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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량이 떨어지고 팀 내 비중이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몸이 기계가 아닌 까닭에 각종 부상에 시달리게 되고 체력적인 부담도 커진다. 장기 레이스를 치러야 하는 프로야구에서도 나이와 기량이 상관관계가 크다. 물론, 많은 나이에도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하는 경우도 최근 볼 수 있지만, 투수들 특히 불펜 투수는 쉽지 않은 일이다.


 

매일매일 불펜에서 대기하고 전력투구를 해야 하는 불펜 투수의 피로도는 선발 투수에 월등히 크다. 나이가 들수록 불펜 대기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나이에 따라 성적 지표가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롯데의 정대현은 과거 SK 시절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SK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국제경기에서도 지면에 닿을 듯 던지는 그의 투구폼은 큰 경쟁력이 있었다. 국가대표팀 구성에 있어 그는 제1순위 불펜 투수였다. 국가대표팀의 영광의 순간에도 그는 항상 중심 선수로 자리했다. 2001년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성공가도를 달려온 정대현은 2012시즌을 앞두고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2011시즌이 끝난 이후 정대현은 FA 자격을 얻었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다. 실제 계약 직전 단계까지 이르렀다. 정대현은 류현진과 더불어 우리 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또 한 명의 선수가 될 수 있었다. 





(세월의 흐름에 휩쓸릴까? 아닐까?)




하지만 계약은 마지막 틀어졌고 정대현은 원 소속팀 SK 잔류가 유력해 보였다. 여기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국내로 유턴한 정대현은 행선지는 롯데였다. 정대현은 같은 소속팀 좌완 불펜 이승호와 함께 롯데행을 선택했다. SK로서는 주력 불펜 투수 2명을 잃으면서 아쉬움이 큰 수밖에 없었다. 반면 롯데는 약점이던 불펜진 강화를 이룰 수 있었다. 



 소속 팀 롯데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한 정대현은 기대와 달리 이전과 같은 위력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2012시즌 부상으로 전반기를 보내고 후반기 0점대 방어율의 최강 불펜 투수로 활약한 이후 2013, 2014시즌 정대현은 그의 이름값에 훨씬 못 미치는 활약을 했다. 롯데는 정대현이 롯데의 마무리 투수가 되길 기대했지만, 지난 2시즌 정대현의 투구는 과거 SK시절 벌떼 야구의 종결자였던 여왕벌의 모습이 아니었다. 



언더핸드 투수이면서도 좌타자에도 강점이 있었던 그였지만, 좌타자 승부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이는 후반기 승부처에서 그의 활용폭을 좁혔다. 정대현은 2014시즌 1타자만을 상대는 원 포인트 투수로서 역할이 제한되는 등 그에 대한 팀의 신뢰감이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좌타자 승부에서는 어김없이 좌투수로 교체되는 일도 잦아졌다. 과거의 명성을 고려하면 그 스스로가 실망스러울 수 있는 시즌이었다. 



2014시즌 정대현은 60경기에 나서 4.07의 방어율에 4승 2패 2세이브 13홀드를 기록했다.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 불펜 잔혹사가 이어진 시즌임을 고려하면 나쁜 성적이라 할 수 없다. 이전 시즌과 달리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정대현이라는 이름을 고려하면 뭔가 부족함이 느껴지는 시즌이었다. 특히, 과거와 달리 타자들을 압도하는 정대현이 아니었다. 30대 후반에 이른 그의 나이는 역시 그에게 큰 부담이었다. 그러면서도 시즌 막판 이정민, 김승회와 더불어 안정적인 필승 불펜 조를 구성하며 좋은 투구를 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2015시즌 정대현의 소속팀 롯데는 하위권 전력으로 일찌감치 분류되고 있다. 주력 선수들의 이탈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마운드의 고령화로 중요한 이유라 할 수 있다. 외국인 투수 2명이 가세하는 선발진과 달리 30대 선수가 대부분인 불펜진은 큰 약점이 될 수 있다.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나고 중간 휴식 일도 없는 장기 레이스에 30대 주력 불펜투수들이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는 점은 큰 부담이다. 



정대현 역시 이에 예외일 수 없다. 롯데로 이적한 이후 그의 성적 지표가 내림세에 있다는 점은 분명 달가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2014시즌 막판 보여준 투구 내용을 유지한다면 필승 불펜조에서 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정대현은 시즌 막판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모습이었다. 주 무기 떠오르는 커브와 싱커의 날카로움이 되살아났다. 연투에도 위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만약 정대현이 2014시즌 막판 위력을 유지한다면 롯데 불펜진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그의 상태를 고려한 적절한 마운드 운영이 필수적이다. SK시절 정대현은 투구수와 이닝에 있어 철저한 관리를 받았다. 하지만 롯데에서 정대현은 들쑥날쑥한 등판에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었다. 2014시즌 막판 확실한 위치가 정해지자 안정감을 보였다는 점을 롯데 코칭스탭은 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대현은 그 명성만 놓고 본다면 리그 최고의 블펜투수다. 그동안 쌓아온 실적은 야구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충분히 입성이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선수생활 후반기는 그리 순탄치 않다. 세월의 흐름에 더는 둔감할 수 없는 나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정대현이라는 이름 석자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아직은 끝을 말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은 정대현이다. 2015시즌 정대현인 이름에 걸맞는 활약으로 베테랑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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