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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개막전 열리는 제3회 WBC 대회는 프로야구 10구단 시대에 야구 열기를 더 점화시킬 기회다. 하지만 선수 구성에서 보듯 2006년 준우승 맴버의 상당수가 부상의 이유로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타격보다 투수 쪽에서 전력 누수가 심하다. 윤석민 외에 믿고 한 경기를 맡길 선발 투수가 부족하다. 장원삼이 짝을 이룰 것으로 보이지만 윤석민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한 이유다. 대표팀은 13명의 투수를 엔트리에 올렸다. 투구 수 제한이 있는 WBC 대회임을 고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선수들의 다수 합류시켰다.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도 상당수 있다. 두산의 노경은, LG의 유원상, SK의 윤희상은 지난 시즌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첫 대표팀 승선의 영광을 안았다.

 

손승락, 박희수, 차우찬도 불펜진 강화를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렇게 새로운 얼굴들이 다수 존재하는 와중에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현재 퓨처스 리그 경찰청에 소속된 장원준이 그렇다. 장원준은 2011년 시즌을 마치고 경찰에 입대했다. 퓨처스 리그에서 경기를 계속 뛰긴 했지만, 그는 국방의무를 지고 있다 그의 신분은 군인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군 복무 중인 선수가 WBC 대표팀에 합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원준의 대표팀 합류는 계속된 좌완 투수들의 부상과 연관이 있다. 2006년 WBC의 주역인 좌완 3인방이 나란히 대표팀 합류가 불발되면서 대표팀은 좌완 기근 현상에 빠졌다. 선발 요원으로 장원삼이 있었지만, 불펜을 채워줄 선수가 없었다. 홀드왕 박희수가 있지만, 그 역시 국제경기는 첫 경험이다. 지난 시즌 많은 등판을 한 박희수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지도 알 수 없었다.

 

 

 

 

 

 

수적으로 부족한 좌완 투수들을 찾아야 했다. 대표팀이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선수가 장원준, 차우찬이었다. 차우찬은 지난 시즌 부진했지만,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라는 희소성이 있었다. 제구려 불안이라는 약점이 있지만, 원포인트 투수로는 활용이 가능한 투수다. 그의 장점을 잘 아는 대표팀 류중일 감독의 의중도 반영된 발탁이었다.

 

장원준은 발탁은 조금 의외였다. 1년간 1군 경기에 한 번도 나서지 못한 투수를 대표팀에 선발하는 것 자체는 무리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고 하지만 1군과 2군의 실력 차는 분명 존재한다. 장원준의 대표팀 선발은 궁여지책의 성격도 있었다. 하지만 장원준이 쌓아놓은 성적이 있어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장원준은 입대 전까지 2006시즌부터 2011시즌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2010시즌을 제외하면 매 시즌 150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100개 이상의 삼진을 뽑아내며 그 구위를 과시했다. 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롤러코스터 피칭이 단점으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2008시즌부터 4년간 장원준은 10승 이상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1년 시즌에는 15승을 기록하며 롯데의 에이스로 팀을 포스트 시즌으로 이끌기도 했다. 그 해 장원준은 3.14의 준수한 방어율은 물론이고 프로입단 이후 최다이닝인 180.2이닝을 소화하며 변치 않는 내구성을 과시했다. 2010년도 24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생긴 홈런 공장장의 이미지도 피홈런 7개로 크게 줄이면서 야구를 알고 하는 선수로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이런 장원준에 입대는 본인은 물론, 팀에게도 큰 타격이었다. 15승을 올리는 에이스를 잃은 롯데는 전력에 큰 타격을 입어야 했다. 외국인 투수 유먼이 에이스로 장원준을 대신했지만, 장원준이 함께했다면 롯데의 2012시즌은 크게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장원준 개인으로도 최정점의 기량을 과시할 시기에 1군 무대를 잠시 떠나야 하는 현실이 괴로울 수밖에 없었다.

 

장원준은 병역의 의무를 우선 해결하는 것을 선택했다. 2012시즌 장원준은 퓨처스 리그 경찰청에서 37경기 109.1이닝을 소화하며 6승 4패 15세이브 4홀드, 방어율 2.39를 기록했다. 무대를 달랐지만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수년간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장원준은 선발과 불펜의 오가며 충분한 휴식을 할 수 있었다. 1군에서 뛰지 못했지만, 자신의 야구를 돌아볼 기회이기도 했다.

 

이러한 장원준에 대표팀은 러브콜을 보냈고 장원준은 대표팀의 꿈을 경찰청에서 이룰 수 있었다. 장원준으로서는 2010년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에 탈락했던 아쉬움을 덜어낼 기회를 잡은 셈이다. 그 해 장원준은 12승 6패의 성적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했지만, 좌완투수 풍년 속에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 내심 대표팀 선발을 통해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던 장원준으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당시 장원준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잠시 거르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2010년은 장원준에 큰 아픔을 주는 시즌이었다.

 

 

 

 

 

 

하지만 장원준은 2011시즌 마음을 다잡았고 리그 정상급 투수로 다시 거듭났다. 그를 특징 하던 롤러코스터 피칭도 크게 줄었고 가장 믿음직한 선발 투수로 손색없는 투구를 했다. 제구력이 안정되면서 직구의 위력을 더 살아났고 칼날 슬라이더는 더 위력을 발휘했다. 새로운 주 무기 체인지업은 그를 더 상대하기 어려운 투수로 만들어주었다.

 

대표팀으로서는 장원준이 2011시즌 모습을 재현하길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장원준으로서는 1군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서 잠시 무뎌진 수준 높은 야구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1년간 충분한 휴식을 취한만큼 부상에서는 자유로운 장원준이다. 떨어진 경기감각 회복이 이루어진다면 불펜에서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는 투수가 될 수 있다.

 

장원준은 좋은 기량을 갖추고도 당대 최고 좌완투수들과의 경쟁에 밀려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 선발 역시 대체 선수로 선발되었다. 다소 의욕이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장원준은 계속 야구를 해야하고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는 투수다. 국제경기 경험은 그가 더 발전하는 큰 계기가 될 수 있다.

 

장원준은 최초의 군 복무 WBC 대표팀 선수라는 화제성보다는 실력으로 그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장원준이 자신이 살아있음을 이번 WBC에서 보여줄 수 있을지 만약 장원준이 대표팀 마운드의 히든카드가 된다면 대표팀은 한층 더 편안한 투수진 운영이 가능할 수 있다. WBC에서 장원준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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