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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 7위에 머무른 롯데, 애초 롯데의 시즌 전 전망은 상위권 전력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타선이 보강됐고 마운드가 덩 강해졌기 때문이었다. 선발진의 보강과 더불과 강력한 불펜진이 함께 하고 있기에 가능한 예상이었다.  


롯데는 질적으로 양적으로 풍부한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었다. 마무리 투수에 혼선이 있었지만, 김승회가 마무리 투수로 자리하면서 정리됐고 좌완 이명우, 강영식, 우완 최대성, 심수창, 언더핸드 김성배, 정대현 등 다양성과 경험을 갖춘 불펜진은 팀의 큰 강점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기대했던 주력 불펜 투수들이 시즌 중반 이후 집단 부진에 빠지면서 불펜 운영이 흔들렸다. 좌완 이명우는 누적된 과부하로 구위가 떨어졌고 강영식은 부상이 겹치면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 했다. 최대성은 제구의 약점을 다시 드러내며 유망주의 틀을 벗어나지 못 했다. 김성배 역시 최근 쌓인 피로가 문제가 되면서 최근 수년간 보여준 안정적인 불펜 투수가 아니었다. 마지막 보루와 같았던 정대현 역시 흐르는 세월을 거스르지 못하고 위력이 급감했다.  


 

(2014시즌 롯데 불펜의 마지막 보루였던 이정민)

 


이런 주력 불펜진의 약화는 경기 후반 박빙의 승부를 힘겹게 했다. 8회 역전패 경기가 고비 때마다 나오면서 팀 사기를 크게 떨어뜨렸다. 불펜 불안은 롯데의 후반기 추락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였다. 더 문제는 흔들리는 불펜진에 수혈된 자원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이었다. 배장호, 홍성민에 선발 전환을 했던 김사율까지 불펜진에 포함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추락하는 팀 성적과 함께 불펜진 붕괴가 급속히 이루어졌다. 이런 롯데 불펜진이 다시 기력을 되찾을 수 있었던 요인은 30대 후반의 노장 투수 이정민의 등장이었다. 이정민은 2013시즌 부상으로 단 1경기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않은 투수였다. 올 시즌에도 이정민은 2군에서 꾸준히 등판하며 1군 콜업을 기다렸지만, 시즌 중반까지 부름을 받지 못 했다.  


이제 30후반에 이른 그로서는 견디기 힘든 시간일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정민은 2002시즌 롯데에 입단한 이후 최고참급 선수가 됐지만, 여전히 팀내 입지가 불안한 투수였다. 자리를 잡을만하면 한계에 부딪혀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10년이 넘는 프로선수 생활을 이어왔지만 그의 연봉은 3,800만원에 불가할 정도로 그 가치는 크지 않았다. 팀은 저 연봉의 노장 투수보다는 젊은 투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줄 수밖에 없었다. 은퇴라는 단어가 그의 머릿속을 수차례 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이정민에게 롯데 불펜진의 붕괴는 마지막 기회와 같았다. 이런저런 방법으로도 불펜 안정을 가져오지 못한 롯데는 비로소 이정민에 눈길을 돌렸다. 이정민은 후반기 팀에 합류해 불펜진에 힘을 보탰다. 기록도 기대 이상이었다. 이정민은 후반기 25경기에 33.1이닝을 소화하며 2점대 방어율에 1승 1패 8홀드를 기록했다. 140킬로 후반에 이른 직구와 낙차 큰 변화구는 상대 타자들에 위력적으로 다가왔다. 위기에서 침착함은 안정된 투수로 이어졌다.  


후반기 이정민은 롯데 불펜에서 가장 바쁜 투수였다. 이정민은 최대성의 부진으로 부족함이 느껴지는 롯데 우완 불펜진의 빈자리를 채워주었다. 좌완 불펜진이 부진한 상황에서 이정민은 상대 좌타자 승부에도 적극 기용됐다.  


당연히 이기는 경기에서 이정민은 어김없이 7회와 8회를 책임졌다. 잦은 등판에 체력적인 부담이 클 수 있었지만, 이정민은 묵묵히 마운드에 올라 위기를 넘기고 승리를 지켰다. 이정민의 합류로 롯데는 기량을 회복한 정대현과 더불어 정대현, 이정민, 김승회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조를 다시 구축할 수 있었다. 비록 후반기 롯데는 극전 반전을 하진 못했지만, 이 세 명의 필승 불펜 조는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 모두 이정민의 노장 투혼이 불러온 결과였다.  


이정민 개인으로는 야구 인생의 반전을 이룬 시즌이었다. 올 시즌마저 인상적인 활약을 못했다면 이정민은 내년 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지 못한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이정민은 어떻게 보면 야구 선수 인생을 이어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 시즌 이정민의 투구는 내년 시즌에도 그가 롯데 불펜진의 주력 투수로 자리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내년 시즌 롯데는 30대 불펜 투수들을 중심을 불펜진을 구성해야 한다. 분명 위험요소가 크지만,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정민은 투수조의 최고참급이지만, 올 시즌 가장 강한 구위를 보여준 투수 중 하나였다. 나이를 떠나 가장 맏을 수 있는 불펜 투수인 이정민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정민은 올 시즌 발전을 내년 시즌에도 변함없는 투구로 이어갈지 그의 또 다른 반전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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