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지키는 야구로 승리를 가져오는 듯 보였다.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의 이어던지기도 순조로웠고 팀 수비도 호수비를 연발하며 상대 공격을 맥을 잘 끊었다. 공격도 상대 에이스로부터 얻은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을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위기를 넘지 못 했다. 결과는 역전패였다. 6월 27일 대 넥센전에서 보인 롯데의 모습이다.
롯데는 이 경기에서 3 : 2로 앞서던 8회 초 불펜진이 무너지며 역전을 허용했고 3 : 8로 경기를 내줬다. 롯데는 전날 완승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며 연승을 숫자를 2에서 더 늘리지 못 했다. 넥센은 에이스 밴헤켄을 선발로 내세우고도 경기를 내줄 수 있었지만, 이를 벗어나며 연패를 끊었다. 6이닝 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의 호투에도 패전 위기에 몰렸지만, 팀의 역전으로 위기를 넘겼다.
넥센 불펜 투수 조상우는 2 : 3으로 뒤지던 7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무실점 호투와 팀의 역전승으로 시즌 4승을 거뒀고 그동안 등판 기회가 없었던 마무리 손승락도 9회 말 1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4번 타자 박병호는 승부의 쐐기를 박는 시즌 23호 홈런 포함 2안타 1타점, 3득점으로 공격에서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5회 말 3타점 합작한 아두치, 오승택)
롯데는 부상이 겹치며 긴 휴식기를 가졌던 선발 김승회가 5이닝 2실점 호투로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전날 타격 부진에서 탈출한 외국인 타자 아두치는 2안타 3타점, 박종윤 역시 3안타 경기로 공격에서 활약했지만, 팀 패배로 그 활약이 묻히고 말았다. 롯데는 이 패배로 중위권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예상치 못한 투수전이었다. 넥센 선발 밴헤켄은 에이스 다운 투수로 롯데 타선을 압도했고 롯데 선발 김승회 역시 기대 이상의 호투로 맞섰다. 롯데 타선은 배헤켄은 직구와 포크볼 조합에 고전을 면치 못 했다.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비축한 밴헤켄의 직구는 더 위력적이었고 포크볼의 위력을 더하게 헸다. 롯데 타자들은 밴헤켄은 직구, 포크볼의 볼배합을 알면서도 제대로 공략할 수 없었다.
이에 맞선 롯데 김승회 역시 다양한 구질과 속도의 변화로 넥센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에 100킬로가 채 안되는 커브를 간간이 섞으며 상대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김승회의 초반 호투는 롯데가 전날 승리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했다.
하지만 한 타순이 돈 이후 경기 흐름이 달라졌다. 4회 초 넥센은 선두 문우람의 안타로 잡은 기회에서 중심 타선의 활약이 이어지며 2 : 0 리드를 잡았다. 4번 박병호는 2루타로 득점의 징검다리를 놓아주었고 유한준의 희생플라이에 이은 2사후 김민성의 적시 안타가 이어졌다. 에이스 밴헤켄의 호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넥센이 경기 흐름을 가져갈 수 있는 4회 초 공격이었다.
넥센에 유리하게 흘러가던 경기 흐름은 5회 말 실책이 빌미가 되면서 롯데로 넘어갔다. 롯데는 5회 말 넥센 선발 밴헤켄을 상대로 3득점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박종윤의 안타로 경기에서 처음으로 선두 타자가 출루한 롯데는 이어진 이우민의 번트가 상대 실책과 연결되면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전날 실책으로 대량 실점의 원인을 제공했던 넥센 3루수 윤석민의 연 이틀 실책이었다. 이 실책에 넥센 에이스 밴헤켄은 순간 흔들렸다.
무사 1, 2루에서 타석에 선 아두치는 우측 담장을 맞히는 3루타로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 타구도 넥센 우익수 스나이더가 조금만 집중했다면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오승택의 적시 안타가 이어지며 3 : 2로 경기를 역전시켰다. 넥센으로서 수비가 흔들리며 실점했다는 점에서 그 내용이 좋지 않았다.
역전에 성공했지만, 롯데는 남은 이닝을 지키는 것이 문제였다. 손톱에 문제가 있는 선발 김승회는 많은 투구 수를 소화할 수 없었다. 5이닝 2실점으로 넥센 타선을 막아낸 선발 김승회에 이어 남은 4이닝을 불펜진이 책임져야 했다. 롯데는 심수창을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최근 거듭된 부진으로 마무리 투수에서 불펜으로 자리를 변경한 심수창은 수차례 정타를 허용하며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교체 2루수 오윤석과 중견수 이승화의 좋은 수비가 안타를 막아주면서 2이닝 동안 실점을 막았다.
롯데에서 승운이 따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진짜 승부처는 8회 초 롯데 수비였다. 뒤지고 있던 7회 말 필승 불펜 조상우를 마운드에 올리며 추가 실점을 막은 넥센은 8회 초 5득점으로 전세는 순식간에 뒤집었다. 롯데는 8회 초 넥센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이명우, 김성배, 강영식 세 명의 불펜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5개의 볼넷을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아쉬웠던 밀어내기 볼넷 2개, 김성배)
넥센은 단 2개의 안타로 5득점하는 경제적인 야구를 할 수 있었다. 롯데로서는 힘겹게 지켰던 리드를 너무나 허무하게 잃고 말았다. 특히. 1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롯데 불펜 김성배는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4개의 볼넷을 내주고 2번의 밀어내기 득점을 허용하는 아쉬운 투수를 하며 실망감을 주고 말았다. 2사 후 넥센 서건창의 2타점 2루타가 터지며 넥센이 7 : 3 리드를 잡는 순간 사실상 승부는 결정된 것으로 다름없었다.
넥센은 남은 이닝을 조상우, 손승락이 완벽하게 막아내고 9회 초 박병호의 솔로 홈런을 더하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초반 타선이 부진하며 힘든 경기를 했지만, 경기 막판 잡은 기회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승리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롯데는 승리했다면 그동안 부진했던 불펜진이 자신감을 되찾고 연승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지만, 불펜진이 강타선의 넥센을 상대로 1점 차를 지키기에 역부족이었다. 롯데 불펜진은 떨어진 신뢰도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에서 스스로 무너지며 큰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는 역전패와 더불어 주전 포수 강민호가 햄스트링 이상으로, 주전 2루수 정훈이 몸맞는 공으로 중도 교체되는 악재가 겹치며 패배의 아픔을 더했다. 간판타자 손아섭의 부상과 장기 결장 중이고 중심 타자 황재균 역시 햄스트링 부상의 여파가 남아있는 상하에서 두 선수마저 부상을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분위기 반전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롯데의 상황이다. 6월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지만, 롯데의 험난한 6월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blog.naver.com/youlsim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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