷페스트볼을 주 무기로 리그 초반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선발 투수로서 박찬호는 무너진 한화 마운드의 버팀목이었고 류현진과 함께 사실상 원투펀치를 이루었다. 하지만 불혹의 나이에서 오는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낼 수 없었다.

 

최하위를 전전한 팀 사정 또한 노장 투수에 대해 배려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수년간 풀 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지 못한 박찬호는 여름이 되면서 구위 저하가 뚜렷했다. 그의 몸은 마음과 같지 않았다. 여기에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불펜의 방화, 타선의 지원 부족 등 악재가 겹치면서 승운마저 따르지 않았다.

 

박찬호는 팀의 하락세와 맞물리면서 리그 후반기 승보다 패 수를 더 많이 쌓아가야 했다. 급기야 계속된 부상에 시달리며 리그 막판 등판을 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몰렸다. 리그 후반기 마지막 선발 등판을 하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내년 시즌에도 그의 투구 모습을 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넥센의 김병현은 시즌 중반 선발 투수로서 넥센의 상승세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김병현 역시 수년간의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았다. 들쑥날쑥한 투구는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 여기에 상대 타자들이 그의 공에 적응력을 높이면서 힘든 시즌 보내야 했다. 결국, 김병현은 선발 로테이션 탈락을 피할 수 없었다.

 

 

 

(절반의 성공 김태균)

 

 

 

다만 불펜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였고 이를 바탕으로 리그 후반기 안정된 투구를 보였다는 것이 위안이었다. 김병현은 시즌 막판 힘을 위주한 투구에서 제구를 강조하는 투구로 변화를 시도했다. 흔들리던 투구 벨런스가 좋아졌고 제구도 안정되었다. 분명 긍정 신호였다. 동계 훈련기간 충분히 몸을 만들 수 있다면 내년 시즌 활약을 더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넥센의 새로운 수석 코치로 리그를 대표했던 이강철 코치가 부임할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해외파 선수들의 국내 복귀는 모두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 팀 성적과 개인적인 영광을 모두 얻은 선수는 이승엽이었다. 그 외 선수들과의 명암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이들의 복귀는 큰 의미가 있었다. 야구팬들의 야구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였고 흥행에도 큰 플러스 요인이었다. 그들이 가진 노하우는 소속 팀 선수들의 기량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들의 경쟁은 올 시즌만의 일은 아니다. 이승엽, 김태균, 김병현은 내년 시즌에도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할 것이 확실하다. 박찬호는 시즌 후 은퇴 가능성이 높았지만, 김응룡 감독의 부임 이후 상황이 유동적이다. 그 자신으로서도 돌아온 팀이 최하위로 쳐진 상황에서 은퇴하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몸이 허락한다면 한 시즌 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해외파 선수들 간 대결은 이제 1라운드가 끝났을 뿐이다. 이들이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이 선수들의 국내에서도 오랜 기간 선수생활을 유지하고 좋은 성적을 남길 수 있다면 그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 내년 시즌에도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과 대결의 결과,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낼 기록들과 장면들은 야구팬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사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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