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프로야구] 미리 보는 개막전, 그 승자는 누구?

2015 프로야구 정규 시즌을 위한 첫 여정이 이제 눈앞에 다가왔다. 10개 구단 체제로 최초로 치러지는 시즌인 만큼 더 많아진 경기 수와 사라진 휴식일 등의 변수가 각 팀들을 고심하게 하고 있다. 하위권 팀들의 전력이 강화된 만큼 지난해 못지않은 치열한 순위 싸움도 예상된다. 

일단 지난해 챔피언 삼성이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가운데 삼성의 5년 연속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 가능 여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투. 타에서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SK가 삼성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고 선발진 보강에 성공한 두산과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넥센도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머지 팀들 역시 저마다 강한 의욕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베테랑의 힘이 돋보이는 지난 시즌 후반기 돌풍의 팀 LG, 신생팀의 한계를 넘어 단기간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낸 젊은 팀 NC, 지난해 각종 악재에 시달렸지만, 팀을 잘 추스른 롯데, 에이스 윤석민의 귀환으로 힘을 얻은 KIA, 김성근 감독 영입과 함께 팀을 새롭게 바꾼 한화, 신생팀의 패기로 반전을 노리는 kt로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들이 아니다. 

모든 팀들이 강한 의욕으로 시즌에 임하는 만큼 초반 분위기를 좋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는 매 시즌 개막전 승리에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쉼 없이 연전이 이어지는 만큼 초반 뒤처지는 팀은 상황을 반전시키는 더 어려워졌다. 첫 단추를 잘 끼는 것은 시즌 운영에 있어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모든 팀들이 승리를 기대하는 개막전을 미리 살펴봤다. 

(롯데 자이언츠 개막전 선발 레일리)

1. 두산 대 NC (잠실) : 스승과 제자의 대결 그 결과는? 

두산과 NC는 NC 김경문 감독이 오랜 기간 두산 감독으로 재임한 이력으로 깊은 인연이 있다. 김경문 감독은 NC 감독으로 옮기면서 두산에서 함께 일했던 코치진을 다수 영입했다. 그 덕분에 두산은 코칭스태프가 전면 개편되는 변화가 있었다. 이에 더해 NC는 두산을 이끌었던 베테랑 이종욱, 손시헌을 FA 영입하면서 두산의 끈기 있고 근성 있는 야구 DNA를 이식하려 했다. 

지난해 결과는 NC가 성공적이었다. NC는 프로 1군 데뷔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두산은 시즌 초반 감독 선임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키며 시작이 좋지 않았고 끝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두산은 젊은 김태형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면서 분위기를 일신했다. 여기에 FA 시자에서 장원준이라는 거물급 투수는 영입하며 마운드 높이를 높이며 올 시즌 상위권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NC는 외국인 선수 한도가 축소되면서 진짜 실력을 검증받는 시즌이다.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마야에서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겼다. 지난해 다소 기복이 있는 투구를 했던 마야가 중압감이 큰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NC는 에이스 찰리가 선발로 나선다. 시범경기 부진이 마음에 걸리지만, 우리 프로야구 경험이 풍부하고 검증된 투수라는 점은 든든하다. 

양 팀 모두 타선에서 강점이 있는 만큼 초반 선발 투수들이 어떤 분위기를 만들지가 승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경문 감독의 두산 시절 선수로 호흡을 맞혔던 김태형 신임 두산 감독이 사제 간 첫 대결이라는 점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전국구의 에이스 부활 꿈꾸는 NC 손민한)

2. 넥센 대 한화 (목동) : 넥센은 여전히 강할까? 달라진 한화의 실력은? 

목동에서 펼쳐지는 넥센과 한화의 개막전은 한화가 넥센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넥센은 지난해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며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성과를 거뒀다. 강정호라는 중심 타자가 메이저리그 진출로 팀을 떠났지만, 리그 최고 거포로 자리한 박병호를 중심으로 한 타선은 여전히 강력하다. 

여기에 시범경기 건재를 과시한 지난 시즌 20승 투수 밴헤켄과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레일리의 원투펀치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강 셋업맨에서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한현희의 성공 여부도 중요하다. 마무리 손승락을 중심으로 신예들이 가세한 불펜진은 시범경기 동안 우려와 달리 안정적이었다. 전력 약화는 있었지만, 상위권 전력으로 손색이 없는 넥센이다. 

이에 맞서는 한화는 김성근 감독 영입 이후 줄기차게 이어온 팀 전력 보강과 전면 개혁의 결과물이 궁금한 올 시즌이다. 일단 시범경기 경기력은 최하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저조로 전력에 가세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 그들이 가세한 정규리그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탈보트를 선발로 예정했다. 탈보트는 시범경기 불안한 모습이었다. 에이스 밴헤켄이 선발로 나서는 넥센과의 선발 투수 대결은 다소 밀리는 모습이다. 타자들이 유리한 목동구장에서 개막전이 열린다는 점도 한화에 달갑지 않다. 하지만 한화 역시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갖춘 만큼 한화 타선의 선전 여부가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밴헤켄 20승 투수의 위력 그대로?)

3. SK 대 삼성 (대구) : 2015시즌 2강의 대결 그 결과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는 5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이다. 그런 삼성에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후보는 SK가 우선 거론되고 있다. 올 시즌 2강으로 예상되는 두 팀이 개막전에서 만났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가 모두 바뀌고 배영수, 권혁이 이적한 공백으로 마운드의 의문부호가 있지만, 여전히 단단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신. 구의 조화도 잘 이루어져 있다. 

SK는 스토브리그 동안 전력 보강을 충실히 했고 지난해 전력에 보탬이 안됐던 외국인 선수들도 기대를 할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돌아온 마무리 정우람의 가세로 불펜진도 강화됐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포기에 잔류는 선발진도 단단하게 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과거 강팀의 부활을 기대케 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우승팀 삼성과의 대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인 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삼성 역시 홈에서 열리는 개막전 승리로 산뜻한 시즌 출발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은 강속구가 인상적인 외국인 투수 피가로를 SK는 지난해 후반기 팀의 에이스였던 외국인 투수 밴와트를 선발로 예고했다. 제1선발의 대결인 만큼 투수전이 예상되지만, 리그 최강 수준의 공격력을 갖춘 팀들의 대결인 만큼 경기 양상을 예측하고 어렵다. 적극적인 불펜 활용도 예상된다. 강팀들의 올 시즌 첫 대결인 만큼 승리의 의미가 클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명가 부활의 선봉 될까?)

4.  LG 대 KIA (광주) : 미완성 전력의 대결

LG와 KIA의 광주 개막전은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LG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윤석민이 팀에 복귀한 KIA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게다가 양 팀 모두 완전한 전력이 아니라는 점은 승부의 예측을 다소 어렵게 한다. LG는 선발 투수 류제국의 부상공백이 시즌 초반 부담이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 3명 역시 팀 전력에 보탬이 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KIA는 윤석민이 팀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하면서 불펜 불안을 다소 잠재웠지만, 부상 복귀 선수들이 컨디션을 되찾을 때까지 마운드 불안을 감수해야 한다. 김선빈, 안치홍 두 내야 핵심 선수의 공백도 여전한 고민이다. 주전 외야수 신종길의 부상 소식도 개막전을 앞두고 팀을 우울하게 했다. 하지만 야수진에서 더 이상의 부상자가 없고 젊은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이루면서 가용 전력이 늘었다. 과거 LG 하위권 탈출을 이끌었던 신임 김기태 감독의 지도력도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이렇게 아직 100% 전력이 아닌 두 팀의 개막전 대결은 LG의 소사, KIA의 양현종의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다. 소사는 과거 KIA에서 선발투수로서 큰 역할을 한 기억이 있다. 올 시즌에는 LG의 제1선발로 KIA와 대결하게 됐다. KIA는 개막전 유일한 토종 선발 투수인 에이스 양현종의 호투를 기대하고 있다. LG 주력 타자들이 좌타자인 점이 좌완 양현종에 어떻게 작용하지도 궁금하다. 

KIA 출신의 LG 선발투수 소사, LG 전 감독이었던 KIA 김기태 감독의 엇갈린 인연이 만나는 양팀 개막전에서 어느 팀이 웃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에이스의 귀환이 KIA에 미칠 영향은?)

5. 롯데 대 kt (부산) : 전. 현직 롯데 선수들의 대결 결과는? 

올 시즌 전 롯데와 kt는 다수의 선수 이동이 있었다. 모두 롯데 선수들의 kt 이적이었다. FA 계약으로 베테랑 불펜 투수 김사율과 내야수 박기혁이 이적했고 특별 지명으로 포수 용덕한이 kt로 팀을 옮겼다. 지난해 팀의 제1선발이었던 외국인 투수 옥스프링과 롯데와 재계약에 실패하며 kt와 계약했다. 통산 기록에 도전하는 베테랑 타자 장성호는 롯데에서 자유계약으로 공시된 이후 kt와 인연을 맺었다. 롯데 팬들에게는 모두 친숙한 얼굴들이다. 

이런 선수들의 이제 신생팀 kt의 주축 선수가 되어 롯데 홈구장인 사직에서 적으로 맞서게 됐다. 프로의 냉정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들 선수들은 롯데 시절 출전 기회가 줄면서 팀내 입지가 줄었던 기억이 있다.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더 큰 의욕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kt는 이들과 함께 특별지명으로 영입한 타 팀 출신 선수들의 선전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이런 kt를 상대하는 롯데는 지난해 여러 악재에 신음하며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많은 변화를 겪었고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돌아선 팬심을 완전히 돌려세운건 아니다. 올 시즌 전망도 하위권 성적이다. 결국, 이를 극복한 경기력과 결과물이 필요한 롯데다. 롯데로서는 시범경기 선전이 큰 희망이다. 전력이 다소 떨어지는 신생팀과의 개막전 역시 호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방심은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 

롯데는 시범경기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인 외국인 좌완 레일리를 선발로 예고했다. 개막전 승리에 대하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kt 역시 제1선발 어윈으로 맞불을 놓았다. 가장 강한 선발 투수들의 대결인 만큼 경기 결과는 양 팀 시즌 초반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롯데가 신생팀에서 프로 1군의 높을 벽을 실감하게 할지 kt가 롯데를 신생팀 돌풍의 재물로 삼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