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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유례없었던 2013프로야구 정규리그 1위 다툼의 결과는 삼성의 정규리그 3년 연속 우승이었다. 삼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했던 추격자들을 뿌리치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삼성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에 끝내기 패를 당했지만, 느긋한 마음으로 타 팀의 포스트시즌을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그들의 한국시리즈 3년 연속 우승 확률 또한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올 시즌 삼성은 이전 두 시즌과 달리 험난한 리그를 치러야 했다. 9월 들어 일찌감치 우승 분위기를 만들었던 것과는 달랐다. 한때 올 시즌 심기일전한 LG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타 팀의 추격을 불허하던 압도적인 삼성이 아니었다. 삼성은 시즌 전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래도 우승 1순위 팀이었다. 2년 연속 우승의 후광은 여전히 유효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전력 누수가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삼성의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우선 선발 마운드가 원활하지 않았다. 지난해 우승의 주축을 이뤘던 탈보트, 고든 두 외국인 투수를 내보내고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들의 기량이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도 시즌 초반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외국인 투수들의 팀 합류도 늦어졌다.

 

 

 

 

여기에 지난해 다승왕 장원삼이 짝수해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5인 로테이션 운영이 쉽지 않았다. 여기에 정현욱이 FA로 떠난 불펜진도 강력한 모습이 아니었다. 비록 기량이 하락세에 있었지만, 정현욱의 빈자리를 생각보다 컸다. 불펜 에이스 안지만 마저 시즌 초반 합류가 늦어졌다. 심창민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했지만, 그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당연히 지키는 야구에도 문제가 생겼다.

 

마운드의 힘이 떨어진 삼성은 시즌을 불안하게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상당수 주전과 감독이 WBC에 참가했다는 점도 팀 조직력을 끌어올리는데 악재가 되었다. 이런 삼성을 지탱한 건 강력한 타선이었고 베테랑의 분전이었다. 삼성은 이승엽이 지난해보다 떨어지는 기량으로 고심했지만, 최형우가 2011년 MVP급 활약을 재현했고 환골탈태한 채태인이 무서운 공격력을 보였다.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이승엽의 부진을 생각나지 않게 했다. 배영섭, 김상수, 정형식 등의 빠른 발과 박한이, 진갑용의 노련미가 조화된 타선은 마운드 불안을 상쇄시켜 주었다. 이런 타선에 배영수, 윤성환 두 베테랑이 선발투수로서 꾸준히 역할을 하면서 팀에 안정감을 더해주었다. 오승환이 지키는 마무리 자리를 여전히 리그 최강이었다.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린 삼성은 어느새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정규 2연패를 한 팀의 저력을 무서웠다. 불안하던 마운드는 장원삼, 차우찬이 제 기량을 되찾으면서 10승 선발 투수를 4명이나 보유할 정도로 단단해졌다. 부상에서 돌아온 안지만은 마무리 오승환과 함께 뒷문을 단단히 지켜주었다. 투. 타의 조화 속에 삼성은 1위로 여름을 맞이했다. 해마다 여름에 강했던 삼성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삼성은 여름에 고전했다. 잇따른 주전들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하던 채태인이 부상으로 쓰러졌고 전천후 내야수 조동찬도 시즌 아웃 판정을 받는 큰 부상을 당했다.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이승엽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1군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부동의 1번 타자 배영섭도 사구 후유증에 시달렸다. 주전 포수 진갑용과 유격수 김상수의 부상도 삼성의 시름을 깊게 했다.

 

삼성이 빈틈을 보이자 2위 그룹의 추격이 더 거세졌다. LG, 넥센, 두산 모두가 1위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 사이 삼성은 하위 팀에 수시로 덜미를 잡히며 달아나지 못했다. 1위 싸움이 복잡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었다. 정규리그 3연패가 가물거리는 상황, 삼성은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며 9월 연승으로 추격자들을 따돌렸다.

 

9월 들어 박석민이 크레이지 모드로 타선을 이끌고 극적으로 부상에서 돌아온 채태인이 힘을 실어 주었다. 주전들을 대신한 백업 선수들의 쏠쏠한 활약은 팀에 큰 활력소가 되었다. 2위 그룹이 물고 물리는 다툼을 하는 삼성은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큰 차이는 아니었지만, 1위 삼성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다.

 

 

위기 상황에서 발휘된 저력

주전 공백을 잊게 한 잇몸 야구

 

결국, 삼성은 10월 2일 롯데전 완승을 거두며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길었던 순위 다툼의 끝에서 웃은 팀을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었다. 정규리그 1위 확정으로 삼성은 더 알찬 전력으로 한국시리즈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부상선수들의 회복 시간을 벌었고 체력적으로 힘을 비축하게 되었다.

 

가장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3개 팀의 포스트시즌 대결은 삼성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은 누구도 이루지 못한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시 3연패 가능성을 높였다. 그만큼 올 시즌 정규리그 1위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올 시즌 후 삼성은 마무리 오승환의 해외진출 가능성이 높다. 주전 외야수 배영섭도 입대를 앞두고 있다. 내년 시즌 전력이 더 약해질 수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가 가지는 의미가 상당하다. 어렵게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는 점은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더 단단하게 할 수 있다. 2013시즌에도 삼성은 전력 누수에도 여전히 강했다. 이런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역시 삼성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삼성라이온즈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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