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넥센 사이에 성사된 스토브리그 첫 트레이드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거래였다. 두산은 차세대 거포로 육성중인 윤석민을 내주고 넥센의 외야수 장민석(개명 전 장기영)을 받아들였다. 논란의 트레이드였다. 가뜩이나 베테랑 선수들을 모두 내보내며 들끓고 있었고 있었던 두산 팬들의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두산의 강력한 세대교체 의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윤석민은 아직 20대에 군 문제를 해결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거포다. 장민석은 빠른 발과 날카로운 타격 능력이 있는 테이블 세터다. 하지만 이미 30대를 넘겼고 올 시즌 부진으로 주춤한 상황이었다. 준PO에서의 아쉬운 플레이로 넥센에서 입지가 크게 좁아져 있었다. 두산에 오더라도 당장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두산은 이종욱, 임재철이 떠나면서 엷어진 외야진 보강을 노렸고 장민석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윤석민을 내줬다. 석연치 않은 거래였다. 넥센이 큰 이익을 봤다는 의견이 비등했다. 이와 더불어 윤석민에 많은 애정을 쏟았던 김진욱 감독이 돌연 경질됐다. 마무리 훈련까지 마친 올 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 감독의 갑작스러운 퇴장이었다.
김진욱 감독의 선수기용과 승부처에서의 작전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지만 준우승 감독에 대한 구단의 처사는 아쉬움이 있었다. 김진욱 감독의 경질에는 윤석민 트레이드가 관련되어 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그만큼 윤석민은 두산의 미래로 크게 주목받는 선수였다. 윤석민은 제대후 2011시즌부터 꾸준히 성장제를 유지했다. 2012시즌에는 포스트시즌 4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에 대한 두산의 기대가 컸다.
윤석민의 성장은 간판타자 김동주가 점점 라인업에서 소외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한 최준석을 떠나보낸 것도 윤석민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윤석민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런 윤석민을 30대의 외야수와 트레이드 한다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윤석민은 올 시즌 부상과 재활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아직 재활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젊은 선수이기에 충분히 제기량을 찾을 여지가 많다.
이런 윤석민을 영입한 넥센은 거포 군단의 위력을 더 배가시킬 수 있게 되었다. 윤석민은 1루와 3루 수비가 가능하다. 넥센 내야진의 공격력은 상상 이상의 되었다. 리그 MVP 박병호가 지키는 1루, 최상위권 2루수로 발돋움한 서건창, 거포 유격수 강정호, 올해 새롭게 거포형 선수로 거듭난 김민성에 윤석민까지 상대 팀은 큰 압박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20개 이상의 홈런이 가능한 이성열과 노련한 이택근이 더해지면 넥센 타선은 빈틈이 없어졌다. 장민석이 떠난 외야의 빈자리는 올해 잠재력을 폭발시킬 문우람과 함께 노련한 유한준 등이 충분히 메울수 있다. 외국인 타자 영입도 고려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꽉 짜인 넥센의 타선이다. 윤석민은 당장 주전이 아니더라도 대타와 백업 요원으로 활용 가능하고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김민성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윤석민의 영입은 현재와 미래를 모두 대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당장 내년 시즌 윤석민은 타자 친화적 구장인 목동에서 홈런 개수를 크게 늘릴 가능성이 높다. 이미 윤석민은 두산 소속이었던 2012시즌 289타수에 타율 0.291, 홈런 10개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뽐낸 적이 있다. 타자들에 불리한 잠실구장에서 풀타임 출전이 아님에도 두 자리 수 홈런을 때려냈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사안이었다.
LG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다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이후 리그 최고 타자로 거듭한 박병호의 예를 보듯 윤석민 또한 무서운 타자로 발전할 수 있다. 이는 넥센 타선의 무게감을 한층 더 키워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윤석민을 쉽게 내준 두산은 같은 서울 연고지 팀이고 올 시즌 준PO에서 접전을 펼쳤던 넥센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수도 있다. 자칫 윤석민 부메랑에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두산의 이러한 결정은 윤석민이 더는 성장할 여지가 없다는 판단이 전제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넓은 잠실 홈구장에서 거포형 타자보다는 기동력이 있는 선수가 더 적합하다는 전략적 선택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미래의 4번 타자를 너무 쉽게 떠나보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두산의 상황이다. 실제 트레이드를 주도한 두산 프런트에 대한 팬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윤석민 영입 넥센
거포 군단의 위력배가 + 내야자원 확보+ 팀내 경쟁 촉진
= 공격력 강화 및 팀 전력 업그레이드
넥센은 외야자원이 필요한 두산의 팀 사정을 트레이드에 적극 활용했고 팀 공격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선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나이트, 벤헤켄 두 외국인 투수와 재계약한 넥센은 윤석민의 영입으로 전력을 더 강화했다. 외국인 타자 영입이 순조롭다면 넥센의 공격야구는 상대 팀에 공포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물론 그 전제는 윤석민이 올 시즌 그를 괴롭혔던 부상을 떨쳐내고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가능하다. 윤석민은 당장 바뀐 팀 분위기에 적응해야 하고 자신의 대한 높은 기대에 대한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 넥센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트레이드라는 평가는 분명 윤석민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넥센 역시 윤석민은 팀의 일원으로 잘 녹아들게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이런저런 변수를 고려해도 윤석민의 넥센행은 넥센에 큰 플러스요인이다. 윤석민이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면 그 효과는 상상 이상이 될 수도 있다. 팀 내 경쟁 촉진으로 팀에 더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윤석민 역시 2004년 프로입단 이후 자신의 존재감을 높여야 할 시기다. 갑작스러운 트레이드로 정든 팀을 떠났지만, 이런 변화가 그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윤석민은 해외진출을 모색 중인 KIA 에이스 윤석민과 동명이인으로 알려진 경우가 많았다. 이런 윤석민이 넥센에도 이런 딱지를 때고 타자 윤석민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넥센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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