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가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한 경기도 거르지 않고 나설 수 있다는 것은 큰 능력이다. 우선 성적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부상도 없어야 한다. 강인한 체력도 필수적이다. 크고 작은 부상과 타격 사이클이 있는 선수에 있어 전 경기 출전은 큰 훈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롯데에서 황재균은 올 시즌 전 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대부분 경기가 선발 출전이었고 교체 아웃된 경기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롯데의 3루수는 황재균을 제외하고 대안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내야 다른 포지션에서 경쟁이 일어난 것과 달리 롯데의 3루수는 황재균이 독보적인 존재였다.
황재균은 올 시즌 1번 팀 사정에 따라 다양한 타순에 들어서야 했다. 하위 타순에서 중심 타순으로 다시 1번 타순으로 변화가 심했다. 타격감 유지에는 분명 좋지 않은 일이었다. 그의 다재다능함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황재균은 장타력과 빠른 발을 함께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 롯데로 트레이드되어 오기 전 지금의 넥센에서 홈런 18개 도루 30개를 한 시즌에 기록할 정도로 능력이 있는 선수였다.
당시 감독이었던 김시진 감독이 올 시즌 롯데로 부임한 이후 김시즌 감독은 타격에서 황재균에 다양한 역할을 맡겼다. 대안부재 속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지만, 황재균의 능력을 믿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황재균은 이러한 변화에도 2013시즌 128경기에 모두 나서며 타율 0.274 안타 수 134개 홈런 7개, 56타점 도루 22개로 여러 면에서 활약했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3루 수비도 수준급이었다.
(전 경기 출전의 개근생에서 3루수 우등생 꿈꾸는 황재균)
이렇게 롯데에서 공헌도가 높았던 황재균이었지만, 강타자들이 즐비한 리그 3루수 경쟁에서는 2% 부족함이 있었다. SK 최정, 삼성 박석민 두산 이원석, 넥센 김민성까지 비교 우위에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전 경기를 모두 출전한 개근생이었지만, 황재균이 만족할 수 없는 이유였다. 성적의 내용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우선 볼넷 대비 삼진 수가 많았다. 황재균은 49개의 볼넷을 얻으면서 78개의 삼진을 당했다. 이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선구안에 문제가 있었다. 시즌 중 시도되었던 황재균의 1번 타자 변신이 성공하지 못한 중요한 이유였다. 여기에 황재균은 홈런 7개에 머물면서 장타력이 있는 내야수라는 장점이 퇴색되었다. 타순의 잦은 변동이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
도루에서도 황재균은 22개를 기록하며 수준급 기록을 남겼지만, 11개의 도루 실패로 실속이 적었다. 순도 높은 주자 플레이가 필요했다. 18개를 기록한 실책 역시 아쉬운 부분이었다. 까다로운 타구가 많이 나오는 3루지만, 결코 적은 수의 실책이 아니었다. 호수비도 자주 보여준 황재균이었지만, 수비의 안정감 면에서 상위권 기록은 아니었다.
이런 아쉬움들이 종합되어 황재균은 전 경기 출전이라는 기록의 가치가 조금 떨어지고 말았다. 당장 내년에 있는 아시안게임 대표선수 선발에서도 뒤 쳐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직 군 문제를 해결 못한 황재균으로서는 대표팀 선발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 관문이 좁기만 하다. 리그 최고 3루수 최정의 위치기 확고하고 삼성의 중심 타자 박석민도 강력한 경쟁자다.
여기에 대표팀 선발이 절실한 김민성, 이원석 등도 황재균이 넘어야 할 벽이다. 하지만 지금의 위치에서 황재균은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다. 뭔가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꾸준함과 성실성을 넘어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 올 시즌 약세를 면치 못했던 롯데 타선이 점점 힘을 찾아가고 있다.
장타력, 도루능력, 꾸준함 있는 개근생
더 높은 벽 넘어야 가능한 우등생의 꿈
최준석이 영입되면서 중심 타선이 강해졌다. 외국인 타자의 영입이 이루어지면 황재균은 하위 타선에서 마음껏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올 시즌 황재균은 상위, 중심 타선을 오가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내년 시즌에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에서 4년을 보내면서 포스트 시즌을 포함한 큰 경기 경험을 많이 쌓았다는 점도 그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신본기, 정훈, 손용석으로 대표되는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과 2차 드래프트로 영입된 이여상의 존재, 올 시즌 부진으로 부활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박기혁, 문규현 등 더 두터워진 내야 자원들의 존재는 그에게 큰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앞서 밝혔듯이 아시안게임 대표라는 중요한 목표도 황재균이 내년 시즌 온 힘을 다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황재균은 롯데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였고 지금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더 높은 곳으로 날기 위해서는 자신을 둘러싼 틀을 깨야 하는 과제가 있다. 그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올 시즌 몇 안 되는 전 경기 출전선수였던 황재균이 개근상을 넘어 우등상을 받을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올겨울 그리고 내년 스프링 캠프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황재균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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