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 전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던 팀은 두산이었다. 팬들의 우려속에 두산은 큰 폭을 변화를 모색했다. 많은 선수가 팀을 떠났고 젊은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두산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젊은 팀으로 변신하는 계기로 삼았다. 주전급 선수가 떠났지만, 야수 부분에서 두산은 여전히 강하다.
백업 선수층의 얇아졌지만, 두산의 풍부한 선수층과 최고 수준의 팜시스템을 고려하면 우려보다는 희망이 앞선다. 오히려 그동안 확실한 기회를 얻지 못했던 20대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 되면서 팀에 활력이 더 생겼다. 마운드 역시 에이스 니퍼트, 노경은, 유희관, 볼스테드, 이재우로 이어지는 5인 로테이션 선발진이 단단하고 불펜진 또한 부상에서 돌아온 이용찬의 가세로 뒷문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급성장세를 보인 윤명준, 오현택, 변진수에 기복이 심하지만,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하는 홍상삼, 군에서 제대한 이현승이 좌완 불펜진의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외에도 잠재력을 조금씩 발휘하고 있는 김명성 또한 불펜진의 힘을 더해줄 자원이다. 이렇게 두산은 마운드가 질적으로 양적으로 강화되었고 수준급의 야수진이 건재하다. 결코 약한 전력이라 할 수 없다.
이런 두산에 전력의 마지막 퍼즐을 채워줄 선수는 외국인 타자 호르헤 칸투다. 두산은 시즌 종료 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칸투의 영입을 확정 지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104개의 홈런을 기록한 칸투의 영입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거물급 외국인 타자 영입의 신호탄이기도 해했다. 그만큼 칸투는 거물급 선수였다.
(칸투 과거의 메이저리그 거포? 새로은 두산의 거포?)
칸투는 최근까지 현직 메이저리거로 활동했지만, 기록의 내림세를 타고 있었다. 2008시즌 29홈런을 때려내며 거포 내야수로 명성을 떨친 이후 칸투는 더는 그와 같은 파괴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후 칸투는 메이저리그와 트리플에이를 오가는 우리나라로 치면 1.5군의 선수를 전전해야 했다. 그나마도 지난해에는 멕시코 리그에서 주로 뛰며 메이저리그에서 더 멀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멕시코리그에서 3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반등세를 보인 칸투를 주목했다. 하위리그에서 적응한다면 여전히 장타자로서 활용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칸투는 내림세에 있다고 하지만, 30대 초반으로 아직 한층 뛸 수 있는 나이고 부상 이력도 없다. 아직 충분히 홈런포를 때려낼 힘을 가지고 있다. 타 리그에서 새롭게 야구인생을 열고자 하는 희망도 강했다.
칸투는 두산의 전지훈련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예상을 뛰어넘는 친화력으로 팀에 녹아든 모습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출신이 가질 수 있는 자만심을 찾을 수 없었다. 첫 시즌을 맞이하는 외국인 선수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다. 두산은 칸투에서 중심 타선 4번 타자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강타선을 자랑하던 두산이었지만, 4번 타자는 타 팀에 비해 강하다 할 수 없었다.
최준석이 포스트시즌 맹활약했지만, 정규리그에서는 여러 선수가 번갈아가며 그 자리를 맡았다. 덕분에 오재일이 좌타 거포로서 성장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팀 타선의 구심점이 될 4번 타자의 플래툰 시스템 적용은 분명 좋은 일은 아니었다. 칸투의 영입은 최준석이 팀을 떠나고 김동주의 부활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려진 일종의 승부수라 할 수 있다. 1루와 3루 수비가 가능한 칸투의 영입은 같은 포지션의 유망주 윤석민의 트레이드와도 관련이 있다 할 수 있다.
그만큼 칸투에 대한 두산의 기대는 크다. 김현수, 홍성흔이 4번 타순에 들어설 수도 있지만, 발목 부상을 안고 있는 김현수에게 정신적인 중압감을 더하기는 부담스럽고 홍성흔 역시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나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었다. 비록 과거형이지만, 메이저리그 거포출신의 칸투라면 붙박이 4번 타자로서 기대를 가질만 하다.
물론, 실력의 검증이 필요하다. 외국이 타자의 성공 가능성이 그동안 높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칸투가 짧은 전성기를 보내야 했던 이유 중 하나가 선구안의 부족이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변화구, 유인구 구사가 많은 우리 리그 투수들의 공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 두산이 상위권 성적을 노리는 팀이라는 점은 그에게 많은 시간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칸투의 심리적 압박이 더 클 수도 있다.
칸투로서는 높은 친화력을 바탕으로 전지훈련기간 얼마나 우리 투수들의 공에 적응도를 높일 수 있을지가 성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칸투가 성공적으로 4번 타순에 자리한다면 두산 타선의 위력을 더 가공해진다. 김현수, 칸투, 홍성흔으로 이어지는 클린업에 이원석이 더해질 중심 타선은 리그 최상급의 파괴력을 자랑한다. 정수빈, 민병헌이 자리할 테이블 세터진은 득점력도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4이렇게 된다면 두산은 올 시즌 떠나간 선수들을 그리워하지 않고 보낼 수 있다.
칸투는 분명 기대되는 타자고 그만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탐 팀에서 수준급 기량을 갖춘 타자들이 영입된 상황에서 그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모습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이 길지 않아야 한다. 과연 칸투가 과거의 명성에 갇히는 선수가 될지 새 리그에서 야구인생을 다시 꽃피울 수 있을지 이는 두산의 2014년 시즌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두산베어스 페이스북,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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