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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그를 원하는 구단은 분명 있을 줄 알았다. 긍정적인 소식도 들려왔다. 포스팅 금액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그런 고민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손아섭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결과가 그랬다. 기대와 걱정을 함께했던 포스팅은 예상치 못한 반전의 결과였다. 


무응찰, 손아섭을 원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은 없었다. 당연히 금액으로 고심할 이유도 없었다. 손아섭이나 고심 끝에 그의 포스팅을 허락했던 소속팀 롯데, 야구팬들 모두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강정호, 올 시즌 박병호까지 야수들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던 흐름이 일 순가 끊어지는 일이었다.


손아섭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두고 긍정보다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던 건 사실이었다. 포스팅 진행이 너무 급하게 이루어졌고 구단과의 협의도 부족했다. 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공식화하면서 그를 알릴 시간도 턱없이 부족했다. 마케팅 적인 측면에서 전략 부재라 할 수 있었다. 







여기에 그를 어필할 수 있는 특기가 없었다. 손아섭은 우리 리그에서 분명 정상급 타자다. 수년간 최다 안타 부분 타이틀 보유할 정도로 타격 능력이 있었고 3할을 훨씬 웃도는 타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도루 30개 이상의 가능한 기동력에 수비력도 한층 더 발전했다. 장타력 또한 한층 더 파워업시킨 그였다. 약점인 선구안 또한 1번 타자로 나서도 될 만큼 향상됐다. 우리 리그에서 손아섭은 완성형 타자로 점점 발전하는 과정에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의 평가는 이런 그의 장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선수수급이 원활한 외야수라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좋아졌다고 하지만, 파워면에서 부족함이 있었고 기동력과 수비능력 또한 빅 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지 확신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질적인 어깨부상과 그를 알릴 좋은 기회였던 프리미어 12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점도 나쁘게 작용했다. FA 자격을 얻은 김현수라는 리그 정상급 외야수를 비롯해 포지션은 다르지만, 일본리그에서 맹활약한 이대호와 마무리 투수 오승환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면서 관심이 분산된 것도 악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좋지 않았던 주변 여건에 냉정한 시장은 평가는 허무한 결과로 이어졌다. 초조하게 포스팅 결과를 기다리며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군사훈련을 하고 있었던 손아섭 역시 그 마음이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손아섭과 함께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했지만, 우선 순위에 밀렸던 황재균이 기회를 잡게 됐지만, 지금의 분위기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의 전망이다. 


손아섭의 실패는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류현진, 강정호, 박병호의 연이은 성공으로 달아올랐던 메이저리그 진출 열기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우리 리그 정상급 선수가 꼭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님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철저한 준비와 포스팅에 대비한 전략이 필수적임을 손아섭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를 대표할 수 있는 확실한 특기가 없다면 시장의 관심을 받을 수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야수로서 포스팅에 성공한 강정호는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내야수로 장타력을 겸비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고 박병호는 홈런왕 타이틀로 그의 파워를 입증했다. 즉, 다방면에서 두루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지의 선수에 투자를 유도할 수 있도록 자신의 장점을 확실히 어필할 수 있는 하나가 필요함을 이번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참담한 실패로 끝났지만, 손아섭의 도전 자체를 깎아내릴 수는 없다. 항간에는 손아섭이 무리하게 포스팅을 추진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더 큰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펼치고 싶은 의지까지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를 떠나 손아섭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리그 정상급 타자다. 앞으로 FA 자격을 얻으면 더 좋은 조건에서 빅리그 진출에 도전할 기회도 있다. 이번 실패가 그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손아섭이 앞으로 할일은 이 실패를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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