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 집중력 차이가 가른 승부 [롯데 vs LG 8월 31일]

1위와 4위라는 목표를 가지고 맞선 롯데와 LG의 주말 2연전 첫 경기는 타선의 집중력에서 앞선 LG의 8 : 2 완승이었다. LG는 초반 선발 류제국이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흔들렸고 선취 득점을 빼앗기며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실점 이후 타선의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며 롯데 마운드를 맹폭했고 0 : 2로 뒤지던 경기를 5회 말 7 : 2로 역전시키면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LG 선발 류제국은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겨운 투구를 했지만, 위기의 순간 결정타를 허용하며 않으면서 초반을 넘겼고 5이닝을 버텨주었다. 5.0이닝 5피안타 5사구의 투구는 내용에서 불만족스러웠지만, 타선의 지원 속에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울 수 있었다. 이어 나온 LG 불펜진은 남은 4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았고 완승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주었다.

 

LG는 경기 초반 롯데 선발 김사율의 과감한 볼배합에 고전했지만, 0 : 2로 뒤지던 3회 초 손지환의 재치있는 베이스런닝으로 1점을 만회했고 타순이 한바 퀴 돈 4회 초 5안타를 집중하며 3득점 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롯데 선발 김사율은 LG 타선의 힘을 극복하지 못하고 4회 초 마운드를 불펜에 넘겨야 했다.

 

 

불안한 선발 마운드 타선의 힘으로 극복한 LG

초반 대량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이 아쉬웠던 롯데

 

 

(LG 막강 화력에 무너진 김사율)

 

 

상대 선발 투수를 조기 강판시킨 LG 타선은 롯데 두 번째 투수로 나선 강영식을 상대로 5회 초 추가득점하며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이진영은 4회 초 공격의 포문을 여는 2루타를 때려낸 데 이어 5회 초에는 적시 2루타로 팀의 추가점을 도왔고 정의윤의 2점 홈런은 경기 흐름을 LG 쪽으로 향하게 하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7회 초 한 점을 더 추가한 LG는 롯데에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렇게 LG가 공격에서 집중력을 발휘했지만, 롯데는 아쉬움이 많았다. 2회 말 롯데는 전준우의 볼넷과 박종윤의 3루타로 선취득점에 성공한 이후 장성호의 볼넷으로 무사 1, 3루 기회를 계속 잡았지만, 한점을 더 추가하는데 그쳤다. 3회 말에는 2루타로 출루한 황재균이 손아섭의 적시 안타 때 LG 우익수 이진영의 정확한 홈 송구와 포수 윤요섭의 몸을 아끼지 않은 블로킹에 홈에서 아웃당하면서 공격 흐름이 끊어졌다.

 

2 : 7로 뒤진 5회 말에는 안타와 볼넷 2개로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5회 말 기회를 롯데가 경기 흐름을 바꿀 마지막 기회였다. 롯데 타선은 6회부터 LG 불펜진에 막혔고 다음 경기를 대비한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이전 한화전 2연승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고 싶었지만, 경기 초반 마운드가 무너지며 힘겨운 경기를 해야 했다. 선발 투수로 정착하는 듯 했던 김사율은 LG 타선의 화력을 감당하지 못했고 최근 좋은 투구를 해주었던 강영식도 불붙은 LG 타선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롯데는 세번째 투수로 등판한 고원준이 3.1이닝 1실점으로 비교적 안정된 투구를 하고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지모가 마지막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주면서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롯데로서는 이번 주 계속된 접전으로 불펜진은 물론 선수들 전체가 지친 상황에서 연승의 상승 분위기로 LG와 맞섰지만, 전력의 열세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2위 LG, 5위 롯데 피할 수 없는 전력 차

지난해 이맘때와 확 달라진 양 팀의 처지  

 

 

(선발등판 = 팀 승리 공식 재현한 류제국)

 

 

LG는 주초 넥센에 2연패 하며 주춤했지만, 2일 휴식이 보약으로 작용했다. LG 타자들은 경기 초반 타격감이 다소 떨어져 보였지만, 한 타순이 돈 이후 특유의 신바람 야구를 선보이며 롯데 마운드를 맹폭했다. 초반 대량득점은 롯데 선수들의 사기를 급격히 떨어뜨렸다. LG는 선발 류제국의 불안한 투구가 아쉬웠지만, 타선과 불펜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고 삼성을 1게임 차로 추격하며 1위로 가는 가능성을 다시 열었다.

 

이진영은 타선에서 3안타 1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정성훈, 손지환, 손주인이 멀티 히트로 이를 뒷받침 했다.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타선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반면 롯데는 경기 초반 상대 선발 투수를 강판시킬 기회를 놓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도 경기 초반 활발하던 타선이 중반 이후 침묵하면서 완패를 피할 수 없었다.

 

롯데와 LG의 토요일 경기는 순위 차이만큼이나 전력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 한판 대결이었다. 주력 선발투수가 나서지 못하는 롯데 마운드는 강타선을 갖춘 팀에 취약점을 드러냈다. LG는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 돋보였고 위기관리 능력에서 앞섰다. 두 팀의 대결은 지난해 이맘때 보였던 양 팀의 처지가 완전히 뒤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일전이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