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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수요일 경기에서 1위 경쟁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LG가 SK의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승리했고 삼성은 KIA에 연패당하며 1위 자리를 LG에 내줘야 했다. 두 팀의 치열한 1위 쟁탈전은 9월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3, 4위 순위 다툼은 정리되어 가는 느낌이다. 3위 두산과 4위 넥센은 나란히 승리하며 추격자들과의 거리를 넓혔다.

 

4위 넥센은 5위 롯데의 거센 추격을 이겨내며 3.5게임 차를 유지했다. 롯데는 선발투수 옥스프링을 하루 일찍 등판시키면서 전날 승리에 이어 연승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자력으로 가을 야구 꿈을 이루기는 사실상 힘들어졌다. 이는 LG에 패배한 6위 SK도 마찬가지다. 두 팀은 이번 주 목요일과 금요일, 상대를 넘어 4위 추격의 희망을 이어가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처하게 됐다.

 

롯데로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수요일 경기였다. 롯데는 선발 옥스프링의 역투와 초반 활발한 공격으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했지만, 득점 기회에서 시원스러운 공격력이 나오지 않았다. 롯데는 넥센의 선발인 오재영이 좌완임을 고려 그에 맞는 맞춤형 타순을 구성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라인업이었다.

 

롯데는 강민호를 5번 타순에 기용하며 4번 전준우와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노렸지만, 두 선수 모두 득점 기회에서 무안타로 부진하면서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중심 타선에서 공격 흐름이 끊긴 롯데는 득점력을 높일 수 없었다. 여기에 지명타자로 기용된 손용석 역시 경기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롯데는 전날 경기에서 필승 불펜조 소모가 많은 탓에 타선의 힘이 절실히 필요했지만, 공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끌려가는 경기를 해야 했다. 롯데는 경기 후반 불펜마저 무너지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넥센은 선발 오재영이 초반 고비를 노련한 투구로 무실점으로 넘겨주었고 번트 작전으로 착실히 득점기회를 살린 것이 적중하며 초반 리드를 잡은 것이 승리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넥센은 경기 후반 불펜이 흔들리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타선이 쐐기 득점을 하면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투.타의 조화에서 앞선 넥센은 편안한 4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 한 번의 불운, 패전 멍에 쓴 선발 옥스프링)

 

 

계속되는 강공 실패 롯데, 작전 야구로 리드 잡은 넥센 

선발 투수의 같은 듯 다른 역투

 

두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한 한 판이었다. 넥센은 패한다면 1. 5게임 차가 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되는 상황이었고 롯데는 맞대결에서 승차를 꼭 좁혀야 했다. 전날 승리의 기운을 이어 연승을 노렸다. 선발 옥스프링의 등판 일정을 앞당긴 이유였다. 이런 옥스프링에 맞서 넥센은 좌완 오재영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시즌 성적은 밀리는 맞대결이었지만, 오재영은 노련함이 있었고 최근 상승세에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여기에 올 시즌 롯데와 많이 상대하지 않았다는 생소함도 있었다. 양 팀은 선발 라인업에서도 승리를 위한 고심이 흔적이 역력했다. 롯데는 좌투수 오재영에 대비해 손아섭을 제외하고 모두 우타자를 기용했다. 전날과 달리 조성환, 황성용, 손용석이 새롭게 라인업에 가세했다.

 

넥센 역시 전날 주전 우익수로 활약했던 유한준을 좌타자 문우람으로 대체했다. 이성열도 선발 지명타자로 자리했다. 롯데 옥스프링을 대비해 좌타자 라인업을 보강한 넥센이었다. 두 팀의 라인업 변화는 넥센에서 좀 더 유리한 흐름을 가져다주었다. 롯데는 좌투수에 대비한 라인업의 효과를 실감하지 못했다.

 

롯데는 불펜 가동이 제약된 상황에서 많은 득점을 노렸다.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롯데는 강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넥센 선발 오재영은 1회부터 3회까지 두 명의 주자를 계속 출루시켰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막았다. 1회에는 1사 1,2루, 2회에는 무사 1루, 3회에도 1사 1,2루 위기를 막아냈다. 오재영은 직구의 위력은 떨어졌지만, 날카로운 제구로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롯데 타자들은 끈질기게 볼카운트 싸움을 했지만, 필요할 때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이런 롯데 타선과 달리 넥센은 번트 작전을 적절히 활용했다. 선취 득점도 희생번트로 주자를 진루시킨 결과였다. 2회 말 넥센은 선두 김민성의 안타 출루 이후 타격감이 좋은 강정호에 보내기 번트를 지시하면서 선취득점에 큰 의지를 보였다. 이성열의 적시타는 벤치의 의지에 선수들의 화답한 모습이었다.

 

넥센의 선취 득점은 그 의미가 상당했다. 넥센의 1 : 0 리드는 초반 계속 이어졌다. 롯데의 반격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2회 말 1실점 이후 옥스프링은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는 가운데도 실점을 막아내며 역투했지만, 최근 계속되는 야수들의 득점 지원 부재가 재현됐다. 넥센 선발 오재영은 팀의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같은 역투였지만, 양 팀 선발 투수들의 모두 웃을 수 없었다.

 

 

반전 기회 살리지 못한 롯데

반전 여지 완전히 없앤 넥센

 

잠시 소강상태에 있던 경기는 넥센은 5회 말 공격에서 넥센의 확실한 우세로 경기 양상이 변했다. 5회 말 넥센은 1사 후 서건창의 볼넷과 장기영의 안타로 잡은 1사 1, 3루 기회에서 이태근, 박병호 두 중심 타자의 연속 적시타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초반 1실점 이후 무실점으로 이닝을 이어가던 롯데 선발 옥스프링은 발빠른 두 명의 주자가 출루한 상황이 부담스러웠다. 당연히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력이 떨어졌다.

 

넥센의 3, 4번 타자는 팀이 필요할 때 자신의 역할을 확실히 해주었다. 타선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3점 차는 롯데에 큰 부담이었다. 넥센은 한계 투구 수에 도달한 오재영을 내리고 6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하며 승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6회 초를 무난히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7회 초 넥센은 하지만 넥센의 불펜 운영은 롯데의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세 번째 투구로 마운드에 오른 강윤구의 제구력 난조가 그 원인이었다. 강윤구는 7회 초 롯데 하위 타순의 황성용, 문규현에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넥센은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카드 한현희를 급히 마운드에 올렸지만, 롯데는 장성호를 대타 기용하며 추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장성호는 적시 2루타로 만점 대타 역할을 해주었다. 


그리고 이어진 1사 2, 3루, 넥센은 후속타자 손아섭을 거르고 롯데 4, 5번 타자와의 승부를 택했다. 경기 내내 타격감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던 전준우, 강민호에게 경기 승패가 달린 순간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타격으로 롯데에 실망을 안겼다. 전준우는 1타점을 기록했지만, 내야 땅볼로 물러났고 강민호의 잘 맞은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다. 


한점 차로 추격한 롯데는 8회 초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롯데는 정훈, 박준서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에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좌타자 대타카드 이인구마저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롯데의 역전 기회는 물거품이 되었다. 넥센은 8회 초 1사에 마무리 손승락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손승락은 병살타 유도로 큰 위기를 넘겼다. 


두 차례 위기를 넘긴 넥센은 8회 말 공격에서 2사 후 대타 오윤과 서건창의 적시 안타로 2점을 더 추가하면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판정 시비로 장시간 경기가 지연되는 어수선한 상황에도 넥센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위기 뒤의 찬스라는 야구의 속성이 재현되었고 넥센은 승리를 결정지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롯데는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옥스프링에 이어 강영식, 김수완, 고원준을 차례로 등판시켰지만,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뚝 떨어진 가을 야구 가능성 롯데)

 


가을야구 희망 희미해진 롯데

가을야구 희망 뚜렷해진 넥센


8회 말 2득점으로 여유를 찾은 넥센은 마무리 손승락이 9회 말을 깔끔하게 막아내면서 승리를 지켰고 롯데와의 승차를 3.5게임으로 다시 벌릴 수 있었다. 손승락은 37세이브를 기록하며 시즌 40세이브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넥센은 가을 야구로 가는 중요한 고비를 넘겼고 롯데는 그 가능성이 더 희박해졌다. 롯데는 마운드 운영과 타순에서 고심의 승부수를 던졌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제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넥센의 포스트 시즌 진출 확률은 크게 높아졌다. 넥센은 추격하던 롯데와 SK가 나란히 패하면서 이번 주 일정에 부담을 덜게 되었다. 오재영이라는 확실한 좌완 선발 요원을 얻었고 서건창이 부상을 털어내고 확실한 1번 타자로 돌아온 것도 남은 경기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운드의 불안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조금 부담이다. 


하지만 추격자들과 거리 차를 두게 되었다는 점은 넥센에 큰 플러스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총력적으로 마지막 희망을 살리려했지만, 뜻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강한 정신력만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실감해야 했다. 손아섭이 분전했지만, 나머지 중심 타자들이 손아섭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최근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었던 박종윤의 부상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4, 5위 외나무다리 결투에서 넥센은 롯데의 도전을 뿌리치며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그런 넥센을 추격하는 롯데는 6위 SK의 추격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는 목,금요일 SK전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야 하지만, 주중 첫 2연전에서 전력 소모가 극심했다. 뚝 떨어진 팀 분위기부터 추스려야 한다. 너무 많은 것을 잃은 롯데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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