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야 마지막 퍼즐 올해는 채울까?

프로야구 어느 팀이나 좀 더 강해졌으면 하는 아쉬움의 포지션이 있다. 그런 포지션이 적은 팀이 강팀이 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약점을 오랜 기간 채우지 못하는 것만큼 답답한 일도 없다. 롯데의 외야진이 그런 상황이다. 

롯데는 김주찬의 FA 이적 이후 외야 한 자리가 늘 허전했다. 트레이드나 FA 영입은 여의치 않았고 내부 자원들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014시즌에도 롯데는 외야, 특히 좌익수 자리에 붙박이 선수가 없었다. 의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시도를 해야 했다. 

심지어 프로 입단 이후 단 한 번도 외야수로 나선 적이 없었던 1루수 박종윤이 좌익수로 나서기도 했다. 박종윤, 최준석, 히메네스 3명의 선수가 중복된 1루수의 포지션 중복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고 공격력을 극대화하려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리그 최고 수준의 1루 수비를 자랑하는 박종윤이었지만, 외야 수비는 무리가 있었다. 결국, 공격력 강화 효과보다는 수비 불안이 더 큰 문제가 되면서 좌익수 박종윤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제 2위 손아섭? 기대되는 하준호의 2015시즌)

결국, 롯데는 외야수 한 자리를 채우지 못한 채 2014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2015시즌 롯데는 다시 외야수 엔트리 구성을 고민하고 있다. 주전 외야수 전준우의 입대와 간판타자 손아섭의 부상 위험은 고민을 더 하고 있다. 일단 롯데는 중견수로 활용 가능한 외국인 타자 아두치를 영입했고 수술 가능성이 높았던 손아섭이 재활로 방향을 틀면서 한숨은 돌리게 됐다. 

남은 한 자리는 여전히 시즌 전 스프링 캠프에서 풀기 힘든 숙제가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이전보다 경우의 수가 많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우선 LG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리며 영입한 베테랑 임재철의 가세는 큰 힘이다. 

임재철은 비록 전성기 기량은 아니지만, 공.수를 겸비한 외야수다. 상시 출전할 경우 기존 롯데 외야수들 이상의 수준급 기량을 발휘할 능력이 있다. 풍부한 경험으로 젊은 선수의 맨토로도 그 역할이 기대된다. 다만,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나이는 풀 타임 주전으로 뛰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점점 기량이 내림세에 있다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임재철은 과도기 성격이 강하다. 

결국, 팀의 미래와 현재를 함께 책임질 선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중견 선수 중에는 김문호, 이승화, 김대우가 후보군에 속한다. 이 세 선수는 잠재력을 인정받았고 주전의 기회도 수차례 얻었지만, 살리지 못한 공통점이 있다. 

김문호는 공수에서 고른 기량을 갖추고 있지만,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중간에 부상이 겹쳤고 기복이 심했다. 이승화는 수비 능력만큼은 인정받고 있지만, 타격에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주전 도약 시점에서 당한 큰 부상도 그에게는 큰 불행이었다. 이승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개명까지 하면서 의지를 다지고 있다. 롯데로서는 가장 1군 경기 경험이 많고 안정적인 기량을 보일 수 있는 두 선수가 우선 눈길을 주겠지만, 비교 우위를 보일 그 무엇이 필요하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이후 타격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던 김대우 역시 타격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기 위해 고정 포지션이 절실하다. 30살을 넘은 나이를 고려하면 그 역시 만연 유망주, 김문호 이승화와 더불어 주전에 대한 절실함이 강하다. 그 역시 주전 좌익수 후보다. 하지만, 불안한 수비는 붙박이 외야수로의 도약을 막고 있다. 타격 시 변화구에 대응능력을 키우는 것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이들과 더불어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젊은 선수들도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김민하, 하준호로 대표되는 두 선수는 젊은 패기고 스피드가 큰 강점이다. 두 선수는 지난해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궁여지책으로 1군에 콜업됐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발전이 더딘 기존 선수들에 큰 자극제가 됐다. 

김민하는 우타자로 근성 있는 플레이를 보였고 힘 있는 타격도 인상적이었다. 빠른 발을 활용한 수비도 수준급이었다. 하준호는 좌타자로 도루 능력을 갖춘 선수다. 투수 출신답게 강한 어깨도 강점이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타격시 컨텍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마치 손아섭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한 그의 모습은 팬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 시즌 수 차례 드러났던 경험 부족에서 오는 수비 불안은 큰 위험요소로 남아있다. 

(근성있는 플레이가 돋보였던 김민하)

김민하, 하준호는 2014시즌 후반기 1군 경기에 출전 기회를 잡으면서 발전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스프링 캠프에서 경쟁력을 보인다면 이종운 감독에 의해 전격 발탁될 수도 있다. 물론, 이전보다 많은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이렇게 롯데 외야진은 다양성을 지닌 선수들이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누구도 확실한 주전이라 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시즌 중간에 여러 경우의 수를 다시 시험해야 할수도 있다. 당장은 베테랑 임재철이 1순위 후보로 보이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그가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기는 무리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아두치의 적응 여부와 부상 위험을 안고 있는 손아섭의 상태도 변수다. 아두치가 부진하고 손아섭이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롯데 외야진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내부 경쟁을 통해 전반적인 기량 발전이 필요한 이유다. 

2015시즌 롯데가 수 년간 찾지 못했던 붙박이 외야수 한 자리를 채우고 단단한 외야진 구축이라는 해 묶은 과제를 해결될지 팬들의 시선은 아직 기대만 걱정 반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