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타고 투저 현상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 해마다 타자들의 힘과 기량이 발전하는 데 비해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는 마운드의 현실은 이를 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영입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각 팀 타선은 더 무게감이 더해졌다. 아직 투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는 변수가 있지만, 타자들의 힘이 투수를 압도하는 시범경기 분위기기다.
이런 분위기를 주도하는 타자 중에 LG 정의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정의윤은 시범경기 5경기 출전에 홈런 4개를 때려내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범경기 초반이고 타수는 15타수에 불과하지만, 타율은 4할을 훨씬 웃돌고 있고 타점은 8타점에 이르고 있다. 어느 팀 중심타자 못지않은 활약이다. 올 시즌 힘겨운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정의윤으로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타격 성적이다.
정의윤은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가능성은 있지만, 유망주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선수였다. 힘 있는 우타자 외야수라는 특이성이 있었음에도 타격의 정교함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LG 외야진의 선수층이 두터운 탓에 기회를 얻기 어려웠다는 점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정의윤의 주전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를 믿고 꾸준히 기용해준 김기태 감독의 뚝심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정의윤, 붙박이 주전 도약 가능할까?)
2013시즌 정의윤은 116경기에 나서며 눈애 띄는 활약을 했다. 시즌 초. 중반에는 LG의 4번 타자로 팀타선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힘에만 의존하던 타격에서 벗어나 공을 골라내고 맞추는 능력이 향상되면서 꾸준한 타격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정의윤은 LG의 부족한 우타자 라인을 강화해주는 선수로 그 가치가 높았고 LG가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성적은 리그 상위권과 거리가 있었다. 풀 타임 시즌을 처음 경험한다는 점은 리그 후반 체력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좋았던 타격감도 점저 떨어졌고 시즌 막판에는 주전에서 제외되는 경기도 잦아졌다. 결국, 정의윤은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살리지마 못했다. 116경기에 출전한 정의윤은 0.272의 타율에 5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 부족함이 있었지만, 정의윤으로서는 기록 이상으로 풀타임 활약을 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
2013시즌 경험은 분명 정의윤의 자신감을 높여줄 수 있었다. LG 외야진의 중심을 이루는 베테랑 선수들의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올 시즌 그의 역할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또 다른 외야자원 이대형마저 FA로 팀을 떠나면서 정의윤의 주전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이런 정의윤에 외부로부터 찾아온 변수는 큰 악재였다. 외국인 타자 조시벨과 베테랑 외야수 임재철의 영입은 그의 입지를 흔들었다.
3루 수비가 가능한 조시벨은 지난해 수비불안을 노출한 정성훈의 1루수 전환을 가능케 했다. 이는 1루수 자원의 외야 전환이라는 연쇄효과를 불러왔다. 정의윤에 좋은 일이 아니었다. 지난해 후반기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한 작은 이병규가 외야수 주전 경쟁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정의윤과 함께 유망주 틀을 깬 우타자 문선재도 외야 겸업을 준비했다. 경쟁자의 증가는 계속 이어졌다. 2차 드래프트에서 영입한 즉시 전력감 외야수 임재철은 경험과 공.수에서 안정감있는 플레이가 돋보이는 선수라는 장점이 있다.
기존 박용택, 이진영, 큰 이병규 라인업에 앞서 언급한 선수들이 더해진 LG 외야진은 치열한 엔트리 경쟁의 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주전 도약에 성공한 정의윤으로서는 다시 기회상실의 위기에 놓인 시즌이 시작됨을 의미했다. 시범경기 활약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야 할 상항이었다. 이런 정의윤의 절실함은 타격에서 높은 집중력으로 이어졌고 시범경기 대폭발을 불러왔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 성적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LG의 두터운 외야진이라면 지금 경쟁에서 앞서 간다 해도 그것이 주전을 예약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대체로 일찍 올라온 시범경기 분위기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의윤으로서는 좀 더 꾸준함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점에서 1경기를 제외하고 4경기에서 안타 행진을 이어간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한번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힘든 프로야구지만, 그 자리를 지켜내는 것은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외국인 타자가 엔트리에 포함되는 변화 속에서 기존 주전 선수들, 특히 외야수들의 주전 경쟁은 팀별로 더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정의윤 역시 그 안에 들어있다. 시범경기 초반 분위기는 좋다. 장타력 있는 우타자라는 장점은 그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정의윤이 지금의 흐름을 이어 주전의 입지를 더 단단하게 할 수 있을지 그의 남은 시범경기 활약이 기대된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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