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보상선수 부담 없는 kt, FA 시장 변수 될까?

정규시즌 이상으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스토브리그의 첫 관문인 FA 시장이 열렸다. 해마다 상상 초월의 계약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프로야구 FA 시장의 열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누구나 탐을 낼만한 선수들이 다수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지키려는 원소속팀과 원하는 선수가 시장에 나오길 기다리는 타 팀 간 신경전이 이미 시작됐다. 늘 그랬던 것처럼 원 소속팀 우선 협상이 마감되는 시점에 대형 계약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기대감으로 충만한 FA 시장이지만, 모든 FA 선수들이 그 혜택을 받는 건 아니다. 아직은 소수의 선수에게만 대박 계약의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 외 선수들은 어렵게 잡은 FA 계약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는 일도 있다.

 

중요한 원인은 보상선수 규정에 있다. 기량은 인정받고 있지만, 보상 선수까지 내주며 영입하기 어려운 선수들은 선택이 폭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선수들의 자유계약이라는 취지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하지만 모든 선수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보상선수 규정은 아직 변하지 않고 있다. 이는 선수가 필요한 구단과 좀 더 많은 기회와 권리는 찾으려는 선수들 모두에게 손해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직도 제도 개선의 목소리만 있고 변화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 보상선수 규정에서 자유로운 kt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그 혜택을 이번 FA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kt로서는 외국인 선수를 한 명 더 보유할 수 있는 것과 더불어 보상선수 혜택을 활용해 전력보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특급 선수들 외에 즉시 전력감의 선수에게 더 적극적으로 배팅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kt다.

 

지난해 kt는 보상선수 규정에 묶여 타 팀 이적이 어려웠던 FA 선수 박경수, 박기혁 두 내야수를 영입하며 내야진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이 중에서 박경수는 전 소속팀 LG에서 좀처럼 폭발하지 않았던 타격 재능까지 만개시키며 팀의 중심 타자로 발돋움했다. 저비용 고효율의 FA 성공사례였다. kt는 이번 FA 시장에서도 지난해 성공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FA 대상 선수 중 특급 선수들 외에 kt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투수 중에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꾸준함이 장점인 선발투수 요원 롯데 송승준이 있다. 지난해 kt는 롯데 출신 선수들의 대거 영입하며 관심을 모았었다. 만약 송승준이 우선 협상에서 잔류 결정을 못 한다면 선발 투수 강화가 필요한 kt와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도 있다. SK 윤길현, 채병용 두 불펜 투수도 다른 팀에서 더 비중있는 역할을 기대한다면 많은 기회를 찾는다면 kt와 접촉할 여지가 있다.

 

야수 중에는 전천후 내야수 두산 고영민과 SK의 박재상, 박정권, 넥센의 유한준 등도 우선 협상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kt와 연결될 여지가 있다. SNS의 파동으로 장기 결장이 불가피한 주전 포수 장성우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조인성, 정상호라는 포수도 FA 시장에 나와있다. 두 선수는 많은 나이와 부상이 겹치며 전성기를 지났지만,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투수들이 많은 신생팀의 센터라인을 강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렇게 kt는 보상선수라는 족쇄아닌 족쇄에 묶여 선택폭이 넓지 않은 타팀과 달리 전력 보강의 기회가 많다. 물론, 외부 FA 영입 성공으로 팀 전력을 단기간에 강화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NC처럼 특급 선수들에 대한 배팅 가능성도 있지만,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는 kt임을 고려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저비용 고효율의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이든 kt에게는 앞으로 있을 2차 드래프트에 이어 전력 강화를 위한 좋은 기회임이 틀림없다. 이런 kt의 움직임은 한 팀이 3명까지 영입할 수 있는 이번 FA 시장에 있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타 팀 입장에서는 작년 롯데처럼 집토끼를 모두 잃는 사태를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번 FA 시장에 나서는 kt의 전략은 무엇일지 그들의 움직임은 FA 시장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또 다른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kt위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