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태양이 뜨니 역전패 없었다. [NC VS 한화 5월 9일]

주중 3연전에서 연이틀 경기 막판 불펜의 방화로 충격의 연패를 당했던 NC가 목요일 경기에서는 웃었다. NC는 한화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투수 이태양의 호투와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7 : 3으로 승리했다. NC는 팀 연패는 물론, 올 시즌 한화전 5연패의 늪에서도 벗어났다. 한화는 에이스 바티스타를 내세워 시리즈 스윕을 노렸지만, 바티스타가 초반 무너지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 전 팀 분위기는 한화가 우위에 있었다. 한화는 이틀 연속 9회 역전승으로 기세가 올라 있었다. 반대로 NC는 다 잡은 경기를 불펜의 난조로 내주면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여기에 한화 에이스 바티스타를 상대해야 한다는 점도 NC에 악재였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중압감도 선수들의 위축시킬 수 있었다.

 

이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건 선발투수 이태양의 호투였다. 이태양은 연패 중인 팀 분위기 속에서 상대 에이스 투수와 대결해야 하는 어려움을 극복했다. 비가 내리는 좋지 못한 날씨도 투구에 지장을 줄 수 있었지만, 이태양은 침착했고 흔들림이 없었다. 이전 선발 등판 경기에서 잇따른 호투로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이태양은 좌우로 날카롭게 휘어 들어가는 변화구와 싱커를 적절히 배합하면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전 두 경기에서 사사구 남발로 스스로 무너졌던 NC의 투수들과 달리 제구가 되는 공격적인 투구로 자신있게 승부했다. 최근 타격감이 올라있는 한화의 중심타선 최진행, 김태균과의 승부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이태양은 두 선수를 철저하게 막아내면서 한화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이태양의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는 사이 NC 타선은 한화 선발 바티스타를 초반에 무너뜨리며 이태양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 NC는 3회 말 선두타자 노진혁의 볼넷 출루로 잡은 기회에서 2점을 먼저 선취하며 리드를 잡았다. 기세가 오른 NC는 4회 말 2사 후 타선의 집중력으로 4득점 하면서 6 : 0으로 멀찍이 달아날 수 있었다.

 

NC는 하위 타선인 지석훈, 노진혁의 연속 3루타와 새롭게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쓴 이태원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다. 하위 타선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한 바티스타는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바티스타의 강점인 강력한 직구는 제구가 되지 않았고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바티스타는 4회 말 한 타자도 잡아내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한화는 이어지는 NC 좌타선을 고려 좌완 김경태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NC는 김종호의 안타와 박정준의 몸맞는공으로 잡은 만루 기회에서 나성범의 2타점 적시타로 경기 흐름을 확실하게 잡았다.

 

특히 전날 홈런 2개를 폭발시키며 슈퍼 신인의 면모를 과시했던 나성범은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었다. 올 시즌 개막전부상으로 장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나성범은 부상 회복 후 경기 감각의 우려에도 NC의 3번타자로 전격 기용되었고 기대에 부응했다. 전날 장타력을 선보였던 나성범은 목요일 경기에서는 변화구에도 잘 대처하는 타격의 정교함도 보여주었다. 이 타구는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적시타가 되었다.

 

에이스가 무너지면서 초반 6실점 한 한화는 김경태에 이어 김광수를 투입하며 가까스로 4회 말 수비를 마칠 수 있었다. 이미 두 경기를 승리한 한화로서는 다음 경기를 대비한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NC가 6 : 0의 리드를 얼마나 깔끔하게 지켜낼지 여부였다. 넉넉한 리드였지만, 불펜불안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NC로서는 안심할 수 없었다.

 

이태양은 6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면서 NC의 불안감을 잠재워 주었다. 하지만 7회 초 투구 수 100개에 근접한 이태양의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 틈에 한화는 반격할 수 있었다. 7회 말 선두 최진행을 볼넷으로 내보낸 이태양은 김태균, 김경언 두 한화의 중심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이닝을 마치는 듯했지만, 오선진에 3루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하고 말았다. 이어진 추승우의 적시 2루타는 NC를 다시 긴장시키게 만들었다. NC는 구위가 떨어진 이태양을 내리고 임창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임창민은 고동진을 삼진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2점을 추격한 한화는 다시 한 번 막판 역전승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었다. NC는 추가점이 필요했다. 7회 말 2사후 나온 이태원의 적시 2루타는 NC가 승리로 가는 길을 더 편안하게 해주었다. 무명의 선수에서 주전 포수로 첫 선발 출전한 이태원은 선발 이태양과 좋은 호흡을 보인 것은 물론이고 팀이 필요할 때 2번의 적시타로 2타점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과시했다.

 

7회 말 추가점으로 한숨 돌린 NC는 이성민, 이민호 두 젊은 불펜이 나머지 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한화는 가용 불펜투수들은 최대한 활용하며 역전승의 기대를 버리지 않았지만, 9회 초 1점을 더 추격하는 데 그쳤다. 한화는 에이스 바티스타를 내세워 내심 시리즈를 모두 가져가는 기대했지만, 바티스타의 조기 강판과 초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NC는 9회 초 불펜의 1실점 하면서 불펜 불안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하지만 연패를 끊어내면서 연 이틀 역전패의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한화전 연패를 끊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이태양은 6.2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3승에 성공했고 나성범은 2안타 2타점으로 부상 복귀 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1번 타순의 김종호 역시 3안타 경기를 하면서 테이블 세터로서 최고의 활약을 해주었다. 특히, 새롭게 주전 포수로 기용된 이태원의 공수 활약은 NC에 또 다른 선물이었다.

 

한화와의 주중 3연전에서  NC는 나성범의 가세로 타선의 짜임새가 더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선발 투수진도 안정감을 보였다. 하지만 좀 더 많은 승수를 쌓기 위해서 불펜의 불안감 극복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NC이기도 했다. 다만 선발투수 나선 이태양이 연패 스토퍼로 확실한 역할을 하면서 가장 믿음직한 선발투수로 자리했다는 점은 앞으로 경기에서 희망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NC는 이태양이 선발로 나서면 승리하는 경기가 많았다. 한화전 연패도 이태양이 끊었다. 그의 이름대로 태양이 뜨면 NC는 승리의 기운이 함께 했다. 이러한 NC만의 승리 공식이 앞으로 경기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NC의 기분 좋은 징크스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NC 다이노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