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프로야구는 곧 진행될 시범경기를 시작을 사실상 정규리그 체제로 돌입했다. 남은 건 개막전에 나설 로스터를 확정하는 일이다. 안정권에 들어선 선수들도 있고 경쟁구도에 놓여있는 선수들도 있다. 각 팀은 최적의 선수조합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팀 내 경쟁을 통해 팀 전력의 향상도 함께 도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보직에 대한 변화도 이루어질 수 있다.
올 시즌 투수력에 대한 비중이 더 높아진 롯데는 마무리 투수의 변화 가능성이 높다. 최근 2년간 롯데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김사율의 입지가 불안하다. 지난해 롯데의 수호신으로 시즌 후반 큰 활약을 한 정대현이 그 높은 명성과 존재감으로 롯데의 마무리 투수를 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블 스토퍼 체제도 거론되고 있지만, 투수 출신 김시즌 감독은 이에 부정적이다. 두 베테랑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현재로서는 부상 변수가 없다면 정대현의 개막전 마무리 투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대현은 이미 SK 시절부터 최강 마무리로 이름을 떨쳤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꾸준한 성적으로 기량이 검증되었다. 정대현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상대에 큰 위압감을 줄 수 있다. 지난해 부상으로 시즌 전반기를 통째로 날리긴 했지만, 복귀 후 기량은 전성기 못지않았다.
현재 롯데 불펜에 언더핸드, 사이드암 투수가 다수 존재한다는 것도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믿음직한 셋업맨으로 자리한 김성배와 KIA에서 영입한 홍성민, 부활을 노리는 언더핸드 이재곤, 유망주 김성호도 1군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후보군이다. 정대현이 마무리 투수로 간다면 이들의 활용 폭이 넓어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문제는 정대현이 풀 타임 마무리 투수를 할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정대현은 SK 시절이었던 2009시즌부터 투구수와 등판 횟수에서 특별관리를 받았다. 언더핸드 투수가 피할 수 없는 무릎을 비롯한 부상이 그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실제 정대현은 투구폼의 변화로 이를 극복했다. 예전보다 정대현은 공을 놓는 포인트를 조금씩 높였다. 이는 그의 주 무기 싱커의 위력을 떨어뜨렸다.
아직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경기운영 능력, 여전한 볼 끝의 변화로 위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부상은 정대현이 떨쳐내야 하는 검은 그림자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롯데는 정대현이 부상 복귀한 이후 중간 투수로 투입하며 그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실제 정대현은 계투요원으로 나서는 것을 더 선호했다. 상황에 맞게 투구를 조절할 수 있는 중간 투수 대신 매 경기 전력 투수를 해야하는 마무리 투수로서의 피로감을 그의 무릎이 견딜 수 있을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정대현의 대항마 김사율은 롯데 마무리 투수의 새로운 역사를 쓴 투수다. 긴 무명의 세월을 이겨내고 롯데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한 김사율은 지난해 팀 주장의 역할을 하면서도 시즌 34세이브로 롯데 마무리 투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해마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어 고심하던 롯데에 김사율은 믿고 쓰는 마무리 투수로 큰 역할을 했다.
김사율의 장점은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력, 그리고 두둑한 배짱이다. 김사율은 강속구 투수가 아니다. 상대 타자에게 위압감을 주는 마무리 투수는 아니지만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충실히 제 역할을 해주었다. 김사율은 마무리 투수로 고정되면서 경기운영 능력도 크게 좋아졌다. 지난 시즌 34세이브라는 기록은 오랜 기간 쌓아온 내공의 결정체였다.
이렇게 확실한 마무리 투수였던 김사율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가 불안하다. 구단 최고 기록을 경신했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와 포스트 시즌 부진이 부정적인 기류를 흐르게 하고 있다. 김사율은 시즌 후반기 부상이 겹치면서 급속한 구위 저하현상을 보였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를 김사율은 포스트 시즌에서도 바꾸지 못했다. 김사율은 중요한 순간 등판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그의 자리는 정대현이 대신했다.
롯데의 고민은 김사율이 셋업맨으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붙투명하다는 점이다. 구위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투수가 아닌만큼 위기의 순간 그를 등판시키기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 등판하는 마무리 투수보다 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미 김사율의 투구패턴은 타 팀에 완전히 노출된 상황이다. 변화구 위주의 투구로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김사율로서는 직구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직구가 없다면 변화구의 위력을 살릴 수 없다. 지난 시즌 후반기 김사율의 부진은 부상으로 인한 직구 구위 감소가 큰 영향을 주었다. 이는 자신감의 상실로 이어졌고 변화구 위주의 투구가 상대에 읽히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 경쟁에 조금 뒤처져 있는 김사율이지만, 지난해 성적과 팀 공헌도를 고려하면 포기하기에 조금 이르다. 정대현이 WBC 출전으로 컨디션 회복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한다면 현재 구도가 뒤바뀔 가능성은 남아있다. 롯데는 김사율이 지난해 좋았던 모습을 회복한다면 정대현을 관리하면서 다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
현재 롯데는 미래의 마무리 투수로 파이어볼러 최대성을 점찍어 둔 상황이다. 최대성은 지난해 부상의 기억을 떨쳐내고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로 정착하기에는 경기 운영능력과 제구, 변화구 구사능력을 더 다듬어야 한다. 김사율과 정대현은 최대성이 성장할 동안 롯데의 뒷문을 책임져야 할 선수들이다. 두 선수의 경험과 노하우는 롯데 불펜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당장은 경쟁구도에 있지만, 롯데는 두 선수의 공존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두 선수의 조합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팀에 큰 플러스 알파 요인이 될 수 있다. 당장은 시범경기 동안 보여질 두 베테랑 투수들의 마무리 투수 낙점 경쟁이 롯데 팬들의 큰 관심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대현의 대세론을 김사율이 뒤집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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