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2016프로야구가 장기 레이스의 막을 올린다. 그 어느 시즌보다 판도 변화 가능성이 크고 팀 간 전력 차가 줄어든 탓에 시즌 초반 분위기를 잘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올 시즌이다. 즉, 개막 3연전의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돔 구장에서 첫 프로야구 정규 시즌 경기를 치르는 롯데와 넥센은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대보다 걱정이 많았던 팀들이었다. 돔 구장 첫 승리 팀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걱정을 떨쳐내기 위해서도 개막 3연전의 결과가 중요한 두 팀이다.
홈팀 넥센은 투.타에서 전력 누수가 극심한 탓에 일찌감치 하위권 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도 그럴 것이 넥센 전력의 핵심 선수들이 해외진출, FA 이적, 부상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공백이 너무나도 크다. 넥센은 재능이 있지만, 백업으로 활약했던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이 넓게 열린 기회의 문을 열고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길 기대하지만, 떠나간 선수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롯데 개막전 선발 린드블럼)
넥센은 서건창, 윤석민, 김민성, 이택근 등이 중심을 잡아주고 새로운 외국이 타자 대니 돈이 중심 타자로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급성장한 젊은 유격수 김하성과 외야수 고종욱, 시범경기를 통해 가능성을 보인 임병욱 등 젊은 선수들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활용 가능한 투수 자원인 김대우를 내주고 삼성에서 영입한 채태인이 중심 타선에 가세하면서 타선의 무게감을 더했다. 타격 능력에서만큼은 리그 최상급은 채태인이 부상 없이 시즌을 소화한다면 넥센 공격력 유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마운드의 허전함을 채울 수 없는 넥센이다. 에이스 밴헤켄은 일본 진출에 이어 마무리 손승락의 FA 이적, 영건 듀오 한현희, 조상우의 잇따른 부상은 선발과 불펜진 운영을 모두 어렵게 하고 있다.
원투펀치 역할을 해야 할 외국인 투수들은 타 팀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고 제3선발 양훈은 오랜 기간 풀 타임 선발투수로 나서지 못했다는 불안 요소가 있다. 다수의 선수가 경합하는 4, 5선발 투수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마무리 김세현을 중심으로 짜여진 불펜진 역시 확실한 믿음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이렇게 넥센은 전력 약화 속에 시범경기에서도 만족스러운 내용이 아니었다. 실제 올 시즌 넥센은 리빌딩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새로운 홈 구장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인다는 건 어렵게 쌓아 올린 야구 전문 기업의 이미지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일정 경쟁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넥센이 개막 3연전에서 상승 분위기를 만들어내야 하는 이유다.
이런 넥센과 맞서는 원정팀 롯데는 오프시즌 기간 나름 알찬 전력 보강과 함께 팀 분위기 쇄신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범경기 최하위를 기록하며 좋은 분위기가 다소 퇴색됐다. 시범경기일 뿐이라고 하기에는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특히, 마운드가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선발 마운드의 주축인 레일리, 송승준이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다. 홈 개막 3연전에 포커스를 맞춘다는 의미가 있지만, 달가운 일은 아니다. 불펜진의 원투 펀치로 기대되는 손승락, 윤길현 FA 영입 듀오도 시범경기 투구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박세웅, 고원준이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고 몇 몇 젊은 투수들이 전력이 가세할 가능성을 보인 성과도 있었지만, 마운드 강화의 효과를 느낄 수 없는 롯데였다.
야수진도 약점으로 되는 부분이 보완되지 않았다. 외야의 고민거리였던 좌익수 자리는 여전히 확실한 주전을 확정하지 못했다. 유력한 후보였던 김문호는 시범경기 부진으로 개막전 엔트리에서 빠졌고 시범경기 초반 반짝했던 김주현도 갈수록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며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넥센에서 영입한 박헌도 역시 기대한 모습이 아니다.
롯데는 시범경기 3할대 후반의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과시한 베테랑 이우민을 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우민은 해마다 시즌 초반 반짝하다 사그라들기를 반복한 전력이 있다. 아직은 좌익수 자리의 주인은 유동적이다.
좌익수와 더불어 공격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1루수도 여전히 아쉬움이 자리다. 주전 1루수 박종윤은 시범경기를 통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대안으로 거론되던 김상호, 김대우 등도 박종윤 이상의 모습이 아니었다. 지명타자 최준석의 1루수 기용 가능성도 있지만, 경기 수는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시범경이 타격감이 좋았던 손용석이라는 내야수가 있지만, 1루수는 그의 주 포지션이 아니다. 롯데로서는 박종윤의 각성을 기대해야 할 처지다.
이 밖에 주전 유격수 가능성이 큰 오승택이 여전히 수비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과 간판 타자 손아섭의 완벽한 부상회복 여부도 완벽하지 떨치지 못한 불안요소다. 시범경기 후 1주일의 시간이 있었지만, 앞서 제기된 문제들이 해결되었을 거라 확실할 수 없는 롯데다. 롯데로서는 하위권 후보 넥센과 개막 3연전을 맞이하는 것이 분명 호재라 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대했던 전력을 발휘했을 때 일이다.
이렇게 롯데와 넥센은 시즌 개막전에 임하면서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게다가 넥센은 롯데 마무리 손승락과 외야수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박헌도의 전 소속팀이라는 묘한 인연이 있다. 양 팀 모두 개막 3연전을 맞이하는 마음이 남다를 수 있다.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열리는 롯데와 넥센의 개막 3연전 결과는 양 팀의 시즌 초반 분위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넥센 중 어느 팀이 상대를 무너뜨리고 긍정의 분위기를 가져갈지 그 결과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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