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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에게 군 문제는 큰 고민이다. 선수생활의 절정기에 2년간의 공백을 갖는다는 것은 분명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최근 퓨처스 리그에 상무와 경찰청에 야구단이 생기면서 조금 숨통이 트였지만, 모든 선수가 그곳에서 선수생활을 이어 갈 수 없다. 주전급 선수가 아니면 상무와 경찰청에 입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또한 병역을 면제받을 유일한 기회인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의 희망과 팀 사정 등이 복합되면서 입대를 연기한 선수들은 상무, 경찰청에 입대할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만약, 병역 면제의 혜택을 얻지 못하면 30살 즈음에 현역이나 공익요원으로 입대할 수밖에 없다. 가장 기량이 올랐을 때 겪는 2년간의 공백은 선수에게도 구단에도 큰 타격이다.

 

롯데 주전 유격수였던 박기혁도 올 시즌 2년간의 공백을 거쳐 팀에 복귀했지만, 예전 기량을 찾지 못해 고전했다. 박기혁은 2000년 고졸 선수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주전 유격수로 자리했다. 특히 타격보다는 수비에서 큰 강점이 있는 선수였다. 화려한 그의 유격수 수비는 팬들에게 그를 어필하기에 충분했다. 2000년대 초반 롯데는 하위권에서 머무르며 침체기에 있었지만, 박기혁은 젊고 유망한 유격수로 주목을 받았다. 


 

 

 (박기혁 힘겨웠던 2년 공백 극복, 2014년 부활 가능할까?)

 


경험이 축적되면서 박기혁은 타격에도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2008시즌에는 351타수 102안타 타율 0.291로 생애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유격수로 자리한 시즌이었다. 2008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박기혁은 2009년 WBC 대표로 선발되었고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자리하는 듯 보였다.

 

2010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박기혁은 성적에서 더 내림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09시즌 2할대 초반으로 타율이 급락했고 2010시즌에도 부진이 이어졌다. 타격감이 회복하는 시점에 당한 큰 부상은 48경기 출전만으로 시즌을 접게 했다. 그해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의 꿈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더는 입대를 미룰 수 없었던 박기혁은 2011, 2012시즌 동안 공익요원으로 복무하며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었다.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던 박기혁은 아쉬움 속에 2년의 공백을 감수해야 했다. 그리고 돌아온 2013시즌 박기혁은 롯데 내야진을 강화해 줄 선수로 여겨졌다. 부상에서도 벗어났고 기량을 되찾는다면 주전 유격수 가능성도 높았다.

 

하지만 2년의 공백은 쉽게 극복되지 않았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롯데 유격수 자리는 문규현과 신본기기 자리하고 있었다. 박기혁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장점이었던 수비가 흔들리면서 코칭스탭의 신뢰도 잃었다. 시즌 초반 유격수 경쟁을 펼치던 박기혁은 점점 입지가 좁아졌다. 급기야 2군으로 밀려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이후 8월에 1군에 복귀했지만, 복귀한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후 2군으로 밀리는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이후 박기혁은 1군에서 더는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입대전 - 화려한 수비 수준급 타격, 롯데 붙박이 주전 유격수 

복귀후 - 더 치열해진 경쟁, 떨어진 신뢰, 흔들리는 팀 내 입지


 

박기혁은 퓨처스리그에서 3할을 훨씬 웃도는 타격을 선보이며 기량이 점점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 번 떨어질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그렇게 아쉬움 속에 박기혁은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올 시즌 부진 속에 박기혁은 FA의 기회마저 스스로 포기해야 했다. 박기혁은 자신의 기량을 확실하게 보여준 이후 다시 FA에 도전하는 길을 선택했다.

 

박기혁에게 2013년은 아쉬운 한해였다. 최근 많은 선수들이 군 복무에 의한 공백을 이겨내고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많았지만, 박기혁은 그 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실전 감각이 떨어지는 부분을 극복하지 못했다. 절대적이었던 팀 내 위상도 크게 달라져 있었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는 시즌이었다.

 

박기혁은 분명 재능이 있는 내야수다. 내년 시즌 롯데가 좀 더 안정적인 내야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의 부활이 필요하다. 박기혁 역시 기량으로 그가 살아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롯데가 2차 드래프트에서 내야 백업 요원인 이여상을 영입했다는 점은 박기혁에 대한 팀의 의구심이 떨쳐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박기혁이 올 겨울 그리고 스프링 캠프에서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박기혁은 이제 30대 초반에 불과하다. 충분히 기량을 회복하고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 나이다. 롯데 팬들 역시 그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박기혁이 롯데 붙박이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던 시기의 기량을 회복하면서 당당히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지 2년 공백의 무게감에 눌려 점점 잊혀가는 선수가 될지 2014년은 박기혁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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