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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유망주라는 말은 기대감을 주는 말이기도 하지만, 기다림을 의미하기도 한다. 젊은 선수가 프로에 적응하고 주전으로 도약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선수들 상당수가 아마시절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고 잊혀지는 사례로 많다. 최근 신예 선수가 곧바로 팀 주축으로 자리한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 FA 제도와 외국인 선수 제도가 생기면서 신인급 선수들의 성장에 필요한 기회와 시간이 더 줄었다. 구단들의 선수 육성 시스템 정비가 더 중요해진 요즘이다. 그래도 신인 지명 당시 상위픽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들에 더 시선이 가는 건 사실이다. 물론, 기대대로 성장하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문제는 여전하고 그럼에도 구단들은 미련을 버리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KIA의 김주형은 오랜 시간 가능성의 선수였다. 우타자로서 힘이 있고 타격에 재질이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었다. 장타자가 점점 줄어가는 현실에서 김주형은 키워보고 싶은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김주형은 발전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가능성이 보일만 하면 스스로 주저앉으면서 1군과 2군을 오가는 선수로 그 명맥을 이어갈 뿐이었다.

 

 

(시범경기 맹타 김주형, 올해는?)

 

 

 그렇게 시간이 흘러 김주형은 입단 9년 차의 선수로 올 시즌을 맞이했다. 2004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선수인점을 고려하면 팀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아야 했지만, 그의 기량은 정체되어 있었다. 항상 시즌 시작 전에 기대되는 선수였지만, 결과는 실망감으로 되돌아왔다. KIA 팬들 역시 그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김주형을 애증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했다.

 

2014시즌을 맞이하는 김주형은 시범경기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9경기 출전에 0.379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고 5할이 넘는 장타율에 득점권 타율 역시 6할이 넘는다. 홈런은 없지만, 클러치 히터로서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시범경기라 하지만, 근래 들어 가장 좋은 타격페이스다. 그의 활용을 놓고 KIA 코칭스탭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는 시범경기 타격감이다.

 

올 시즌은 김주형에서 절박함으로 가득 차 있다.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의 영입되면서 그의 수비 포지션이 마땅치 않아졌다. 메이저리그 출신 브렛필의 붙박이 주전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 공교롭게도 브렛필의 주 포지션은 1루수다. 그 유탄은 김주형과 최희섭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두 선수의 주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시범경기 맹활약을 하는 김주형과 달리 최희섭은 아직 몸만들기에만 매달리고 있다. 

 

김주형의 사정도 아직은 좋지 못하다. 3루 수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비의 안정감이 떨어지고 지난해 부상에서 회복한 이범호의 입지가 단단하다. 지명타자 역시 지난해 4번 타자로 큰 역할을 한 나지완이 버티고 있다. 김주형의 주전 자리 확보가 쉽지 않다. 시범경기 활약이 자칫 빛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다.

 

KIA는 브렛필의 외야수 전향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지만,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외야수비 능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나마 1루수로 기용했을 때 나은 타격감을 보였다. 그에게 우선 기회를 줄 수밖에 없는 현실은 김주형에 큰 악재다. 지금의 타격감을 유지한다 해도 김주형은 당장은 대타 요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해마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고전했던 KIA의 팀 사정은 김주형과 같은 백업선수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신종길이 그러했듯 김주형이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다면 주전 도약을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다. 현재 외국인 타자 브렛필이 저조한 타격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도 김주형 대안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언제든 기량을 발휘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는 있다.

 

이제 김주형은 30살을 바라보는 중견 선수다. 유망주의 틀을 깨지 못한다면 이전처럼 1.5군 선수로 머물러야 한다. 그보다 젊은 선수들의 점점 그의 자리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더는 유망주가 보호막이 될 수 없다. FA 영입 때마다 그를 보상선수 명단에서 보호했던 KIA로서도 그의 기량발전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 스스로 존재감을 높여야 하는 김주형이다.

 

과연 김주형이 시범경기 활약으로 정규시즌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지난해 신종길과 같이 대기만성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이는 KIA 타선을 강화하는데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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