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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프로야구 시즌 정규리그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손꼽혔던 팀은 SK였다. 그 전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대결했던 2위 넥센은 특급 유격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큰 전력 공백이 생겼고 나머지 상위권 팀들 역시 마운드에 약점이 있었다. 


SK는 시즌 전 스토브리그에서 내부 FA 최정, 김강민 등에 대형 계약을 안기며 잔류시키면서 전력 누수를 막은 데 이어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 중 한 명이 정우람이 군에서 돌아오면서 한층 전력이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영입도 성공적이었다. 새롭게 감독으로 부임한 김용희 감독과 프런트와 호흡도 잘 맞는 모습이었다. 상당 수 주전 선수들이 시즌 후 FA가 된다는 점은 큰 동기부여 요소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전 전망과 달리 SK는 강팀의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불펜진은 정우람을 중심으로 강력했고 선발 마운드 역시 에이스 김광현을 시작으로 외국인 투수들까지 무리 없이 운영됐지만, 타선의 응집력에서 문제를 보였다. 



(성공한 트레이드 예, SK 새로운 4번 타자 정의윤)



FA 최고액을 경신하며 팀에 잔류한 간판타자 최정이 부상을 떨쳐내지 못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는 중심 타선의 약화를 불러왔다. 타 팀과의 영입경쟁을 통해 영입한 외국인 타자 브라운은 수준급 타격 능력을 선보였지만, 타점 생산능력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SK는 한때 브라운을 1번 타자로 기용하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했다. 


이 밖에 김강민, 박정권, 이재원 등 주전급 선수들 역시 그 전해 만큼의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SK는 마운드의 강력함을 제대로 살릴 수 없었다. 투.타의 조화를 이루지 못한 SK는 시즌 내내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도리어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이 더해지면서 순위가 하위권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선발진에서 윤희상이 시즌 중 부상으로 전열에서 일찌감치 이탈했고 외국인 투수 밴와트가 경기중 타구에 맞는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불운이 이어졌다. 이 밖에도 주전 야수 중 상당수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라인업을 구성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런 위기에서 단단함을 유지하던 불펜마저 흔들렸다. 마무리를 맡았던 정우람, 윤길현이 흔들리는 것이 주 원인이었다. 정우람은 제대 후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구위 저하를 가져왔고 윤길현 역시 마무리 투수 역할이 부담됐다. 


이렇게 투.타에 거쳐 페이스가 떨어진 SK는 포스트시즌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이 위기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코치진은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팀의 계속된 위기에 김용희 감독에 대한 SK 팬들의 비판 여론이 크게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중위권 싸움이 혼전 양상을 보이면서 SK에 기회가 찾아왔다. SK는 부상선수들이 하나둘 복귀하면서 정상 라인업을 구축했고 타선이 살아났다. 트레이드로 영입된 정의윤은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SK 라인업의 약점이었던 4번 타순을 굳건히 지켜주었다. 여기에 꾸준한 활약을 하던 에이스 김광현에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세든이 호투를 이어가며 힘을 보탰고 여름 이후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캘리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면서 선발진이 강해졌다. 시즌 막판 띄엄띄엄 이어지는 일정은 지친 불펜진에 큰 힘이 됐다. 


결국, 시즌 막판 가정 안정된 전력으로 순위 경쟁을 펼친 SK는 5위로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을 차지할 수 있었다. SK는 1패를 안고 와일드 카드전에 나섰지만, 팀 전체가 내림세에 있는 4위 넥센과 달리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경기 일정이 일찍 마무리되면서 체력도 비축할 수 있었다. 


예상대로 와일드카드전 1차전은 SK의 페이스였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다수 포진한 이점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듯 보였다. 초반 리드를 잡은 SK는 효과적인 마운드 운영으로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경기 후반 수비가 무너지면서 다 잡았다고 여겼던 승리를 넥센에 내주고 말았다. 어렵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SK로서는 허무한 시즌 마무리였다. 포스트시즌 진출 성공이라는 성과는 있었지만, 우승후보라는 평가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결과물이었다. 


시즌에 대한 평가를 하기도 전에 SK는 숨 가쁜 스토브리그를 보내야 했다. 당장 FA 시장에서 주전급 선수들의 유출을 막아야 했다. SK는 지난해와 같이 내부 FA 잔류를 자신했지만, 마무리 정우람과 셋업맨 윤길현, 포수 정상호가 타 팀으로 이적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모두 올 시즌 전력의 핵심을 이루는 선수들이었고 과거 SK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였다는 점에서 아픔이 더했다. 


SK는 FA 보상선수로 불펜진의 누수를 막아줄 즉시 전력감인 김승회를 롯데로부터 지명한 데 이어 LG의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된 최승준을 보상선수로 영입해 팀 타선을 보강했다. 한화로부터는 가능성 있는 투수 조영우를 보상 선수로 받아 다음을 기약했다. 하지만 전력 약화라는 현실은 피할 수 없게 됐다.


SK는 내부 육성에 눈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수년간 외부 FA 영입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2군 전용 연습장을 현대식 시설로 다시 열어 이에 대비했다. 전력 약화가 두드러진 현실에서 내부 육성은 꼭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이에 맞춰 코치진도 개편한 SK다


2000년대 중반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었던 SK였지만, 이제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내년 시즌 SK는 한껏 높아졌던 눈높이를 낮춰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올 시즌 결과는 SK에 진한 아쉬움을 남기는지도 모른다.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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