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시즌 두산 전력의 핵심, 더 강해진 선발 마운드

프로야구에서 꾸준히 상위권 전력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끊임없이 선수들의 육성하고 키워내야 하기 때문이다. FA 제도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내부 자원이 풍부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두산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팀이다. 두산은 프로야구 원년부터 2군에 지속적인 투자를 했다. 그리고 화수분 야구로 통하는 풍부한 팜을 보유하고 있다. 

그 결과 두산은 야수진은 주전들의 부상에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새로운 선수들의 계속 발굴되고 그 자리를 메우기 때문이다. 이런 두산에 아쉬운 점은 선발 마운드였다. 두산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5인 로테이션을 구축하기 어려울 정도로 선발진이 약했다. 상대적으로 불펜진은 리그 최고 수준을 유지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규리그에서 매년 선전할 수 있었다.

두산은 외국인 선발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팀이었다. 이들이 활약했을 때 두산의 그 해 성적은 더 상승세를 타곤 했다. 약물복용으로 기록에 빛이 바래긴 했지만, 오랜 기간 두산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리오스가 대표적인 선수였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외국인 원투펀치와 국내 선수들의 중심을 이룬 불펜의 조화로 시즌을 이끌었었다. 

하지만 지난해 두산의 마운드 운영을 이전과 달랐다. 새로운 외국인 에이스 니퍼트를 중심으로 국내 선수들의 다수 가세한 선발 로테이션이 구성되었다. 재능있는 투수들을 불펜으로 기용했던 것과 달리 두산은 이용찬, 노경은을 붙박이 선발로 돌렸고 대성공을 거뒀다. 기존 원투펀치 김선우가 부진했지만,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두산의 선발진은 강했다. 대신 두산은 외국인 마무리 투수로 불펜의 한 축을 구성했다. 프록터는 중간 중간 불안감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두산의 마무리 투수로 무리 없이 시즌을 마감했다.

 

 

 

이런 두산이 올 시즌을 앞두고 마운드에 또 한 번 변화를 시도했다. 프록터와 재계약을 포기한 두산은 과거 두산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히메네스를 복귀시키면서 선발 마운드의 높이를 더 높였다. 두산은 김승회라는 5선발 요원을 FA로 영입한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내줬지만, 히메네스를 통해 선발 로테이션을 더 강화시켰다. 

두산은 니퍼트, 히메네스 두 외국인 투톱에 지닌 시즌 환골탈퇴한 노경은, 마무리에서 선발로 완벽 변신한 이용찬, 심기일전을 노리고 있는 베테랑 김선우로 꽉 짜인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임태훈이라는 예비 선발까지 더해지면 두산의 마운드는 최강 선발마운드라 평가받는 삼성, KIA와 견주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할 수 있다. 

불과 2년 사이 일어난 변화로는 극적이라 할 수 있는 두산의 선발 마운드다. 올 시즌 두산은 선발 마운드를 더 강화시켰고 이를 중심으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프록터가 떠나면서 비어있는 마무리 투수에 홍상삼을 기용할 것으로 보이고 돌아온 베테랑 이재우, 정재훈의 부활 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포스트 시즌에서 깜짝 활약한 변진수를 셋업맨으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상으로 부진했던 임태훈도 불펜에 힘을 보탤 수 있다. 하지만 선발진보다 무게감이 떨어지는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두산은 선발 마운드를 더 강화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만큼 선발진의 기량이 우월하고 그들의 기량을 확신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중간에 휴식일이 다수 존재하는 변칙 일정 역시 선발진의 중요성을 더 높이는 요인이 되었다. 두산은 변화된 일정에 맞는 마운드 구성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의 야수진은 여전히 두텁다. 특히 내야진은 포화상태다. 홍성흔이 가세하면서 포지션 경쟁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목 곰 김동주가 주전 3루수 복귀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고 손시헌도 지난해 부진을 떨쳐내려 절치부심하고 있다. 수년간 부진에 빠졌던 고영민도 부활을 준비 중이다. 파이터 내야수 오재원, 3루수 주전을 지키려는 이원석도 입대를 미루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손시헌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던 김재호와 최주환, 허경민 등의 젊은 내야진도 1군 엔트리 진입을 노리고 있다. 두산의 차세대 4번 타자로 주목받는 윤석민 역시 어렵게 잡은 주전 1루수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스프링 캠프 동안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상황이다. 이런 내야진과 함께 외야진과 베테랑과 신예가 조화를 이루면서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고 있다. 

두산으로서는 어느 팀 보다 풍부한 야수자원과 더 단단하게 구축된 선발 마운드를 중심으로 2013시즌 더 높은 비상을 꿈꾸고 있다. 홍성흔을 포지션 중복 우려에도 FA로 영입한 것도 우승이라는 목표를 설정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누구보다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홍성흔이 선수들의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있다. 돌아온 히메네스가 부상의혹을 떨쳐내고 제 모습을 되찾아야 하고 노경은이 2년 차 징크스를 겪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구위 저하현상을 보였던 김선우가 얼마나 회복할지도 변수다. 선발진의 두 축인 이용찬, 노경은이 나란히 WBC 대표팀에 선발된 것도 두산으로서는 걱정되는 부분이다. 이른 시기에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것이 시즌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약해진 불펜의 지원도 선발투수들의 부담을 더 크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두산 선발진을 구성할 선수들이 이미 기량을 검증받는 선수들이고 어느 한 투수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고른 기량을 가지고 있다. 선발 요원 대부분이 긴 이닝을 던져줄 능력을 가지고 있다. 부상도 없었다. 탄탄한 야수들의 수비도움도 받을 수 있다. 이는 시즌 전망을 밝게 하는 부분이다. 

두산은 포스트 시즌 단골 팀에서 벗어나 더 큰 꿈을 가지고 2013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진욱 감독체제도 안정되었고 김진욱 감독 역시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신인 감독의 티를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과 신예들이 조화를 이룬 선수 구성도 이상적이다. 상위권 팀들의 전력도 약해진 상황이다. 기대하는 선발 마운드만 제 역할을 한다면 그 꿈에 더 가깝게 갈 가능성이 높다. 

과연 두산이 지난해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선발 마운드를 바탕으로 그들이 원하는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