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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마지막 7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대구로 자리를 옮긴 6차전에서 삼성은 무려 9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벌떼 마운드 운영과 고비마다 터진 두 개의 홈런포를 앞세워 두산에 6 : 2로 승리했다. 1승 3패로 밀렸던 삼성은 5, 6차전을 내리 잡아내며 시리즈의 균형을 맞혔다. 삼성은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는 또 하나의 덤까지 얻었다.

 

두산은 선발 니퍼트가 역투하고 초반 솔로 홈런 2개로 리드를 잡았지만, 거의 매 이닝 이어진 추가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는 삼성에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두산은 삼성과 비슷한 8개의 안타를 때려냈고 상대 투수들로부터 무려 8개의 사사구를 얻었지만,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것에 인색했다. 초반 상대를 무너뜨릴 기회를 놓친 두산은 경기 후반 삼성의 힘에 밀리며 6차전을 내줘야 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두산이 주도했다. 두산 선발 니퍼트가 압도적인 구위로 삼성 타선을 잘 막은데비해 삼성은 선발 벤덴헐크가 초반 실점 후 부상으로 조기 강판당하면서 마운드 운영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었다. 삼성은 배영수를 내세워 급한 불을 껐지만, 긴 이닝을 이어줄 투수가 없었다. 삼성은 매 이닝 투구를 교체하다시피 하면서 두산의 공세를 막았다. 아끼고 싶었던 차우찬 카드도 조기에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리한 등판을 이어가고 있는 차우찬이 최준석에 홈런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물러나면서 삼성 마운드 운영은 더 힘들어졌다. 

 

 

 

(두산의 기적을 이뤄줄 마지막 카드 유희관)

 

 

두산은 이런 삼성을 상대로 초반에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두산 타선은 이상하리만큼 득점권에서 집중력을 보이지 못했다. 두산은 체력이 떨어진 이종욱을 하위 타선으로 내리고 정수빈, 허경민으로 테이블 세터진을 구성했고 시리즈 내내 좋은 타격감을 보이는 손시헌을 6번 타순에 기용하는 변화를 주었다. 정수빈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이 변화가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득점권 타격은 너무 실망스러웠다. 

 

두산으로서는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홍성흔, 이원석, 오재원 등이 생각날 수밖에 없는 공격력이었다. 이렇게 두산의 공격이 주춤하는 사이 삼성은 3회 말 배영섭의 희생플라이로 첫 득점을 올린 데 이어 결정적인 홈런 2방으로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다. 두산 선발 니퍼트에 고전하던 삼성은 6회 말 선두 박한이의 안타와 이어나온 채태인의 2점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두산 배터리의 볼 배합이 아쉬웠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위력적인 직구와 각도 큰 커브가 좋았지만, 박한이, 채태인과의 승부에서 체인지업을 선택한 것이 나쁜 결과로 이어졌다. 2점 홈런을 허용한 이후 직구로 세 타자를 가볍게 막아내면서 아쉬움은 더했다. 비록 역전을 당하긴 했지만, 불안한 삼성 마운드를 상대로 두산은 충분히 추격의 여지가 있었다. 물론 더는 실점하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하지만 7회 말 터진 삼성 박한이의 3점 홈런은 승부의 흐름을 삼성 쪽으로 완전히 돌려놓았다. 두산 벤치는 투구 수 100개에 근접한 선발 니퍼트를 계속 마운드에 올렸다. 7차전까지 고려한 마운드 운영이었지만, 구위가 떨어진 니퍼트는 1사 후 진갑용에 몸맞는공을 내주며 이상 징후를 보였다. 교체 타이밍이었다. 두산 벤치는 움직임이 없었다.

 

 

두산 2 : 삼성 2 함께 때려낸 홈런, 너무 다른 결과물

벌떼 마운드 승기 잡은 삼성, 불펜 투입 아쉬웠던 두산

 

 

배영섭의 안타로 2사 1, 2루 기회를 잡은 삼성은 박한이의 홈런이 이어지며 불안한 리드에서 벗어났다. 니퍼트는 몸쪽 직구로 승부를 걸었지만, 박한이이 벼락같은 스윙은 그 공을 담장 밖으로 날려보냈다. 박한이의 홈런에 니퍼트는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의 팀 분위기도 함께 가라앉았다. 두산은 이어 나온 불펜진이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타선은 마지막까지 터지지 않았다.

 

삼성은 마무리 오승환이 9회 마지막 타자를 잡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삼성은 5차전에 살아난 타선이 좋은 타격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초반 열세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무리수가 있었지만, 과감한 마운드 운영이 적중했다. 삼성이 승리한 경기에서 돋보인 활약을 한 박한이는 5차전 승부를 결정짓는 2타점 적시타에 이어 6차전에서도 3점 홈런을 때려내며 또 한 번 영웅이 되었다. 채태인은 5, 6차전 연속 홈런으로 중심 타자 역할을 확실히 해주었다.

 

반면 두산은 4번 최준석이 솔로 홈런 포함 3안타, 5번 오재일이 2안타로 분전했지만, 그들 앞에 득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타선의 연결이 원활하지 못했다. 타순 변화를 효과도 크지 않았다. 두산은 불펜의 필승카드 핸킨스와 7차전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 유희관을 아끼며 보다 더 유리한 여건을 마련했다는 점이 위안이었다.

 

두산으로서는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비축한 유희관에 2001년 우승 기억의 재현을 맡겨야 할 상황이다. 타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해있고 연패로 팀 분위기마저 침체한 두산으로서는 선발 투수의 호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유희관으로서는 포스트시즌 내내 이어지던 호투 분위기가 3차전에서 깨지긴 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작용한 결과였다.

 

 

(2013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최고 화제의 팀 두산, 우승의 꿈 이룰까?)

 

 

올 해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유희관의 투구를 고려하면 두산이 기대를 걸 수 있는 선발 카드다. 하지만 삼성 타선이 감을 완전히 되찾았고 삼성의 분위기가 상승 반전되었다는 점은 큰 부담이다. 팀 타선의 활발한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원정의 어려움도 있다 강심장의 유희관이지만, 쉽지 않은 등판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유희관에 맞설 삼성 장원삼 역시 부담이 상당하다. 삼성은 마운드 총력전을 펼치는 와중에서 장원삼을 끝까지 아꼈다. 내일이 없는 승부에서도 내일을 대비한 마지막 카드였다. 장원삼으로 팀의 큰 기대를 홀로 짊어져야 한다. 3차전 승리 투구의 좋은 기억이 있지만, 핸킨스가 뒤를 받치고 있는 유희관과 달리 장원삼이 더 많은 이닝을 실점을 최소화하며 버텨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제 한국시리즈 우승은 3차전에서 맞붙었던 두산과 삼성의 좌완 에이스들의 투구에 따라 그 운명이 갈라지게 됐다. 누가 더 오랫동안 마운드에서 버틸 수 있을지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두산 유희관은 충분한 휴식과 포스트시즌 상승세가 강점이고 삼성 장원삼은 풍부한 경험과 팀의 상승세가 강점이다.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두산과 삼성은 모두 기적을 현실로 만들려 하고 있다. 준PO부터 투혼의 승리 행진을 이어온 두산은 4위 팀으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대하고 있고 삼성은 1승 3패 후 3연승으로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두 팀은 대등한 상황에서 모든 것을 건 승부를 앞두고 있다. 유희관, 장원삼은 7차전에 나서는 두 팀의 기둥이다. 과연 두 선발 투수 중 누가 소속팀의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사진 : 두산베어스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1982doosanbears), 글 : 김포맨(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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