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마운드, 지원군 절실한 롯데

올 시즌 시작 전 롯데는 전력의 약화로 고전이 예상되었다. 어느덧 포스트 시즌 진출 단골팀이 되었지만, 올해는 그 후보군에서 멀어진 채 시즌을 맞이했다. 스타 선수들이 대거 빠진 타선의 약세가 중요한 이유였다. 롯데는 역발상으로 전력의 약점을 메우려 했다. 부족한 타선은 내부 자원으로 메우고 마운드의 높이를 더 높였다. 

이는 강력한 타선을 기반으로 하는 롯데 야구의 큰 변화를 의미했다. 시즌 초반 롯데는 이러한 변화가 적응하지 못했다.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도 올라오지 않았다. 마운드 운영의 난맥상도 노출되었다. 롯데가 구상하는 안정된 마운드 짜임새 있는, 이기는 야구가 구현되지 못했다. 특히 투수력은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투수 옥스프링이 자리를 잡지 못했고 불펜진 역시 마무리 정대현의 불안이 이어졌다. 

롯데는 시즌 초반 하위권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날이 더워지면서 롯데는 저력을 발휘하며 상위권 경쟁의 대열에 합류했다. 상당 기간 3,4위권을 유지하기도 했다. 4번 타순에 강민호가 고정되고 황재균, 이승호의 테이블  세터진이 제 역할을 하면서 공격력이 좋아졌다. 마운드 역시 옥스프링, 유먼 두 외국인 투수가 원투 펀치 역할을 확실히 해주면서 선발진에 떠받쳤다. 

새로운 마무리 김성배가 자신의 보직에 완전히 적응하면서 불펜진도 강해졌다.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역할이 모호했던 김승회는 경기 후반 필승 불펜으로 제 위치를 찾았다.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자리를 잡는 롯데였다. 하지만 7월 들어 롯데는 급격한 내림세로 돌아섰다. 특히 상승세의 발판이 되었던 마운드가 흔들리고 있다. 

선발 투수들은 승수를 챙기지 못하고 있고 승부처에서 불펜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7월 들어 패한 상당 수 경기는 경기 후반 불펜이 무너진 결과였다. 마운드의 불안은 팀 타선의 부진과 맞물리면서 롯데를 상위권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게 했다. 지금 롯데는 5할이 넘는 승률이지만, 4위 두산과 2.5게임 차 6위다. 자칫 가장 불운한 포스트 시즌 탈락팀이 될 수 있다. 더 많은 승수 쌓기가 필요하다. 

냉정한 관점에서 타선은 외부 수혈이 없다면 예전의 강력한 모습을 되찾기 어렵다. 롯데가 올 시즌 짊어져야 할 짐이다. 결국, 마운드가 살지 못하면 롯데의 후반기 반격이 쉽지 않다. 기존 선수들의 분전과 더불어 이를 지원해줄 응원군이 선발과 불펜진 모두에 절실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풍부하다고 했던 마운드 자원 중 상당 수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마운드 중심의 야구를 해야 하는 롯데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롯데 불펜의 든든한 버팀목 마무리 김성배)

급구 4 ,5 선발투수

올 시즌 롯데는 풍부한 선발투수 자원을 확보하고 있었다. 옥스프링, 유먼, 송승준으로 이어지는 1, 2, 3 선발에 고원준, 이재곤, 김수완, 이용훈, 김승회, 진명호, 부상에 돌아온 조정훈까지 질적으로 양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선발투수진이었다. 하지만 지금 롯데는 4 ,5선발 자리가 불안하다. 3선발 송승준은 시즌 4승에 그칠 정도로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외국인 두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이들은 롯데의 6월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이 7월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뒷 선발 로테이션의 강화가 절실하다. 

롯데의 기대주 고원준은 사생활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옛 스승인 정민태 투수코치와의 만남이 심기일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였다. 시즌 초반 분위기도 좋았다. 4선발로 자리를 잡는 보였다. 하지만 공 스피드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이는 변화구 의존도를 높였고 상대 팀은 고원준의 투구 패턴을 알고 대응했다. 

고원준이 선발 투수에서 계속 마운드를 지키기 어려웠다. 고원준은 선발 투수로서 믿음을 주지못했고 1, 2군을 오가는 처지가 되었다. 4선발 투수로 여전한 기대를 받고 있지만, 그의 각성이 이루어진다면 롯데 선발진에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올 시즌 행보가 쉽지 않다.

고원준과 함께 잠수함 선발 투수로 또 다른 기대를 받았던 이재곤 역시 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투구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꾸준히 기회를 ㅂ잡고 있지만,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제구의 안정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특히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이재곤은 스스로 흔들리는 모습이 많았다. 좌타자 승부도 어려움이 많았다. 후반기 주어질 선발 등판 기회에서 부진하다면 올 시즌 1군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이 두 선수 외에 김수완은 롱릴리프로는 좋은 모습이지만 선발 등판 기회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다소 단조로운 구질이 긴 이닝을 이끌기에 약점이 되고 있다. 지난해 불펜투수로 가능성을 보였던 진명호 역시 올 시즌 선발진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정체 현상을 보이며 주로 2군에 머물고 있다. 2군에서 꾸준히 선발 투수로 나서고 있지만,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가 고쳐지지 않는다면 1군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 힘들 수도 있다. 

부상재활 중인 이용훈, 조정훈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 이용훈은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고전 중이다. 시즌초반 부상으로 훈련량이 부족했던 부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5점대 방어율도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지난해와 같은 모습을 되찾기 힘들 수도 있다. 

돌아온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조정훈 역시 부상 재발 우려로 재활을 멈춘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올 시즌 복귀가 힘든 상황이다. 당장은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이렇게 롯데는 많았던 선발 투수들 상당수가 전력에 가세하지 못하고 있다. 4 ,5선발의 불안을 시즌 내내 이어오고 있다. 땜질 처방이 아닌 확실한 4, 5선발 투수를 찾는 것이 시급하다. 

롯데는 언급되었던 선발 후보군 중 1, 2명이 제 모습을 되찾길 기대하고 있지만, 그 확률이 높지 않다. 롯데로서는 후반기에도 4, 5선발 투수의 선택에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무너진 불펜 재건은?

지난해 롯데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우수한 불펜구축을 통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다. 올해도 불펜진에 대한 기대는 컸다. 정대현이 부상 없이 시즌 초반부터 전력에 가세했고 선발 요원인 김승회를 불펜진에 합류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롯데 불펜은 지난해 모습을 완전히 잃었다. 기존 주축 선수들이 부진과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한 결과였다. 

당장 우완 파이어볼러 최대성이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롯데에서 귀한 우완 정통파 불펜투수의 이탈은 김승회에 더 큰 부담이 되었다. 7월 들어 김승회는 부쩍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한 경기가 좋으면 그다음 경기가 부진한 패턴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구위도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32경기 56이닝 투구는 무리가 있었다. 그 등판 중 상당수는 많은 투구 수를 수반하는 등판이었다. 올스타전 휴식이 지친 김승회에 보약이 될 수 있지만, 시즌 후반기에도 김승회는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할 처지다. 롯데는 그의 투혼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로서는 정대현, 김사율, 두 베테랑의 계속된 부진이 롯데 불펜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두 선수는 모두 팀의 마무리를 맞아야 할 투수들이지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필승 불펜진의 약화를 가져왔다. 정대현은 4승에 5홀드를 기록하고 있지만, 피안타와 실점이 크게 늘었다. 4점대 방어율과 27.2이닝을 소화하면서 피홈런 3개를 허용했다는 점은 롯데가 기대하는 모습이 아니다. 최근에는 마운드에서 자신감마저 떨어졌다. 문제는 회복의 조짐이 않는다는 점이다. 후반기 롯데는 박빙의 승부에서 정대현 투입에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김사율의 부진도 심각하다.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다녀오기도 했던 김사율이지만, 좀처럼 지난해 마무리 투수의 면모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직구의 구위가 떨어지면서 변화구의 위력이 반감되었고 상대의 맞춤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로서는 필승 불펜진에서 활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좌완 스페셜리스트 강영식이 계속된 부진과 2군행은 또 다른 좌완 이명우의 과부하를 촉진시켰다. 

롯데는 이명우, 김승회, 김성배로 필승 불펜 조를 구성하고 있지만, 마무리 김성배 앞에 두 투수가 잦은 등판으로 지쳐있다는 것이 부담이다. 김성배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만큼 올스타선 휴식기에 이들이 얼마나 회복할지가 불펜진 운영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여기게 새로운불펜투수들의 가세가 절실하다. 

롯데는 최근 허준혁과 정태승 두 명의 새로운 얼굴을 불펜에 가세시켰다. 허준혁은 최근 투구폼 수정에 성공하며 흔들리는 제구를 잡았고 메 경기를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만약 박빙의 승부에서 스스로 흔들리는 약점만 극복한다면 롯데 불펜에 새로운 힘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2군에서 콜업된 정태승 역시 점점 1군 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로서는 새로운 투수들이 불펜진에 활력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야 하는 상황이다. 

(송승준, 여름 사나이 위용 보여줄까?)

롯데의 가을 야구 그 해답은 마운드

롯데는 수년간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팀 전력의 약화를 피할 수 없었다. 이는 뜨거운 야구 열기마저 사그라지게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만원사례가 보통이던 홈구장은 뚝 떨어진 관중수가 눈에 보일 정도다. 같은 지역에 신생팀 NC가 가세한 영향도 크지만, 지금 롯데 야구가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현재 롯데는 성적과 팬들의 팬심을 모두 잃고 있다. 마운드를 중심으로 한 이기는 야구도 구현되지 못하고 있고 새롭게 바뀌는 팀 컬러는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좋은 성적일 필요하지만, LG와 넥센, 두산의 서울팀에 밀려 4강 진입도 쉽지 않다. 현재의 내림세가 지속한다면 내년 시즌을 기약하는 야구를 할 가능성도 높다. 

롯데로서는 후반기 초반 상위권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운드 안정이 필수적이다. 휴식을 통해 힘을 비축한 마운드가 시즌 초반 구상대로 돌아간다면 다시 힘을 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투수진에 앞세 예시 되었던 선수들이 가세하는 시나리로가 현실이 되어야 한다. 과연 롯데가 후반기 마운드 재건에 성공하며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 그것은 롯데의 재 반등의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어츠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